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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신개념 서점 청핀서점(诚品书店)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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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신개념 서점 청핀서점(诚品书店) 방문기

2016.10.14 16:00

“서점”하면 일반인이 떠올리는 것은 당연히 “책”이다. 즉, 서점이라는 공간의 본질은 “책”이라는 재화를 팔고 사는 장소라고 우리는 전통적으로 인식해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교보문고, 영풍문고와 같은 대형서점이 등장하면서 이제 우리는 서점에 가서 책만 사오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마시고, 작가와 대화의 시간을 가지거나, 음반을 고르는 등 책을 구입하는 행위 이외의 문화생활을 향유하게 되었다.

 

물론 서점 중에는 이와 같은 대형서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최근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는 동네서점이나 테마서점 (예컨데, 삼청동의 과학책 전문서점 ‘갈라파고스의 다윈’, 최인아씨 또는 노홍철씨가 낸 작은 서점, 퇴근 길에 술 한잔과 함께 책을 만날 수 있는 염리동 ‘퇴근길 책 한잔’ 등), 인터넷 서점도 있지만, 아무래도 일반 대중은 서점하면 규모가 큰 대형서점의 이름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한국의 출판 업계가 불황이라는 이야기가 등장한 지 상당히 오래되었다. 특히 이제는 각종 전자기기로 짧은 시간에 짧은 호흡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 블로그, 뉴스, 웹툰 등 콘텐츠들이 많아지다 보니 종이책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번거롭다는 생각이 솔직히 들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시대에 서점은, 특히 대형서점은 어떻게 변모해야 하는가?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서점 등의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 대형서점 브랜드 청핀서점(诚品书店)을 다녀온 방문기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 보고자 한다.

 

● 이거 서점 맞아?


청핀서점은 대만의 청핀그룹이 운영하는 대형서점 브랜드로서 1989년에 첫 문을 연 뒤 25년간 42개 이상의 체인점을 보유한 대형서점이다. 중국 대륙에는 작년 말에 수저우(苏州)에 첫 서점을 열었고, 앞으로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선전, 항저우, 난징 등의 대도시에도 서점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수저우 청핀서점 건물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 처음으로 갖게 되는 생각은 아마 이것이 아닌 가 싶다. “이게 정말 서점 맞아?”


서점 입구에 있는 입점 인포메이션 자료를 보니, 서점만 있는 게 아니라 각종 음식점, 베이커리, 화장품 가게, 옷 가게, 각종 생활용품점, 전시관, 심지어는 발레학원까지 들어와 있다. 그야말로 말로만 듣던 ‘복합문화공간’을 구현한 것 같았다.  

 

청핀서점입구. 슬로건으로 在书与非书之间,我们阅读라고 적어 놓았는데, 직역하자면 ‘책과 책이 아닌 것 사이에서 우리는 읽는다’라는 뜻으로 영어로 쓰여진 Book and everything in between이라는 문구를 함께 고려해 볼 때 이 서점 안에는 책과 책이 아닌 많은 물건들이 있는데 그것들 사이에서 읽는다 라는 의미로 추정된다.  - 최영휘 제공
청핀서점입구. 슬로건으로 在书与非书之间,我们阅读라고 적어 놓았는데, 직역하자면 ‘책과 책이 아닌 것 사이에서 우리는 읽는다’라는 뜻으로 영어로 쓰여진 Book and everything in between이라는 문구를 함께 고려해 볼 때 이 서점 안에는 책과 책이 아닌 많은 물건들이 있는데 그것들 사이에서 읽는다 라는 의미로 추정된다.  - 최영휘 제공

 

청핀서점 1층 로비 공간 - 최영휘 제공
청핀서점 1층 로비 공간 - 최영휘 제공

이 서점을 둘러보다 보면 이 슬로건대로 정말 이것이 서점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아이템으로 가득 채워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하나 하나의 매장들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적이거나 개성이 넘쳐서 시쳇말로 정말 이 건물에서 하루 종일 보내도 심심하지 않을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영휘 제공
최영휘 제공

서가를 둘러보면서도 한국의 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몇 가지 점들이 눈에 들어 왔다.


먼저 책과 책 아닌 상품(또는 서비스)을 최대한 같은 공간에 배치하는 영업전략(!)이 느껴졌다. 예를 들면, 요리 관련 책자 코너 옆에 관련 식자재 코너를 배치하고, 쿠킹 클래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한다거나, 여행책자 코너 옆에서 자전거를 팔고, 여행 서비스 상담 코너가 아예 들어와 있기도 하다. 심지어는 미술 관련해서는 회화 수업을 즉석에서 받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요리관련책자옆공간에배치된상품들 - 최영휘 제공
요리 관련 책자 옆 공간에 배치된 상품들 - 최영휘 제공

 

요리 관련 서가 옆에 배치된 쿠킹 스튜디오 공간 - 최영휘 제공
요리 관련 서가 옆에 배치된 쿠킹 스튜디오 공간 - 최영휘 제공

 

최영휘 제공
최영휘 제공

 

여행서적 코너 옆에 입점해 있는 여행사 - 최영휘 제공
여행서적 코너 옆에 입점해 있는 여행사 - 최영휘 제공

 

회화 수업 코너 - 최영휘 제공
회화 수업 코너 - 최영휘 제공

음악 관련 서적과 레코드, 음악 용품 등도 한 공간에 같이 배치되어 있고, 5층 예술/사진서적 코너 옆에는 예술/사진 코너를 찾는 취향의 고객을 고려하여 프랑스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다.

 

음악 관련 코너 - 최영휘 제공
음악 관련 코너 - 최영휘 제공

 

5층 예술/사진 서가 옆에 위치한 프랑스 레스토랑 모습 - 최영휘 제공
5층 예술/사진 서가 옆에 위치한 프랑스 레스토랑 모습 - 최영휘 제공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책의 배치와 관련한 것이었는데, 책의 주제별로 어떤 테마(예를 들어 어린이 코너, 요리 코너)는 국내 서적(간체 한자 서적)과 국외 서적(번체 한자 서적, 영문서적)를을 한 공간에 배치하고, 어떤 테마(예를 들어 경영/경제)는 그 테마 관련 공간 안에 별도로 외국서적 코너(대만 수입책/영문서적)를 만들어서 고객들이 다른 공간으로 움직이지 않더라도 관련 테마의 국내외 서적을 모두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책을 읽는 독자들을 위한 섬세한 설계가 돋보인다. 예를 들어 책을 서가에서 뽑아 최대한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책 읽는 공간들을 많이 만들고자 한 노력이 엿보였고, 서가의 디자인, 높이와 색깔 등도 코너 별로 맞춤형으로 제작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영휘 제공
최영휘 제공

 

최영휘 제공
최영휘 제공

청핀서점은 어떻게 보면 도서관 같은 느낌도 들고, 어떤 공간을 보면 종합 쇼핑몰과 같은 기능을 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나 어른들, 연인들 모두 이 서점에 와서 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읽을 거리, 볼 거리, 먹을 거리, 할 거리들이 많다는 점이다.


청핀서점을 둘러 보면서, 이 서점을 기획한 사람이 얼마나 그 안의 공간을 세밀하고 밀도 있게 사용하려고 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책을 읽거나 사러 오는 사람들만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책”이라는 문화적 매개를 중심에 두고 전 생활 영역을 아우르는 문화적 아이템들을 다양하게 배치함으로써 이 공간을 들어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문화적 욕구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핀서점만이 답은 아니겠지만, 이 서점을 돌아다니다 보니, 솔직히 이런 서점을 가진 도시가 부럽기는 하다. 하루 종일 머무르고 싶은 서점이 한국에도 조만간 생기리라 기대해 본다.

 

 

※ 편집자주

‘중국’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인구’ ‘음식’ ‘짝퉁’ 등이 떠오를 겁니다. 중국산 제품을 단순히 복제품, 모방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서비스 모방성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습니다. 동아사이언스에서는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지적재산권, 중국 법률 등을 자문하는 최영휘 변호사와 함께 중국 모방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자소개

최영휘 변호사. 법무법인 소명의 변호사로서 2008년부터 근무 중이며, 2012년부터 중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한국기업 및 중국기업의 법률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북경어언대 중국어연수 및 길림대법과대학원에서 중국법 연수를 이수하였다. 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중국SW인증제도 자문을 비롯 다수 한국의 SW기업, 콘텐츠 기업, 프랜차이즈 기업의 중국진출 협력 사업에 필요한 계약 자문, 중국상표출원 등 지적재산권 자문, M&A 자문을 진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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