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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찾는 것만으론 만족 못해…손으로 느껴 볼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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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찾는 것만으론 만족 못해…손으로 느껴 볼 테야!

2016.08.19 09:13

포켓몬 고에 등장하는 몬스터를 손으로 쓰다듬어 볼 수는 없을까. 외과 의사는 로봇수술 도중 실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감각을 손끝으로 느낄 수 없을까.

 

최근 증강현실(AR) 또는 가상현실(VR) 기술이 게임은 물론 의료, 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파고들고 있다. 과학자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다음 세대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보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 ‘가상촉감’ 개발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우리나라도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초보적 진동장치 넘어 초음파, 전기자극도 등장

 

초보적인 가상촉감은 이미 실용화 단계다. 대만 기업 HTC는 올해 4월 가상현실장비 ‘바이브’와 연동되는 촉감장치 ‘바이브 컨트롤러’를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페이스북은 가상현실장치 오큘러스와 연결되는 ‘오큘러스 터치’를 미국에서 곧 공개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이 장비를 30가지 게임과 연동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1인칭 슈팅게임(FPS)을 할 때, 총을 쏘면 전기모터로 진동을 일으켜 현실감을 높일 수 있다.

 

좀 더 정교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원천기술도 활발히 연구 중이다. 영국 벤처기업 ‘울트라 햅틱’은 저주파 초음파를 이용해 손바닥에 촉감을 느끼게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사용자는 초음파가 나오는 패드 위에 손바닥을 마주하고 있으면 물건의 모양과 패턴,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인체에 직접 전기자극을 줘서 촉감을 느끼게 하는 기술도 있다. 사람의 신경세포가 미세한 전기를 이용해 정보를 뇌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영국 벤처기업 ‘테슬라스튜디오’는 조끼 형태의 ‘테슬라슈트’를 개발 중이다. 이 조끼는 52개의 전기 발생 장치가 설치돼 있어 몸통 부위 어디에서나 촉감을 재현해 낸다. 격투 게임을 할 때 가벼운 충격을 받는 상황에 쓸 수 있다.

 

국내에선 오용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로봇연구단장팀이 손에 끼는 장갑 형태의 인공촉감 장치를 연구하고 있다. 정밀기계장치를 이용해 손가락 위에 작은 플라스틱판을 붙였다 뗄 수 있게 만들었다. 가상현실 속에서 물건을 집으면 판이 손가락에 붙으면서 실제로 물건을 만지고 있는 느낌을 준다.

오용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연구단장팀이 개발하고 있는 가상역감장비. 로봇팔 두 개로 이뤄져 있는 역감장비는 상하좌우로 잡아당기면 10㎏짜리 물건을 드는 느낌을 준다. - KIST 제공
오용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연구단장팀이 개발하고 있는 가상역감장비. 로봇팔 두 개로 이뤄져 있는 역감장비는 상하좌우로 잡아당기면 10㎏짜리 물건을 드는 느낌을 준다. - KIST 제공

 

 

●촉감보다 어려운 ‘역감’도 전달

 

사람이 촉감을 느끼는 건 피부의 촉감수용체가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자극을 줄 수 있다면 가상촉감의 현실감도 높아진다. 오 단장팀은 촉감장갑을 업그레이드해 이 숙제를 풀 계획이다. 플라스틱판 위로 작은 돌기가 튀어나오게 하면 뾰족한 물건을 만지는 느낌도 줄 수 있고, 손가락과 판이 맞닿는 속도나 각도 등을 조절하면 말랑말랑하거나 딱딱한 정도, 미끄러지는 느낌도 표현할 수 있다.

 

가상현실 속에서 손으로 물건을 꽉 쥐고 움직이면 그만큼 손에 힘이 들어가야 한다. 이럴 때 느끼는 역감(力感)을 구현하려면 팔을 감싼 웨어러블 로봇 형태의 장비도 필요하다. 오 단장팀은 이 로봇팔도 개발 중이다. 팔을 상하좌우로 움직일 때 최대 10㎏짜리 물건을 드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오 단장은 “올해 말까지 무게 200g 이하의 촉감장갑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며 “내년 4월 이후엔 촉감장갑과 역감장비를 하나로 결합해 최적의 가상현실 장비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궁극의 가상현실은 인간의 오감을 모두 생생하게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촉감을 넘어 후각과 미각까지 재현하려면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기초적인 가상후각은 이미 현실화 단계다. 프랑스 유비소프트사는 사우스 파크(South Park)라는 게임과 연동해 방귀 냄새가 나는 가상현실 장비 ‘노설러스 리프트(Nosulus Rift)’를 12월 6일 게임과 함께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냄새를 만드는 수많은 화학물질의 조합을 모두 만들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미각도 상용화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국립대 혼합현실연구실(Mixed Reality Lab)에서 화학물질 대신 전기신호를 이용해 미각을 흉내 내는 장비를 연구 중이지만 아직 기초적 단계다. 음식을 먹는 가상 상황에서 혀에 미세한 전기자극을 줘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 매운맛, 단맛을 느끼도록 하는 게 목표다.

 

오용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연구단장팀이 개발하고 있는 장갑형 가상촉감장비. 얇은 플라스틱판을 모터로 움직여 손가락 끝에 촉감을 준다. - KIST 제공
오용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연구단장팀이 개발하고 있는 장갑형 가상촉감장비. 얇은 플라스틱판을 모터로 움직여 손가락 끝에 촉감을 준다. - K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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