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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과 처세술⑨] 꺼진 불의 불씨까지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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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과 처세술⑨] 꺼진 불의 불씨까지 다시 보자!

2016.09.18 15:00

무심코 버린 담배 꽁초 하나가 대형 화재로 번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곳에 빈틈이 있어 커다란 재앙을 초래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엄청난 피해를 주는 사건들은 사소한데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GIB 제공
GIB 제공

살아가면서 이런 빈틈이 많다면 그 사람의 삶은 불안할 것이다. 지금은 잘 나간다고 해도 언제 큰 사건이 터져 신세가 뒤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빈틈을 잘 관리하는 것이 일상 생활이나 직업 활동에서 매우 중요하다.

 

● 고수는 작은 빈틈도 놓치지 않는다

 

바둑고수들은 이러한 빈틈 관리가 철저하다. 아무리 멋들어진 묘수를 두어 유리하게 이끌어도 빈틈이 생겨 문제가 발생하면 승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수들은 빈틈을 확인하고 대비하는 데 매우 민감하다. 사소한 틈새도 놓치지 않으려고 수시로 모니터링을 한다.

 

이에 비해 하수들은 빈틈 관리가 허술하다. 빈틈이 있어도 잘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력 차이 때문에 그렇다 하더라도 하수들은 빈틈이 있는지를 모니터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멀쩡히 살아 있던 대마가 순식간에 목숨을 잃는 일도 일어난다.

 

빈틈을 놓쳐서 손해를 보는 경우를 하나 보기를 들어 살펴 보자.

 

[그림1] - 정수현 제공
[그림1] - 정수현 제공

[그림1]에서 왼쪽 부분을 보자. 흑이 직사각형 모양으로 집을 만들었다. 바깥쪽으로 울타리를 완벽하게 쳐서 에워싼 집이다. 안에 있는 점, 즉 집을 세어보면 모두 8집이다. 이것으로 이곳은 완벽한 흑집일까?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아니다. 이 집에는 빈틈이 있다. 흑집 안에 백 1 자리에 두는 수가 있다. 이 수를 당하면 이곳은 더 이상 흑집이 아니다.

 

[그림2] - 정수현 제공
[그림2] - 정수현 제공

 [그림2]를 보자. 백이 1 자리에 놓으면, 흑은 2에서 6까지 응수해야 한다. 다행히 흑이 삶은 얻었지만, 이것은 '빅'이라는 모양이 된다. 즉 이곳은 흑집도 아니고, 백집도 아닌 지역이다. 이렇게 되면 8집으로 계산 했던 곳이 0집이 된 꼴이다. 만약 흑이 전체적으로 3~4집 정도 앞서고 있었다고 하면, 이 빈틈 하나로 전세는 바로 역전된다.

 

따라서 흑은 이 집안의 빈틈을 발견해서 흑 1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러면 흑은 7집을 지킬 수 있다. 이 모양처럼 완벽해 보이는 곳에도 빈틈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을 발견해 시건을 미연에 방지해야 승리를 거둘 수 있다.

 

● 고수의 빈틈 관리 비법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예상치 않은 빈틈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아파트 벽에 금이 갔는데도 방치한다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잠깐 방심하다가 식품회사의 라면 안에 이물질이 들어가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수도 있다.

 

 

GIB 제공
GIB 제공

이런 빈틈을 관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특별한 비법은 없다. 바둑고수들의 노하우는 사실 간단하다. 빈틈이 있는지 신중하게 모니터링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로 "꺼진 불도 다시 보라"고 한다. 꺼진 불이라고 해도 혹시 불씨가 남아있는지 체크한다.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 돌다리도 두들기고 건넌다는 말도 쓴다. 안전성을 확인한 후 다리를 건너는 것이다. 기사들은 '안전운행'이란 말도 자주 쓴다. 꺼진 불조심이든 돌다리 두들김이든 빈틈의 유무를 확인한다는 점은 같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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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영토전쟁을 하는 게임인 바둑이지만 기본적으로 허점을 관리하여 안전성을 우선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되는 곳일지라도 한 번 더 확인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빈틈 관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정수현.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 프로9단, 교육학 박사. 삼성, LG, SK 등 다수의 기업과 한국경제, 휴넷 등에서 '바둑과 경영', '바둑과 인생'에 관한 강의를 하고, 이코노미스트지 등에 바둑경영칼럼을 연재해왔다. 지은 책으로 『반상의 파노라마』, 『인생과 바둑』, 『바둑 읽는 CEO』, 『고수경영』 등 30여 권이 있다.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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