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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노벨 생리의학상] 日과학자의 자가포식 메커니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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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노벨 생리의학상] 日과학자의 자가포식 메커니즘 발견

2016.10.03 23:00

10월 3일 저녁, 노벨상 위원회는 도쿄 공업대학 요시노리 오스미 교수를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 노벨상 위원회 제공
10월 3일 저녁, 노벨상 위원회는 도쿄 공업대학 오스미 요시노리 도쿄공업대 명예 교수를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 노벨상 위원회 제공

※ 편집자 주
동아사이언스는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고자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3~5일, 노벨위원회가 수상자 발표와 동시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보도자료 전문을 번역해 공개합니다. 노벨위원회는 이 보도자료를 통해 수상자 선정 배경과 의미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영어원문보기>

 

● 요약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는 ‘오토파지(Autophagy,자가포식)’의 기작을 밝힌 ‘오스미 요시노리’가 받았다. 자가포식은 세포가 자신을 이루는 구성물을 없애거나 재활용하는 과정이다. ‘오토파지’란 말은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자신’을 뜻하는 ‘Auto-’와 ‘먹는다’를 뜻하는 ‘phagein’이 합쳐져 ‘스스로를 먹는다’는 뜻을 가진 단어가 탄생했다.

 

1960년대에 연구자들이 세포가 스스로 세포막을 닫아 세포 속 물질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을 관찰하며 처음으로 자가포식이란 개념이 생겼다. 이때 닫힌 세포막은 작은 주머니를 만들어 그 안에 세포 속 물질을 담았고, 그 주머니들은 세포 속의 재활용 처리장 ‘리소좀’으로 이동해 사라졌다.

 

하지만 1990년대 초기에 오스미 요시노리가 효모에서 자가포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알아내기 전까지 자가포식이란 현상을 완전히 이해하긴 어려웠다. 이후 오스미 요시노리는 효모의 자가포식이 어떻게 일어나는 것인지 밝혀냈고 그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복잡한 일이 인체 세포에서도 일어난단 것을 밝혀냈다.

 

오스미의 발견으로 인해 우리는 세포가 스스로 갖고 있는 물질을 어떻게 재활용하는지 이해하는 데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그의 발견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생체가 기아상태에서 어떻게 적응하는지, 감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과 관련된 수많은 생리학적 과정에서 자가포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자가포식은 암이나 뇌질환과 같은 질환과 관련돼 있어 자가포식과 관련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리소좀은 세포의 구성물질을 분해하는 효소를 가지고 있다. 자가소포체는 분해될 세포 구성물질을 리소좀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 노벨상 위원회 제공
리소좀은 세포의 구성물질을 분해하는 효소를 가지고 있다. 자가소포체는 분해될 세포 구성물질을 리소좀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 노벨위원회 제공


● 분해 - 살아있는 세포의 핵심 작용

1950년대 중반, 생명과학자들은 세포 안에서 새로운 ‘세포소기관(organelle) ’을 발견했다. 세포소기관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포햄돼있었다. 과학자들은 이 특별한 소기관을 ‘리소좀(lysosome)’이 라고 이름짓고, 세포의 구성물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벨기에  과학자인 ‘크리스티앙 드 뒤브’는 리소좀을 발견한 공로로 1974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60년대에는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리소좀 안에 종종 어마어마한 양의 세포 구성물질이 들어가기도 한다는 것. 과학자들은 리소좀 안으로 이렇게 많은 양의 물질을 운반하는 특별한 메커니즘이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현미경과 생화학적 분석을 이용한 연구로 구성물질을 리소좀으로 운반하는 소포(vesicle)를 발견하기도 했다(그림1 참고). 리소좀을 처음 발견한 뒤브는 세포가 구성물질을 스스로 분해하는 이 현상을 ‘자가포식(autophagy) ’라고 명명했다. 자가포식을 담당하는 새로운 소포는  자가포식소체(autophagosome)라고 불렀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프로테아좀(proteasome)’이라는 새로운 단백질 분해 효소를 연구하는 데 집중했다. 아론 치카노베르, 아브람 헤르슈코, 어윈 로즈 등 세 사람은 지난 2004년 "유비퀴틴을 이용한 단백질 분해과정"을 발견한 성과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프로테아좀은 단백질 하나를 분해 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세포소기관 처럼 커다란 단백질 뭉치를 분해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자가포식이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었을까 ? 만약 자가포식이 이런 역할을 한다면, 어떤 메커니즘으로 조절될까?

 

● 단 하나의 획기적인 실험

 

오스미 요시노리는 다양한 분야를 연구해왔다. 1988년 처음 자신의 실험실을 운영하기 전에는 리소좀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액포(vacuole)’를 연구했다. 그는 효모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는데, 효모는 유전자 조작과 관찰이 비교적 쉬워 사람 세포의 모델생물로 자주 사용된다.

 

그런데 효모를 이용한 자가포식 연구에는 한 가지 큰 문제가 있었다. 효모가 너무 작기 때문에, 효모 내에서 실제로 자가포식이 일어나는지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것이 어려웠다. 오스미는 이때 한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효모가 자가포식을 하지 못하게 방해할 수 있다면, 자가포식소포체가 움직이지 못하고 축적돼 현미경에 보일 정도로 커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실제로 리소좀에서 일어나는 단백질 분해와 관련된 몇몇 유전자를 없앤 효모를 영양결핍 상태로 만들자,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액포 안에 분해되지 않은 수 많은 소포가 가득찼다(그림2 참고). 이 소포는 모두 자가포식소체였다.

 

오스미의 실험은 자가분해가 효모에서도 존재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오스미가 자가분해를 관장하는 유전자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처음으로 고안해냈다는 것이다. 그는 1992년 이 결과를 발표했다.

 

효모(가장 왼쪽)는 액포라는 리소좀에 대응하는 커다란 공간을 가지고 있다. 오스미는 분해 작용에 관여하는 효소가 작동하지 않는 효모를 만들었다. 이 효소 주변에서 영양분을 제거하자, 액포 안에 하얀 점이 마구 늘엇다(중간 그림) - 노벨상 위원회 제공
효모(가장 왼쪽)는 액포라는 리소좀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커다란 공간을 가지고 있다. 오스미는 분해 작용에 관여하는 효소가 작동하지 않는 효모를 만들었다. 이 효소 주변에서 영양분을 제거하자, 액포 안에 하얀 점이 마구 늘었다.(중간 그림) 이 방법으로 오스미는 분해 작용에 핵심적인 유전자 15개를 찾아냈다. - 노벨위원회 제공

● 자가포식 유전자의 발견

 

오스미는 유전자가 조작된 효모에서 영양결핍상태에 자가포식소체가 쌓이는지 확인했다. 만약 오스미가 조작한 유전자가 자가포식에 중요한 유전자라면, 그것들이 불활성화 돼 있는 경우엔 자가포식소체가 쌓이지 않아야 했다. 오스미는 무작위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화학물에 효모를 두고, 효모의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킨 다음 자가포식을 유도했다. 그의 전략은 먹혀 들었다. 처음으로 자가포식을 발견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을 때 그는 자가포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첫 번째 유전자를 발견했다.

 

그는 다음 실험에서 자가포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들이 만들어내는 단백질의 기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다양한 단백질들이 서로 복합체를 이루면서 한 단계 한 단계씩 자가포식이 일어나도록 돕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각 단백질이 자가포식의 시작, 단계별 진행과정을 맡아 조절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트레스 신호가 오면 다양한 조절단백질이 자가포식을 일으키기 시작하고, 인지질과 단백질이 모여 점점 세포 속 물질을 둘러싸며 자가포식소체를 형성한다. 자가포식소체는 둘러싼 물질들을 리소좀까지 운반한다. - 노벨상 위원회 제공
스트레스 신호가 오면 다양한 조절단백질이 자가포식을 일으키기 시작하고, 인지질과 단백질이 모여 점점 세포 속 물질을 둘러싸며 자가포식소체를 형성한다. 자가포식소체는 둘러싼 물질들을 리소좀까지 운반한다. - 노벨위원회 제공

 ● 자가포식은 우리 세포에 꼭 필요한 작용

 

효모에서 자가포식을 처음으로 발견한 뒤에도 ‘다른 생물체에도 이런 작용이 있는가?’라는 중요한 물음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체에도 그와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오스미와 그의 연구를 이은 수많은 과학자들 덕분에 우리는 이제 자가포식이 생체 내에서 아주 중요한 조절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 생체 내 세포 속 물질들은 새로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자가포식을 통해 재빨리 재료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영양결핍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가포식은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무언가에 감염됐을 때 생체는 자가포식을 통해 세포 안에 들어온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없앨 수도 있고, 배아의 발달 과정이나 세포의 분화 과정에도 자가포식 작용이 일어난다. 게다가 노화되어 더 이상 쓸 수 없는 단백질이나 세포 소기관은 자가포식 작용을 통해 사라지면서 우리 몸의 노화를 억제하는 조절자로도 작용한다.

 

자가포식 기능이 망가지면 파킨슨병이나 제2형 당뇨처럼 노인성 질병이 일어나기 쉽다. 게다가 자가포식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긴 경우엔 이런 질병이 유전되기도 한다. 또한 자가포식은 암과도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많은 과학자들이 자가포식 단계를 타겟으로 하는 치료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자가포식을 발견한 지는 50년이 넘었지만 생리학과 의학에서 그 중요성이 대두된 건 요시노리 오스미의 90년대 연구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따라서 그를 올해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정했다.

 

일본 도쿄대 오스미 요시노리는 교수 - 노벨상위원회 제공
일본 도쿄공업대 오스미 요시노리는 교수 - 노벨위원회 제공

● 요리노리 오스미

1945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태어났다. 1974년 도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그뒤 3년 동안 미국 록펠러 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일본 도쿄대로 다시 돌아와 1988년 연구팀을 꾸렸으며, 2009년부터 도쿄공업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주요 연구실적

 

1992년 - 효모에서 자가포식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

Takeshige, K., Baba, M., Tsuboi, S.,Noda, T. and Ohsumi, Y, Autophagy in yeast demonstrated with proteinase-­‐deficient mutants and conditions for its induction. Journal of Cell Biology 119, 301-­‐311

 

1993년 - 효모에서 자가포식과 관련된 유전자를 발견

Tsukada,M.and Ohsumi, Y. Isolation and characterization of autophagy-­‐defective mutants of Saccharomyces cervisiae. FEBS Letters 333, 169-­‐174

 

1998년 - 자가포식에 필요한 단백질 결합을 발견

Mizushima, N., Noda, T., Yoshimori, T., Tanaka, Y., Ishii, T., George, M.D., Klionsky, D.J., Ohsumi,M. And Ohsumi,Y. A protein conjugation system essential for autophagy. Nature 395, 395-­‐398

 

2000년 - 자가포식을 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꼬리의 지질화 신호 발견

Ichimura, Y., Kirisako T., Takao, T., Satomi, Y., Shimonishi, Y., Ishihara, N., Mizushima, N., Tanida, I., Kominami, E., Ohsumi, M., Noda, T. and Ohsumi, Y. A ubiquitin-­‐like system mediates protein lipidation. Nature, 408, 488-­‐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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