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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화진포호] 화진포호, 순환점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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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화진포호] 화진포호, 순환점에 서다

2016.09.22 16:00

혈액순환이 잘돼야 몸이 건강해지듯 석호 역시 마찬가지다. 물순환이 잘돼야 건강하게 보존될 수 있다. 석호 중 가장 규모가 큰 화진포호는 염분농도가 높은 전형적인 기수호다. 해수와 담수가 공존하는 석호로 이는 곧 물순환이 잘 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화진포호는 어떻게 보존되고 있는 것일까. 답을 얻고자 화진포호를 다시 찾았다.    

 

강원도 지방기념물 제10호로 지정된 아름다운 화진포. - 고성군청 제공
강원도 지방기념물 제10호로 지정된 아름다운 화진포. - 고성군청 제공

화진포호에서 갯터짐 포착!   


계속되는 비 소식으로 화진포호 탐방이 자꾸만 연기되었다. 어렵사리 탐방 일을 잡았다. 탐방 날 아침. 출발을 앞두고 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에 울상이 되었다. 하지만 더는 미룰 수 없었다. 서둘러 출발했다.

 

화진포호는 유역면적 약 20.07㎢, 수변길이 약 16km로 동해안 석호 중 가장 크다. - 고종환 제공
화진포호는 유역면적 약 20.07㎢, 수변길이 약 16km로 동해안 석호 중 가장 크다. - 고종환 제공

화진포호에 도착했다. 흐린 날씨는 아쉬웠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 것으로 감사해야 했다. 날씨 운은 따르지 않았지만 갯터짐을 보는 뜻밖의 운이 따랐다. 갯터짐은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일어난다. 거센 파도와 해일로 바다와 호수를 막고 있던 모래사구가 터지면서 민물과 바닷물이 순환하는 현상을 말한다. 석호의 높은 영양염류들이 바다로 나가면서 석호가 깨끗해지는 것은 물론 플랑크톤이 생기면서 생명력이 왕성해지는 효과가 있다.

 

바다와 민물이 만나 물이 순환하는 지점. 인위적으로 갯터짐을 해주고 있다. - 고종환 제공
바다와 민물이 만나 물이 순환하는 지점. 인위적으로 갯터짐을 해주고 있다. - 고종환 제공

갯터짐은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지금은 그러한 힘을 잃었다. 인위적으로 갯터짐을 해주어야 한다. 화진포호에서도 인위적으로 갯터짐을 해주고 있었다. 화진포호도 송지호와 마찬가지로 담당 환경감시대원들이 있다. 그들이 수시로 순찰을 하면서 그때그때의 상황을 보고한다고 한다. 화진포호를 찾아간 날은 며칠째 비가 내린 후였다. 비가 많이 내린 뒤엔 이렇게 갯터짐을 해준다고 한다. 화진포호가 기수호로 잘 보존되고 있는 이유였다.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지점은 호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이 쌓이는 장소이기도 했다. 환경감시대원들과 지역 주민들은 부유물 쓰레기를 수거하느라 분주했다.

 

화진포호가 깨끗하게 보존되는 이유 중 하나! 석호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 고종환 제공
화진포호가 깨끗하게 보존되는 이유 중 하나! 석호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 고종환 제공

인위적으로 갯터짐을 해줄 땐 조심할 것이 있다. 갑작스러운 물 변화로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할 수 있다. 화진포호에선 이러한 점을 유념하며 갯터짐을 해주었다. 한때 화진포호는 낮은 수심과 부영양화로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빈번했다. 이러한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욱 세심히 석호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모습이었다.

 

화진포 생태습지는 약 19만1815㎡ 규모로 조성된다. 4개소 중 기존 산소길과 연계한 테마식물 초화원이 조성될 거진읍 화포리 일원의 습지4구역. - 고종환 제공
화진포 생태습지는 약 19만1815㎡ 규모로 조성된다. 4개소 중 기존 산소길과 연계한 테마식물 초화원이 조성될 거진읍 화포리 일원의 습지4구역. - 고종환 제공

현재 화진포호는 생태계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 고성군 현내면 죽정리 일원에 화진포호 습지조성지가 만들어졌다. 화진포호 주변 마을과 농경지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로 수질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침강지, 산화지 등 자연친화적 처리방법으로 정화하는 시설을 갖추었다. 전보다 수질이 깨끗해졌다. 고성군은 2018년까지 거진읍 화포리와 현내면 죽정·초도리 일원에 생태습지 4개소를 더 조성할 계획이다. 유역 내 토사 유입을 막고, 과도한 유기물 축적으로 인한 수질오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또한 생태계 자정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다.  

 

화진포호는 생태계 보전가치가 매운 높은 석호로 중점관리석호다. - 고종환 제공
화진포호는 생태계 보전가치가 매운 높은 석호로 중점관리석호다. - 고종환 제공

자연생태계 복원에 초점을 맞춘 만큼 기존 하천환경을 유지하는 습지조성으로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한편 수질 정화를 위한 정수식물 식재, 양서 파충류 서식에 유리한 식재 조성, 담수, 기수 환경 개선, 테마식물 도입 등 환경친화형 생태습지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가장 규모가 큰 석호이자 생태계 보전가치가 높은 화진포호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보존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화진포 생태계를 한눈에! 화진포 생태박물관 

 
화진포호는 해수와 담수가 공존해 황어, 숭어, 전어, 도미 등 다양한 어류가 서식한다고 한다. 호숫가 갈대숲 속에 먹잇감이 풍부해 철새들에게 좋은 휴식처이기도 하다. 천연기념물 201호인 큰고니, 혹고니를 비롯해 청둥오리, 바다비오리, 흰뺨검둥오리가 날아온다. 실제로 볼 수 없는 아쉬움을 화진포 생태박물관에서 달랠 수 있었다.

 

2013년 6월에 개관한 화진포 생태박물관. 지상 3층 규모다. - 고종환 제공
2013년 6월에 개관한 화진포 생태박물관. 지상 3층 규모다. - 고종환 제공

박물관에 들어서니 석호의 특징, 형성과정을 차례대로 읽어나갈 수 있었다. 뒤이어 화진포호의 생태계를 찬찬히 볼 수 있었다. 벽면으로는 호수에 사는 동물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투명 유리 바닥 아래로는 호수에 사는 어류들을 전시해놓았다. 실제 크기의 모형이라 입체감을 더했다. 멸종위기종인 가시고기와 잔가시고기도 이곳에 서식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1층 지역생태관을 시작으로 기후환경관, 기획전시실, 생태계 체험관, 전망대 등 알차게 갖춰져 있다. - 고종환 제공
1층 지역생태관을 시작으로 기후환경관, 기획전시실, 생태계 체험관, 전망대 등 알차게 갖춰져 있다. - 고종환 제공

 

화진포호에 사는 조류, 어류들을 차례차례 살펴볼 수 있다. - 고종환 제공
화진포호에 사는 조류, 어류들을 차례차례 살펴볼 수 있다. - 고종환 제공

이 밖에도 여우의 생활, 표범의 먹이를 노리는 사자, 호랑이의 육아 등 흥미진진한 생태계 체험관을 돌아볼 수 있고, 별에서 온 운석을 볼 수 있는 특별전시도 더불어 즐길 수 있다. 4층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호수를 전망하는 것도 놓칠 수 없다. 출구로 표시된 쪽의 계단으로 내려올 땐 화진포에 얽힌 전설 만화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꿀팁 4큰술
<1큰술> 화진포 생태박물관 주소 :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화진포길 266 (화포리 59-2)
<2큰술> 관람 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 (11~2월 오후 5시까지 운영). 연중무휴.
<3큰술> 입장료는 통합발권(화진포 역사안보전시관+화진포 생태박물관)으로 어른 3,000원, 청소년, 어린이 2,300원이다.  
<4큰술> 화진포 관광안내소에서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준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자전거를 타고 호수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 신분증 지참할 것. 월요일 휴무.

 


석호 아홉 번째 이야기, 고성 화진포호 뷰레이크 타임을 마무리하며


화진포호는 거대한 규모만큼 많은 생물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석호는 깨끗하게 보존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세심한 노력이 오래오래 한결같길 희망한다. 더불어 언젠가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갯터짐을 볼 수 있는 날도 꿈꿔본다.  


※ 화진포호 석호 탐방에 도움을 준 원주지방환경청 남정희 주무관, 고성군청 안수용 주무관, 화진포호 환경감시반장 김성수 님, 환경정화작업팀장 강근우 님, 토성면 환경감시반장 엄종현 님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 

 

 필자소개
고기은. KBS, MBC 방송구성작가, 소셜커머스 쿠팡 여행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여행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길을 잃고 뜻밖의 풍경, 인연을 만날 때 행복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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