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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 자료 활용 vs.남의 연구자료 가로챈 ‘기생충’… 누가 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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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 자료 활용 vs.남의 연구자료 가로챈 ‘기생충’… 누가 옳을까

2016.10.09 18:59

기생충상 홈페이지
기생충상 홈페이지

최근 과학기술인 사이에 ‘연구 기생충(Research Parasite)’이란 단어가 화제가 되고 있다. 다른 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 여기에 포함된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새롭게 해석하고 다시금 논문을 쓰는 ‘무임승차자’ 들을 빗댄 말이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실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라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다양한 데이터 해석으로 과학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과 함께 ‘타인의 연구결과를 무단으로 가로채는 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적인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의 수석 편집장인 ‘제프 드레이즌’과 ‘댄 론고’는 지난 1월 21일 사설을 발표하고 다른 사람이 공개한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드레이즌과 론고는 “다른 이의 데이터를 이용해 연구하는 것은 생산성을 빼앗는 행위로 연구 기생충과 같다”며 “어떤 경우에는 원 연구자의 연구성과를 부정하는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고 밝혔다.

 

유전자 서열 분석, 임상 시험 결과 등 다른 연구자가 수집한 원본 데이터를 해석하는 연구가 주를 이루는 생명정보학자들은 NEJM의 사설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출판된 논문은 이미 공공성을 띠고 있으며, 연구자가 매번 원작자와 협의를 하는 것은 연구의 효율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NEJM의 사설에 반발하는 의미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비난할 테면 해 봐라’는 의미로 실제 기생충 사진을 올리거나, 자신의 얼굴과 기생충을 합성해 게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들 사이에서 ‘기생충상(The Parasite Award)’도 제정됐다. 외부 데이터를 활용해 창의적인 연구성과를 올린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가 후원하고, 저명한 생명정보학자들이 심사위원을 맡는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달러와 네이처 제네틱스 1년 구독권이 주어진다. 주니어 기생충과 일관된 기생충 등 두 분야로 나눠 이달 14일까지 후보를 추천받을 계획이다. 기생충상 운영위 측은 “남들이 모두 아는 데이터에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알아내는 것이 빅데이터 연구”라며 의의를 설명했다.

 

사태가 이렇게 흘러가자 연구데이터를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측도 데이터 보호를 한층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9월 4일 NJEM을 통해 공동으로 의견을 발표하고 “국제의학저널편집자위원회(ICMJE)는 현재 출판 후 6개월 이내에는 다른 사람의 데이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다”며 “이것도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 기간을 더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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