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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과 처세술⑦] 쓴소리, 꾹 참고 달게 받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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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과 처세술⑦] 쓴소리, 꾹 참고 달게 받아야 하는 이유

2016.09.14 16:00

사람은 누구나 장점과 단점이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개인적으로 발전하고 성공하려면 장점을 잘 살리고 단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바둑계의 전설적인 고수 이창호 9단은 정상에 오른 초창기에 끝내기와 계산을 잘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초반의 포석과 중반의 전투는 좀 약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창호 9단은 자신의 약점인 분야를 보강하여 나중에는 모든 분야에 능한 달인이 되었다.

 

 

2000년대 10여 년 동안 전성기를 공유하며 한국바둑은 물론 세계바둑에서 쌍벽을 이룬 이세돌과 이창호(왼쪽).  - 동아일보 DB 제공
2000년대 10여 년 동안 전성기를 공유하며 한국바둑은 물론 세계바둑에서 쌍벽을 이룬 이세돌과 이창호(왼쪽).  - 동아일보 DB 제공

● 스스로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라!

 

이처럼 자신의 단점을 고쳐나가는 것은 개인적으로 발전하는 데 필수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은 대부분 자신의 단점은 잘 보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또한 남이 그 단점을 지적하면 얼굴을 붉히며 방어기제를 발동한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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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아적인 습성을 지닌 사람은 발전하기가 어렵다. 자존심이나 체면 때문에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좋은 기회를 놓쳐 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에겐 친구도 조언을 하지 않는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말처럼 비판은 쓰지만 적극적으로 수용하면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 당 태종 이세민, 비판하는 신하에게 포상

 

역사상 비판을 수용해 성공한 제왕으로는 당나라 태종 이세민이 첫 손에 꼽힌다. 형제들을 살육하며 집권한 태종이었지만, 통치를 잘 하여 '정관의 치'라는 위대한 치적을 남겼다. 태종의 가장 큰 비결은 신하들이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관대하게 받아들인 것이었다. 태종은 자신을 비판하는 신하에게 상을 주는 정책을 썼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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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이 이렇게 한 것은 듣기 좋은 달콤한 아첨에 현혹된다면 간사한 무리가 들끓어 올바른 정치를 해 나갈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역대 군주들 중 충신들의 진심어린 충언을 거부하여 실패한 제왕이 얼마나 많았는가!

 

● 한 번의 실수는 미래의 보약

 

바둑에는 비판적 의견을 수용하는 '복기(復棋)' 제도가 있다. 복기란 자신이 둔 바둑을 다시 되돌아보면서 실수나 패착 등을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이렇게 둔 것은 시기상조였지? 너무 서둘렀던 것 같아."와 같이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 때 패배한 사람은 주변에, 심지어 자기보다 실력이 낮은 사람에게 의견을 묻는 것도 유익하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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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예전에 야전군사령관으로 통하는 서봉수 9단과 시합에서 둔 바둑을, 다른 기사들과 몇 차례 복기해 본 적이 있다. 그 때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내가 가진 고정관념으로 인해 볼 수 없었던 수들을 접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복기를 통해서 드러난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점차 고쳐나가면 많은 발전이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경솔함 때문에 쉬운 수를 못 보아 패했다면, 경솔한 판단과 성급한 결정을 고쳐나가도록 한다.

 

인생에서도 '묻지마 투자'와 같은 경솔한 행동으로 피해를 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실패의 원인을 크게 반성한다면 한 번의 실수는 미래의 보약이 될 수 있다.  

 

복기를 통한 비판에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 비판과 비난을 구별해야 한다. 비판은 일의 옳고 그름을 지적하는 것이고, 비난은 사람 자체를 깎아내리는 것으로 차이가 있다.

 

"이 장면에서 끝까지 잡으러 간 것은 경직된 작전이었다"라고 하는 것은 비판에 해당한다. 그러나 "당신은 유연성이 부족해. 무조건 싸움만 하려고 든단 말이야"와 같이 말한다면 이것은 비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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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이러한 비판과 비난의 차이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는 말을 듣는다. 사안의 잘잘못을 넘어 그 일을 한 사람의 인격이나 태도를 공격하는 쪽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한 가지 잘못을 하면 그 사람은 온갖 나쁜 짓을 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힌다. 이런 문화에서는 건전한 비판이 자리 잡기 힘들다. 사람 자체를 능멸해 버리는 상황이라면 바둑 수를 분석하듯 사안의 잘잘못을 냉정하게 가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쨌거나 비판을 당하는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그 비판을 겸허히 수요할 필요가 있다. 타인의 비판을 긍정적으로 수용한다면 당신은 머지않아 많은 발전을 할 것이다. 고수가 되려면 일부러 비판적인 의견을 듣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정수현.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 프로9단, 교육학 박사. 삼성, LG, SK 등 다수의 기업과 한국경제, 휴넷 등에서 '바둑과 경영', '바둑과 인생'에 관한 강의를 하고, 이코노미스트지 등에 바둑경영칼럼을 연재해왔다. 지은 책으로 『반상의 파노라마』, 『인생과 바둑』, 『바둑 읽는 CEO』, 『고수경영』 등 3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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