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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영화 산업, ‘완다’가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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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영화 산업, ‘완다’가 말해준다!

2016.09.02 16:00

중국의 온라인 및 모바일 비즈니스의 선두에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있다면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선두에는 완다그룹이 있다(대중이 관심 있어하는 중국 내 최고 부자 리스트에서도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과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이 매년 1, 2위를 다투고 있다).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 - World Economic Forum (W) 제공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 - World Economic Forum (W) 제공

완다그룹은 중국 요녕성 대련시에 본사를 두고 호텔, 백화점, 쇼핑몰 건설 등 부동산업을 핵심사업으로 하여 중국의 경제성장과 궤를 같이하여 성장한 회사인데, 중국 전역의 주요 도시 한복판에 완다광장(万达广场)이라는 브랜드로 쇼핑몰 사업을 하여 재중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대기업이다.


올해 1월 완다그룹은 ‘다크나이트(2008)’ ‘인셉션(2010)’ ‘고질라(2014)’ ‘인터스텔라(2014)’ ‘쥬라기월드(2015)’ 등의 유명 영화 작품을 제작한 미국의 레젼더리 픽쳐스(미국 캘리포니아 소재)를 35억 달러(우리돈 약 4조2400억원)에 인수하고 이름을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로 바꿔 달았다.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은 더 이상 완다그룹을 부동산회사라고 칭하지 말라고 공언하면서 완다그룹이 향후 영화(제작, 배급, 극장업), 테마파크, 스포츠 산업(축구 구단 운영 등) 등을 아우르는 종합 문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탈바꿈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말이 무색하지 않게 최근 완다그룹의 행보를 보면, 위에서 언급한 레전더리 픽쳐스의 인수 이외에도 연일 굵직굵직한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아래 리스트를 한 번 보자.


- 미국의 2위 영화관 체인인 AMC 인수
- 유럽의 최대 영화관 체인인 오데온 & UCI 시네마 인수
- 아이맥스와의 협력을 통한 중국 내 아이맥스 상영관 150개 오픈
- 수십조원의 투자액이 들어간 중국 내 15개 지역 테마파크 건설 프로젝트
- 칭다오에 건설중인 중국판 할리우드(영화제작 테마파크) 동방잉두(青岛东方影都)
- 프랑스 파리 인근에 수십억 유로를 들여 디즈니랜드를 넘어설 테마파크 건설
- 세계 철인3종 경기를 주관하는 월드트라이애슬론 코퍼레이션(WTC) 인수
- 스페인 축구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지분 20% 인수
- 국제축구연맹(FIFA)의 최고 수준 후원사 약정
- 2017년부터 공식 A매치 ‘차이나컵’


이와 같이 왕 회장이 문화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로 드라이브를 거는 행보는 중국정부가 각종 문화산업 관련 비즈니스 지원정책을 통해 해외 기업과의 합작 프로젝트 및 글로벌 수준의 기업인수를 장려하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자국 문화 산업 및 콘텐츠 수준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궁극적으로는 중국 고대 세계 문화의 중심이었던 당나라의 문화 융성을 복원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굳이 정부의 지원을 언급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중국은 영화 시장의 규모만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고 이나마도 매년 30% 이상 성장하여 2018년 정도가 되면 북미를 누르고 시장규모가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PwC).


이와 같은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시장인 중국에서 또는 중국과 관련한 영화 산업에서 한국의 영화 관련 기업은 또는 개인은 어떻게 포지셔닝 해야 할까? 이미 지난번 칼럼에서 개인 또는 일반인들이 기업 또는 법인보다 규제가 적어 중국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라 언급한 바 있는데, 이는 영화 산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미 개인 규모에서는 강제규, 김기덕 같은 유명 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 촬영 스텝 등 상당수가 중국 영화 또는 한중 합작 영화를 찍었거나 찍고 있다.


2006년에 중국 영화관 사업에 합작형태로 뛰어든 CJ CGV는 2015년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하다 10년 만에 드디어 2016년 1분기 영업이익을 49억을 내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현재 중국 내 영화관 64개를 운영 중이며 2020년까지 200개 정도로 늘릴 계획에 있다. 이와 같은 CJ CGV의 영화관 사업에 대한 선전은 그야말로 대단한 성과다. 현재 중국 내 6위 정도의 규모인데 중국 로컬 극장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유일한 해외 자본이 투여된 메이저 극장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영화관 사업의 중요한 키라고 볼 수 있는 영화관 입지 전쟁에서 유리한 지점을 계속 확보해 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데 이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상해 시내 CGV 극장 모습 - http://www.cgv.com.cn 제공
상해 시내 CGV 극장 모습 - http://www.cgv.com.cn 제공

영화 제작사의 경우 쇼박스와 NEW가 이미 중국의 화이브라더스, 화처미디어 등 거대 기업과 공동제작 또는 합작법인 설립 등의 방법으로 이미 많은 영화 콘텐츠를 만든 바 있다. 아쉬운 점은 이런 공동제작 방식을 통해 만든 영화들 중에 소위 말하는 대박을 낸 작품이 아직까지는 눈에 띄지 않는 다는 점이다. 


콘텐츠 소재 및 기획의 경우 한국에서만 통할 수 있는 내용(예를 들면 ‘명량’)보다는, 적어도 아시아 시장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소재를 계속해서 창의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방영하고 있는 이준기, 아이유 주연의 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의 경우 중국 배경의 소설을 각색하여 드라마를 제작했는데, 이는 매우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기획이라 볼 수 있다.


아예 크게 소재의 제한을 덜 받고 제작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한국 기업(덱스터스튜디오, 매크로그래프)을 통한 SF류나 판타지류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된다. 매크로그래프의 경우 영화 ‘명량’의 CG를 작업한 이래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인도, 태국영화의 CG 작업에 이어 2013년 주성치 감독의 ‘서유기’ 및 2015년 중국 최대 흥행작 ‘미인어’의 CG 작업에도 참여하는 등 선전을 하고 있다.

 

매크로그래프가 CG작업에 참여한 영화 <미인어> 포스터 - 매크로그래프 제공
매크로그래프가 CG작업에 참여한 영화 <미인어> 포스터 - 매크로그래프 제공

김용화 감독이 이끌고 있는 덱스터스튜디오는 일찌감치 ‘미스터 고’ 등으로 중국에서 VFX(Visual Effect ; 시각 효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완다그룹 산하 계열 투자자의 투자를 받았다(현재 2, 3대 주주가 중국 자본). 각종 중국 영화의 VFX 작업에 참여 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사례들은 영화 제작 전체를 이끌어 가지 않더라도 영화 제작에 있어서 핵심 기술이 필요한 작업에 참여하여 두각을 나타내는 레퍼런스라고 보이고, 주목할 점은 이와 같은 레퍼런스를 만든 한국 기업이 대기업이 아닌 중견 규모, 중소 규모의 회사라는 점에서 이와 같은 중국 진출 성공 사례들은 충분히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는 한국과 중국이 함께 공동제작을 하는 형태의 완제품을 만들어 파는 형태가 가능하지만, 미래 어느 시기가 되면(중국 콘텐츠의 수준 향상 및 제작 환경의 개선이 이루어져 굳이 공동제작 형태가 메리트가 없게 되는 시점) 이런 형태의 제작이 어렵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한국이 자본력과 같은 덩치로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져갈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한국인이 좀 더 강점을 가지고 기술적, 내용적 우세를 가질 수 있는 분야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이를 중국 시장에서 녹여낼 수 있다면 이는 단지 중국 시장 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다른 중화권 아시아 시장, 북미 및 유럽 시장까지 도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바, 덱스터스튜디오가 최근 한국에서 SF 판타지 시나리오 공모전을 기획하여 작가군을 확보하려는 배경에는 이러한 한국의 콘텐츠 기획 및 SF 기술, 대주주인 중국(완다)의 자본 및 글로벌 시장 배급력이라는 요소가 작용하는 것이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 편집자주

‘중국’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인구’ ‘음식’ ‘짝퉁’ 등이 떠오를 겁니다. 중국산 제품을 단순히 복제품, 모방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서비스 모방성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습니다. 동아사이언스에서는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지적재산권, 중국 법률 등을 자문하는 최영휘 변호사와 함께 중국 모방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자소개

최영휘 변호사. 법무법인 소명의 변호사로서 2008년부터 근무 중이며, 2012년부터 중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한국기업 및 중국기업의 법률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북경어언대 중국어연수 및 길림대법과대학원에서 중국법 연수를 이수하였다. 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중국SW인증제도 자문을 비롯 다수 한국의 SW기업, 콘텐츠 기업, 프랜차이즈 기업의 중국진출 협력 사업에 필요한 계약 자문, 중국상표출원 등 지적재산권 자문, M&A 자문을 진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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