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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과 처세술③] 인생 고수들이 속임수를 공부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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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과 처세술③] 인생 고수들이 속임수를 공부하는 까닭은?

2016.08.26 14:00

바둑은 묘한 게임이다. 흥미진진한 오락인데 사람들은 인생살이와 닮았다고 한다.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나 경영의 노하우를 바둑에서 배우려는 사람들도 있다. 매스컴에서는 포석, 정석, 자충수, 대마불사 등 30여 가지의 바둑용어를 끌어다가 시사용어로 쓰고 있다.

 

● 바둑과 인생의 공통점

 

바둑과 인생은 어떤 점이 닮았을까? 바둑은 영토전쟁의 게임이며 끊임없는 문제해결의 과정이다. 인생도 기본적으로 이권을 차지하기 위한 생존경쟁이다. 그래서 생존과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선택을 해야 한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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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치열한 전쟁터에서 사람들은 꼼수나 속임수에의 유혹을 느끼는 수가 많다. 꼼수는 쩨쩨하고 치졸한 수를 말하며, 속임수는 남을 속여 이득을 보려는 수를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정수로 공정한 경쟁을 하려 하지 않고 편법이나 탈법으로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 속임수의 유혹, 그러나 고수는 다르다

 

바둑에도 속임수가 있다. 현대바둑의 개척자 조남철 9단이 쓴 <속임수>라는 책도 있다. 중급 정도의 실력을 가진 하수들은 이런 속임수로 이익을 보려고 한다. 속임수가 통하면 정상적인 수보다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외국산 조기를 국산으로 속여팔면 이문을 더 많이 남길 수 있는 것과 같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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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바둑의 고수들은 시합을 할 때 속임수를 두지 않는다. 프로기사들은 모두 속임수를 공부하여 잘 알고 있지만, 실제로 바둑을 둘 때는 속임수를 쓰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제대로 응징을 당하면 속임수를 쓴 쪽이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모든 속임수에는 대응법이 있어 상대가 올바로 대응할 경우 쓴 쪽이 불리해지게 되어 있다. 따라서 속임수를 썼다가 통하지 않으면 그것이 패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 고수들에게 속임수는 불명예다

 

고수들이 속임수를 쓰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는 명예에 금이 가기 때문이다. 만일 프로기사가 꼼수나 속임수를 두었다면 바둑팬으로부터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다. 고수의 품격에 어긋난 수를 두면 승리한다고 해도 박수를 받지 못한다.

 

바둑판의 이런 이치는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세상에서 속임수 같은 불법행위가 밝혀질 경우 법적인 처벌을 받고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신문에는 거의 매일 속임수로 추락하는 사람들의 소식이 나온다. 사회지도층이 이런 짓을 할 경우 씁쓰레함을 넘어 분노까지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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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속임수 대응법을 배워라!

 

그런데 고수들의 행태에서 재미있는 점이 있다. 실전에서 속임수를 써먹지 않는데 누구나 속임수를 열심히 공부한다는 점이다. 필자도 바둑연구생 시절 책에 나온 속임수들을 바둑판 위에 돌을 놓아가며 암기를 했다. 써먹지도 않을 속임수를 뭣 하러 이렇게 공부할까?

 

그것은 상대가 속임수를 써 올 경우 올바로 응징하기 위해서다. 프로가 보이스피싱 같은 사기에 걸려든다면 우습지 않겠는가. 고수들은 속임수를 거의 두지 않지만 혹시라도 써 온다면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렇게 보면 세상 사람들도 속임수 대응법을 철저히 공부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국산으로 둔갑한 속임수 상품을 누구나 판별해 낸다면 상인들은 속임수를 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보이스피싱에 모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면 그런 사기는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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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열한 이권경쟁의 장인 바둑에서 고수들이 정수를 두며 정상적으로 경쟁하는 모습을 살펴 보았다.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정도(正道)로 경쟁을 할 생각을 해야 한다. 꼼수나 속임수에의 유혹을 느낀다면, 당신은 인생의 고수가 아니다! 

 

정수현.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 프로9단, 교육학 박사. 삼성, LG, SK 등 다수의 기업과 한국경제, 휴넷 등에서 '바둑과 경영', '바둑과 인생'에 관한 강의를 하고, 이코노미스트지 등에 바둑경영칼럼을 연재해왔다. 지은 책으로 『반상의 파노라마』, 『인생과 바둑』, 『바둑 읽는 CEO』, 『고수경영』 등 3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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