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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2일, 대한민국은 소프트웨어에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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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 30일 19:00 프린트하기

“공기 반, 소프트웨어 반”


국민대 컴퓨터공학부 이민석 교수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일상 생활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무수히 많지만 가능하면 사용자가 그 존재를 느끼지 않도록 만들기 때문에 공기와 같다는 의미다. 스마트폰, SNS, TV, 자동차, 지하철, 엘리베이터 속 소프트웨어. 정말 너무 잘 만들어서일까. 늘 사용하지만 소프트웨어의 존재를 인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국민대 컴퓨터공학부 이민석교수가 “세상은 공기 반 소프트웨어 반”이라고 주장하며 웃고 있다.  - 장경애 기자 제공
국민대 컴퓨터공학부 이민석교수가 “세상은 공기 반 소프트웨어 반”이라고 주장하며 웃고 있다.  -동아사이언스 제공

이교수는 “과학은 어릴 때부터 중요하다고 듣고 자라는데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아 아쉬웠다”며 10월 전국의 도서관에서 재야의 개발자 고수들과 어린이들이 만나는 ‘10월, 소프트웨어에 물들다’ 프로젝트 (일명 소물프로젝트)의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10월, 소프트웨어에 물들다’ 프로젝트는 KAIST 정재승 교수가 주도하는 과학자들의 재능기부 강연인 ‘10월의 하늘’을 벤치마킹했다. 직접 ‘10월의 하늘’에 참여해 강연했던 이교수는 “‘10월의 하늘’의 자발적인 운영방식이 부러웠다”며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이런 강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그러던 중 지난 8월에 보스턴에서 열린 스크래치 컨퍼런스에 갔다 오는 공항에서 개발자들의 재능기부 강연에 대한 의견을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물었다. 반응은 기대 이상. 자리만 만들어 주면 두 팔 다 걷고 돕겠다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모인 것. 페이스북 포스팅을 한 뒤 홈페이지 만들고 신청을 받기 까지 한 달 가량 걸렸으니 “역시! 개발자!”란 소리가 절로 나온다.

 

●소프트웨어교육의 핵심, 재미와 자신감

 

요즘 세계는 소프트웨어 교육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올해 초 미국의 소프트웨어 교육에 4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히며 “모든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영국도 유치원에서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2018년부터 전국의 중고등학교를 시작으로 2019년에는 초등학교에서도 소프트웨어교육이 도입될 예정이다.

 

현재도 900개의 초중고등학교가 소프트웨어 선도학교로 시범 운영되고 있으며 성균관대를 포함해 소프트웨어 중심대학도 14곳이나 된다. 소프트웨어교육 학원이 등장할 정도이니 소프트웨어 교육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확실한 듯하다.

 

이에 대해 이교수는 “소프트웨어교육을 해야 하는 것에는 논의의 여지가 없지만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학교에서 소프트웨어교육을 여러 교과 중 하나의 과목만으로 인식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소프트웨어는 과학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일 수도 있지만, 핵심일 수도 있다”며 “과학 따로 소프트웨어 따로가 아닌 과학, 수학, 예술 분야에서 소프트웨어가 가장 중요한 문제 해결 도구임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소프트웨어교육이라 하면 코딩 교육부터 떠올리는 분위기도 경계했다. 이교수는 “소프트웨어 교육에서 정말 얻어야 할 것은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는 논리적 절차를 이해하고, 컴퓨터에서 비슷한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을 체험하고 이를 이용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며 “이번 ‘10월, 소프트웨어에 물들다’ 프로젝트에서 초등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임을 강조했다.

 

이교수는 컴퓨터적 사고의 필요성을 최근 발생한 경주 지진에 미비한 대응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국민안전처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이번 지진으로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를 예쁘게 디자인하는 것보다 발생한 지진의 정보를 국민들에게 가장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드러났다”며 “그 문제를 푸는 핵심이 소프트웨어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한마디로 문제를 정의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소프트웨어의 절차적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디지털 소양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에 대한 재능기부 강연 프로그램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에 대한 재능기부 강연 프로그램 '소프트웨어에 물들다" 프로젝트 홈페이지 - 소물 제공

‘10월, 소프트웨어에 물들다’에서 재능기부 강연을 하겠다고 한 개발자는 현재까지 약 30명이 넘는다. 그 중 한명인 구글의 이해민 프러덕트 매니저(PM)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개발자로 지내면서 밤새 코딩했던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학생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소물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이해민 PM은 “엄마 아빠는 소프트웨어 소비자로 살았지만 학생들에게는 크리에이터의 기회가 가까이 왔다”는 것을 강조하며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있다면 개발자는 글로벌 인재가 되는 멋진 길”이라고 이야기 할 예정이다. 그리고 3년 전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딸아이에게 코딩을 가르친 경험을 떠올리며 “코딩은 세상에 수많은 정답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신세계임을 보여줄 것”이라며 “소프트웨어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다양성의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월, 소프트웨어에 물들다’ 강연은 초등학생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10월 22일 토요일 2시~4시까지 2회 진행될 예정이며, 장소는 홈페이지(http://somul.kr)에 공지된다. 현재 재능기부를 할 강연자와 진행자, 그리고 도서관을 모집 중이다.

 

10월 22일, 대한민국은 소프트웨어에 물들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동아사이언스 제공

<이민석 교수의 Why, What, How>

 

▲[Why] 소프트웨어교육은 왜 필요한가?

-세상이 소프트웨어에서 돌아가기 때문이다!
자신이 속한 사회의 언어를 배워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래 사회에서 소프트웨어는 언어이자 소양이다.

 

▲[What] 소프트웨어 교육에서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문제를 해결하는 논리적, 절차적 방법을 인식하고 경험하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때는 목적지를 설정하고 시작 버튼만 누르면 된다. 하지만 내비게이션 알고리즘에는 접혀져 있는 부챗살처럼 수많은 문제해결을 위한 절차가 시간 순서에 따라 나열돼 있다. 부채를 펼쳐서 내비게이션의 문제해결방법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소프트웨어교육이다.

 

▲[How] 소프트웨어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조건 재밌어야 한다. 그리고 작은 성취감을 맛봐야 한다.
코딩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뭔가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자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점점 재밌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내 방에는 아무도 안 들어오길 바라는 사춘기 소녀는 간단한 센서와 코딩으로 엄마가 방에 들어올 때 소리 나는 출입경보기를 만들 수 있다.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것은 덤이다. 이제 새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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