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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시조 읽으며 별자리 연구하는 ‘고천문학’ 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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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10일 07:00 프린트하기

한국천문연구원 양홍진 선임연구원이 천상열차분야지도 앞에 서 있다. - 양홍진 선임연구원 제공
한국천문연구원 양홍진 선임연구원이 천상열차분야지도 앞에 서 있다. - 양홍진 선임연구원 제공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제…’

고려 후기의 문신 이조년이 쓴 시조 ‘다정가’의 한 구절이다. 현대어로 바꿔 보면 ‘’배꽃에 은색 달이 비치고, 은하수가 흐르는 한밤에…’라는 의미다.

 

이 한 줄만으로 이 시조가 쓰인 시간과 날짜, 지역까지 알아 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양홍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43)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고천문학’ 전문가다. 역사 기록을 통해 천문 현상을 분석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수백 년, 수천 년 주기로 움직이는 천문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역사 기록을 뒤져 연구하는 것이다.

 

양 연구원은 “시조가 쓰인 시간은 삼경(밤 11시~오전 1시)이며, 이 시간에 보름달이 뜨고, 은하수가 또렷이 보이는 천문지도를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분석하면 1305년 4월 11일 밤 개성에서 쓴 걸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도 1996년 처음 고천문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문헌 분석을 통해 혜성의 태양계 방문, 태양 흑점 기록 등을 찾아내고 분석해 왔다. 조선시대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 별자리를 현대적으로 분석해 내기도 했다. 지금까지 20편 이상의 논문으로 정리해 발표했고, 2006년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양 연구원은 어린 시절 고향인 강원 강릉에서 작은 서당을 다니며 한자와 서예를 배웠다. 율곡 이이가 1558년 장원 급제 당시 썼던 답안 ‘천도책(天道策·천문과 기상의 순행과 이변에 관한 내용)’을 보게 된 것도 고천문학에 마음을 빼앗기는 계기가 됐다. 그때부터 옛 사람들이 천문 현상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궁금해졌다고 한다. 

 

그는 “한국만큼 고천문학을 연구하기에 좋은 곳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의 경우 계속해서 왕조가 바뀌면서 역사 기록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 반면 국내에선 통일신라시대는 1000년, 고려와 조선은 각각 500년 이상 이어졌다. 특히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엔 천문 기록 양식이 거의 비슷해 1000년간 이어지는 기록을 갖고 있다.

 

양 연구원은 “알아보기 힘들었던 기록을 분석해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사실을 알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앞으로도 역사 기록 속에서 천문 현상을 분석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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