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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이 지나갈 때, 혹등고래는 굶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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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이 지나갈 때, 혹등고래는 굶주린다

2016.09.01 06:00

급속도로 이루어진 산업화로 사람은 살기 편해졌을지 모르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동식물의 희생이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기심 때문에 동식물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인데요. 그 중에서도 1960년대 중반부터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되어온 ‘혹등고래’에 대한 연구 결과가 있어 소개합니다.

 

Cmichel67(W) 제공
Cmichel67(W) 제공

먼저 혹등고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혹등고래는 뚱뚱한 체구에 성체가 되면 그 길이가 약 12~15m가 됩니다. 털은 검은색이며 배쪽에 흰색의 털이 섞여 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길고 가는 가슴 지느러미인데 앞가장자리가 물결 모양이지요. 또 다른 특징은 머리와 턱에 있는 혹입니다. 그 혹에는 털이 한두 개 나 있습니다. 혹등고래의 서식지는 계절에 따라 다른데요. 여름에는 극지방의 해양에 머물며, 겨울에는 번식지인 열대나 아열대의 해양으로 이동합니다. 혹등고래는 고래 중에서도 소리를 가장 잘 내는 고래로 다양한 소리를 낼 줄 압니다. 그 소리를 배열해 노래를 만들기도 하는데 노래는 5분에서 35분간 계속되기도 한답니다.

 

Christopher Michel(F) 제공
Christopher Michel(F) 제공

이러한 혹등고래의 건강을 선박의 소음이 위협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입니다. 즉 선박의 소음이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혹등고래를 방해하게 되고, 결국 장기적으로는 그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선박의 이동으로 일어나는 수중 소음은 돌고래, 향고래, 범고래 등 이빨고래류의 먹이 사냥 가운데 이루어지는 소통에 방해가 된다는 연구결과는 학계에 이미 발표가 되었는데요. 혹등고래에게도 선박의 소음이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미국 뉴욕 시러큐스대학교의 연구진은 북대서양에 서식하는 10마리 혹등고래에게 비간섭 센서를 장착하고 관찰을 시작했습니다. 그 장치는 고래들이 듣는 모든 소리를 녹음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수중 움직임까지 추적 및 기록하는 것이었습니다.

 

public domain 제공
public domain 제공

혹등고래는 먹이를 사냥하는데 다양한 기술을 사용합니다. 그 중에서도 옆으로 회전하며 바닥을 훑는 기술이 있는데요. 잠수해서 수중 깊은 곳으로 들어가 그 바닥을 훑는 기술이지요. 혹등고래는 최고 30분까지 심해 잠수가 가능한데 이 기술을 통해 주로 바닥에 머무는 뱀장어와 같은 먹잇감을 사냥합니다. 바로 심해로 들어가 옆으로 몸을 회전하며 동시에 입을 벌려 모래 속에 숨어 있는 물고기를 잡아 먹는 식이지요. 이러한 사냥은 특히 밤에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10마리의 혹등고래에 장착한 장치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마리 (모두 암컷 성체)가 이 기술 사용에 실패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심해 잠수 중 지나가던 선박의 소음으로 이 중요한 기술을 쓸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에 연구진이 그 이유를 분석했는데요. 혹등고래는 지나가는 선박을 위협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혹등고래의 먹이가 되는 물고기도 선박의 소음에 반응해 모래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버리기 때문에 이 특별한 기술로 사냥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Sylke Rohrlach(F) 제공
Sylke Rohrlach(F) 제공

사실 혹등고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선박의 고질적인 소음에 적응해 왔다고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혹등고래가 이러한 방해에 완벽하게 적응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새롭게 확인했는데요. 그렇다면 더 이상의 혹등고래 개체 수 감소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새로운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졌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 연구결과는 영국과학원의 생물학회지 ‘바이올로지 레터스’에 발표되었습니다.


 

※필자소개

민혜영. YBM시사에서 각종 영어 학습 월간지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 단행본의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외신 번역 및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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