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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순포호, 양양 매호] 다시 살아날 석호! 순포호, 매호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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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순포호, 양양 매호] 다시 살아날 석호! 순포호, 매호의 재발견

2016.08.18 16:00

강릉의 순포호와 양양의 매호는 무관심 속에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석호였다. 이 석호들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건강한 석호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과연 순포호와 매호엔 어떤 가치가 숨어있는 걸까. 이들의 생태복원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증을 안고 순포호와 매호로 차례차례 향했다. 

 

두 달 만에 다시 찾은 매호. 고요한 풍경은 여전하다. - 고종환 제공
두 달 만에 다시 찾은 매호. 고요한 풍경은 여전하다. - 고종환 제공

순포호 복원 = 순채의 복원?! 


순포호는 가까이 살면서도 몰랐다. 경포호에서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하지만 낯선 석호였다. 순포호를 찾았을 때, 석호는 건강을 되찾고 있는 중이었다. 찜통 더위를 이겨내며 생태습지복원 공사가 한창이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순포호. 생태습지복원 공사 전 모습이다. 순포호는 강릉시 사천면 신대월리에 있다. - 원주지방환경청 제공
하늘에서 내려다 본 순포호. 생태습지복원 공사 전 모습이다. 순포호는 강릉시 사천면 신대월리에 있다. - 원주지방환경청 제공

순포호 생태습지복원사업은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전에 순포호는 점차 육상생태계로 천이가 진행되고 있었다. 호수 면적의 약 71%가 축소되면서 기수호로서의 기능이 크게 상실되었다. 그렇게 점차 사라져가는 호수였다. 그러다 2000년 중반 무렵. 환경부에서 연안 습지에 대한 조사를 하면서 순포호 복원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순포호는 규모가 작은 석호지만 전형적인 석호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석호의 변천을 살펴볼 수 있는 교과서적인 석호라 할 수 있다. 그렇게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습지복원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순포호 생태습지복원사업(왼쪽). 공사 현장에 게시돼 있는 조감도. 복원 규모는 약 16만 제곱미터다(오른쪽). - 고종환 제공
2011년부터 시작된 순포호 생태습지복원사업(왼쪽). 공사 현장에 게시돼 있는 조감도. 복원 규모는 약 16만 제곱미터다(오른쪽). - 고종환 제공

순포호 복원은 곧 순채의 복원이기도 하다. 순포호의 지명은 순채가 많이 나는 물가라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만큼 순채가 많이 자생하는 석호였다. 정확하게 문헌상으로 기록된 것은 없지만 구전으로 1960년대까지 볼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순채는 청정지역 지표종으로 알려져 있을만큼, 물이 조금만 더러워도 자랄 수 없는 식물이다. 일제강점기 이후 농경지로 개간되고, 산림에서의 토사 퇴적 등으로 석호의 규모는 크게 줄어들었다. 주변 농경지의 오염물질, 생활하수 등이 유입되면서 호수는 병들어갔다. 그런 호수에서 순채는 더는 살 수 없었을 터. 순채가 사라진 건 예고된 일이었다. 

 

순채는 멸종위기종으로 지금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귀한 식물이다. - 원주지방환경청 제공
순채는 멸종위기종으로 지금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귀한 식물이다. - 원주지방환경청 제공

현재 순채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내륙에 있는 자생지는 대부분 재배지다. 제주도 일부에서만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순채의 자생지였던 순포호의 복원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순포호는 순채를 깃대종으로 정하였다. 이에 대한 서식환경을 체계적으로 복원하는데 중점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던 중 순채의 매토종자(발아력을 유지한 채 휴면상태에 있는 종자)를 발견하게 되었다. 경포호 가시연 부활에 이은 또 한 번의 기적이었다.

 

경포호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순포호. 이곳은 거의 묵논으로 방치 돼 있었다고 한다. - 고종환 제공
경포호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순포호. 이곳은 거의 묵논으로 방치 돼 있었다고 한다. - 고종환 제공

희망적인 소식을 안고 순포호 생태습지복원은 오늘도 열심히 진행 중이다. 무더위 속에서도 순포호가 건강하게 회복될 수 있는데 심혈을 쏟고 있다. 순채서식처를 비롯해 식생정화대, 자연사보호구역, 도요새, 물떼새 서식처, 소생물 서식처, 횟대, 중도 등의 서식·복원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그리고 탐조대, 관찰데크, 수생식물학습장 등의 견학·학습시설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횟대를 조성해놓은 서식·복원공간. 철새들이 편히 쉬어가길 바라며. - 고종환 제공
횟대를 조성해놓은 서식·복원공간. 철새들이 편히 쉬어가길 바라며. - 고종환 제공

공사는 올해 말에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탐방을 바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복원된 습지의 형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서식지를 잃었던 동식물들이 다시 살아가고, 철새들이 편히 쉬어가는 환경이 조성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부디 그 시간을 잘 이겨내 길 빈다. 건강해진 순포호를 볼 날을 기다려본다.

 

 

백로, 왜가리가 자유로이 놀던 매호, 다시 그 날을 꿈꾸다


두 달 만에 매호를 다시 찾았다. 매호 역시 생태복원사업이 진행 중이다. 순포호처럼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밑그림이 그려진 단계다. 최근에 매호 생태복원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에 대해 주민설명회를 마쳤다고 한다.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포매리, 광진리, 남애3리에 자리한 매호. - 고종환 제공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포매리, 광진리, 남애3리에 자리한 매호. - 고종환 제공

매호 생태복원사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10여년 전에 정화사업을 진행했었다. 그 당시 매호는 매우 위태로웠다. 자연적인 천이현상과 농경지 확충에 따른 훼손으로 호수면적이 대폭 줄어든 것은 물론 수질 오염도 심각했다. 정화사업을 하여 호수 바닥에 쌓여있는 퇴적물질을 파내고, 오수처리시설을 설치했다. 지금 설치되어 있는 전망데크와 곳곳의 벤치도 그때 만들어진 것이다. 이후 몇 년 동안은 수질이 깨끗해지고 호수가 건강해졌다. 하지만 무관심 속에 호수는 다시 병들어 갔다. 

 

1910년대 29만㎡에 이르렀던 매호. 2000년대엔 14만㎡로 대폭 줄어들었다. - 원주지방환경청 제공
1910년대 29만㎡에 이르렀던 매호. 2000년대엔 14만㎡로 대폭 줄어들었다. - 원주지방환경청 제공

매호는 천연기념물 제229호인 백로와 왜가리 서식지로 생태적 보전가치가 높다. 호수 주변 포매리에 있는 적송숲은 이들의 번식지다. 매호는 멸종위기종인 갯봄맞이와 가시고기의 서식처이기도 하다. 희귀식물인 꽃창포, 이팝나무, 갯방풍 등도 서식하고 있다. 황어, 붕어, 빙어 등도 살고 있다. 하지만 호수가 병들어가면서 이들의 서식처가 다시 위협받게 되었다. 이들에 대한 생태적 보전가치가 재조명되면서 다시 생태복원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천연기념물 제229호인 백로, 왜가리(왼쪽). 멸종위기종인 갯봄맞이(오른쪽). - 고종환, 원주지방환경청 제공
천연기념물 제229호인 백로, 왜가리(왼쪽). 멸종위기종인 갯봄맞이(오른쪽). - 고종환, 원주지방환경청 제공

매호 생태복원사업을 통해 예전 규모의 80% 이상 복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매호 생태복원사업에도 경포호처럼‘UNESCO MAB(Man And Biosphere Program)-인간과 생물권 프로그램’개념을 도입해 핵심, 완충, 전이공간을 구분한다. 습지복원지구, 생태공원지구, 갈대·논습지지구로 나뉘어 조성될 예정이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공간으로 재탄생될 매호. - 고종환 제공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공간으로 재탄생될 매호. - 고종환 제공

습지복원지구는 물새의 휴식, 은신, 섭식을 위한 공간이다. 생태공원지구는 기존 보를 철거하고 친환경 휴게공간으로 조성한다. 갯봄맞이 서식환경을 만들고, 곤충, 어류의 서식처를 만들어 자연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갈대·논습지지구는 기존 갈대림과 논습지를 활용해 식생여과대를 조성한다. 조류관찰대, 산책로가 만들어진다. 이로써 호수를 제대로 탐방할 수 없었던 불편함이 해소될 것이다. 또한 백로, 왜가리 서식처가 만들어진다. 이들이 자유로이 놀고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실제로 백로와 왜가리들은 수심이 깊은 곳은 서 있지 못한다. 몸을 담그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의 서식환경에 맞는 먹이 서식처를 만들 계획이다.

 

백로와 왜가리가 자유로이 놀 수 있는 건강한 석호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 고종환 제공
백로와 왜가리가 자유로이 놀 수 있는 건강한 석호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 고종환 제공

매호 생태복원사업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환경부 기술검토와 문화재청 현상변경 협의, 실시설계 심의 의뢰 등을 거쳐야 한다. 이후 토지 매입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부디 원만하게 잘 진행되어 건강한 매호로 거듭나길 바란다.

 

 

석호 네 번째 이야기, 강릉 순포호, 양양 매호 뷰레이크 타임을 마무리하며


순포호와 매호를 돌아보며 희망을 보는 시간이었다. 순채가 많이 자생했던 때로, 백로와 왜가리가 자유로이 놀던 때로 다시 돌아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 시작되어 다행이다. 부디 그 시간을 잘 견뎌 오래오래 보전되었으면 한다.   

 

석호 18곳 모두 귀하지만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석호가 있다. 이는 계속 보전할 가치가 있는지에 달려 있다. 순포호와 매호는 보전해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했다. 순포호는 순채 자생지로, 매호는 백로, 왜가리 서식처로서 중요한 가치가 있었다. 이는 곧 자신을 지키는 강력한 무기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나에겐 과연 나를 지켜줄 나만의 무기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과연 당신에겐 어떤 무기가 있는가. 아직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만들면 된다.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지 떠올려보는 것부터가 그 시작이다. 이를 통해 나만의 무기를 찾는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소개
고기은. KBS, MBC 방송구성작가, 소셜커머스 쿠팡 여행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여행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길을 잃고 뜻밖의 풍경, 인연을 만날 때 행복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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