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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 사람 대신 ‘드론’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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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 사람 대신 ‘드론’ 보낸다!

2016.11.03 13:00

지난 여름 서호주의 관문도시 퍼스에 위치한 호주연방과학원에 70명의 과학자가 모였다. 각국에서 내로라하는 과학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 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마스2020’ 탐사 프로젝트에 관해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NASA는 2020년에 새로운 로버를 태운 무인 우주선을 발사해 유인 탐사를 위한 기초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NASA 제공
NASA 제공

마스2020의 프로젝트 리더인 미치 슐트 박사의 발표로 문을 연 콘퍼런스는 상상 이상으로 흥미진진했다. 마스2020 로버는 큐리오시티보다 기술적으로 많이 향상된 모습이었으며, 새로운 장비도 눈에 띄었다. 광물의 미세구조와 유기물 분석을 담당하는 분석장치인 ‘셜록(SHERLOC)’이다. 현장의 숨겨진 단서를 찾아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셜록처럼 마스2020의 셜록 역시 아직 모르는 화성의 이면을 밝혀줄 터다. 또 다른 장비 ‘목시(MOXIE)’는 ‘화성 산소 현지 자원 활용 실험’의 약자로 화성의 대기에 풍부한 이산화탄소로부터 산소를 얻어내는 장비다. 향후 유인탐사에 활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시험하기 위해 새 로버에 장착될 예정이다.


희박한 대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가장 눈길을 끈 건 화성헬리콥터(MHS)였다(아래 그림). NASA의 과학자들은 화성탐사를 할 때 지상의 탐사로버와 화성 주위를 돌고 있는 탐사선에서 보내오는 영상을 토대로 임무를 결정한다. 하지만 탐사선은 너무 멀리 있어 사진의 해상도가 낮고, 탐사로버가 보내는 이미지는 볼 수 있는 범위가 제한돼 있다. NASA는 탐사의 효율을 위해서 오래 전부터 화성에 비행체를 띄울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언뜻 재미난 발상처럼 보이지만 기술의 난이도는 꽤 높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양력(위로 뜨는 힘)이 적게 필요해 비행체가 쉽게 뜰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의 1%도 되지 않는 데다가, 기압도 지구의 0.6% 정도다. 아무리 작은 비행체라도 이착륙을 하기 위해서는 부력이 필요한데 대기가 없으니 이를 확보할 방법이 없다.


흔히 보는 헬리콥터는 비행체 중심에 있는 메인로터(프로펠러)와 꼬리 부분에 있는 테일로터가 함께 작용한다. 테일로터는 메인로터에서 발생하는 회전력을 줄이고 방향을 조절하는 데 쓰이지만 양력을 발생하는 데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게다가 매우 약하다.

 

서호주 노스폴에서 마스2020 드론의 시제품을 시험 비행했다. - 문경수 제공
서호주 노스폴에서 마스2020 드론의 시제품을 시험 비행했다. - 문경수 제공

결국 NASA는 동일한 축 상에서 위, 아래 프로펠러가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는 동축반전식을 선택했다. 만약 비행체 중앙에 딱 하나의 프로펠러가 있다고 상상해 보자. 이 프로펠러가 시계방향으로 돌면 그에 반작용으로 반시계 방향의 힘을 받게 된다. 동축반전식은 위, 아래의 프로펠러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돌며 이 힘을 상쇄시켜 비행체의 안정성을 높인다.


마스2020 드론을 제작하다!


우리는 21명의 우주생물학자와 함께, NASA의 설계를 토대로 마스2020 드론을 직접 만들어 실험해 보기로 했다. 가급적 이미 개발돼 있는 상용 부품을 사용해 개발 비용을 줄이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NASA 역시 경량 액션캠, 마이크로프로세서, 리튬이온 배터리 등 주요 부품도 기존의 것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드론의 날개를 조립하는 모습. 위·아래의 프로펠러가 반대로 돌며 균형을 잡는다. - 문경수 제공
드론의 날개를 조립하는 모습. 위·아래의 프로펠러가 반대로 돌며 균형을 잡는다. - 문경수 제공

우리는 시중에 파는 동축반전식 RC헬기의 부품을 사용하되, 없는 부품들은 마스2020 드론을 3D 모델링한 뒤 플라스틱으로 제작했다.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했고, 72MHz 송수신기로 조종했다. 하단부에는 시중에 파는 액션캠을 장착해 지상의 풍경을 담을 수 있게 했다. NASA에서 만들고 있는 드론을 보면 공기를 많이 밀어내기 위해서 날개가 많이 뒤틀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실험할 지구에서는 화성과 대기조건이 달라 NASA의 드론보다 뒤틀림이 적은 날개를 사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무게가 400g, 날개 길이는 35cm로 NASA의 것에 비해 전체적으로 작고 가벼웠다. NASA의 드론은 대략 1kg 정도에 날개 길이는 1.1m에 달한다. 반면 날개가 돌아가는 속도는 2500rpm(분당 2500번 회전)으로 2400rpm인 NASA의 것과 비슷했다.

 

호주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가한 21명의 우주생물학자와 함께 드론을 시험하기 위해 서호주 북부 노스폴을 찾았다. - 문경수 제공
호주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가한 21명의 우주생물학자와 함께 드론을 시험하기 위해 서호주 북부 노스폴을 찾았다. - 문경수 제공

마스2020 드론의 시제품, 성공여부는?


NASA는 지난 1년간 화성과 동일한 환경의 체임버 속에서 비행실험을 했다. 우리는 NASA와 같은 조건에서 실험할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화성과 유사한 지역에서 실험을 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정한 장소는 콘퍼러스가 열렸던 호주연방과학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서호주 북부의 노스폴 지역이었다. 노스폴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 화석 중 하나인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이 발견된 곳으로 외계생명체를 연구하는 우주생물학자들이 자주 찾는 지역이다. 어떤 미사여구도 필요 없는 붉은 길을 가로지르자 사방이 붉은색으로 둘러 쌓인 지대가 펼쳐졌다. 마치 화성의 모래 폭풍 속에 서 있는 것만 같았다.

 

노스폴의 길은 화성을 떠올리게 한다. 붉고 척박한 땅으로 지구 초기에 생명체가 살던 곳이다. - 문경수 제공
노스폴의 길은 화성을 떠올리게 한다. 붉고 척박한 땅으로 지구 초기에 생명체가 살던 곳이다. - 문경수 제공

본격적인 드론비행 시험에 앞서 마지막으로 드론을 점검하고자 가장 붉은 땅 위에서 조심스레 상승 레버를 올렸다. 드론이 승전보를 울리듯 멋지게 하늘로 솟구쳤다. 그런데 1분쯤 지났을까. 갑작스레 불어온 바람에 그만 가시덤불 위로 추락하고 말았다(스페니픽스라는 식물로, 선인장과의 식물임에도 잎들이 뒤엉켜 있어 안을 보기가 힘들다). 살짝 들어올렸는데, 아뿔싸. 무게추와 프로펠러를 연결해주는 2cm 크기의 작은 부품이 떨어지고 말았다. 이 부품들이 없으면 프로펠러가 아래 방향으로 규칙적인 양력을 만들 수 없어 위로 뜰 수가 없다. 21명의 과학자들이 덤불을 뒤지며 1시간 가량 찾았지만, 부품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비록 본격적인 비행에는 실패했지만, 화성에 도착할 드론의 시제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꽤 만족스러운 실험이었다. 몇 년 뒤 마스2020이 화성에 착륙해 새로운 발견에 성공한다면 우리는 아마 이날의 추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될 것이다.

 

 

※ 필자소개
문경수. 과학을 주제로 탐험을 하고 있다. 아시아인 최초로 NASA 우주생물학그룹과 탐험을 했고, 몽골 국제공룡탐사 한국팀 오퍼레이터로 활동했다. ‘장영실쇼’, ‘TV책을 보다’, ‘세계테마기행’에 출연했고 저서로 ‘35억 년 전 세상 그대로’가 있다.


조남석. 무인탐사를 하기 위해 부산에 무인탐사연구소를 만들었다. NASA 휴먼어드벤처전에서 3D프린팅 드론을 전시했고 비행제어장치 및 충돌방지 시스템을 만들었다. 해양탐사장비, 기상관측장비, 우주탑재체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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