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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공중에 뜨면 약 1년을 날아다니는 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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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공중에 뜨면 약 1년을 날아다니는 새가 있다

2016.11.01 06:00

새는 한번 날아오르면 얼마간의 시간을 하늘에서 지낼 수 있을까요? 새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근 ‘최대 10개월을 땅을 밟지 않고 비행하는 새가 있다’는 믿기 힘든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바로 유럽칼새(common swift)의 이야기입니다. 

 

Klaus Roggel(W) 제공
Klaus Roggel(W) 제공

먼저 유럽칼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유럽칼새는 칼새과에 속하는 철새로, 총 길이 16~17cm의 그리 크지 않은 몸통에 다리는 짧고 날개는 38~40cm에 이릅니다. 몸통보다 큰 날개를 보며 예상했겠지만, 이들은 인상적인 비행 능력의 소유자들입니다. 그래서 비행 중 날아다니는 곤충을 잡아먹는 것은 물론 둥지 재료도 모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스웨덴 룬드대학교의 연구진은 유럽칼새와 관련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바로 8월이면 번식지를 출발해 서아프리카를 통해 중앙아프리카 열대우림으로 이동하는 19마리의 유럽칼새에 소형 데이터 기록장치를 부착한 것입니다. 그 후 번식지로 다시 돌아온 그들에게서 기록장치를 수거해 그 안에 기록된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연구에 사용된 유럽칼새 - Lund University 제공
연구에 사용된 유럽칼새 - Lund University 제공

그 결과, 그들 중 일부가 악천후와 같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착지한 경우도 있었지만(그래도 수 개월을 비행했다지요), 세 마리는 다음 번식기가 될 때까지 1년의 대부분인 장장 10개월을 땅에 한 번도 착륙하지 않고 하늘에서 지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두 달을 비행하는 큰군함조나 6개월을 비행할 수 있다는 고산칼새(alpine swift)를 뛰어넘는 신기록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비행능력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요? 연구진에 따르면, 이들 유럽칼새는 낮 동안 따뜻한 공기의 상승 흐름에 활공하며 에너지를 비축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새벽이나 황혼녘에도 힘들이지 않고 천천히 하강한다고 하는데요. 바로 이러한 비행 패턴을 반복하며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그렇게 오랜 시간 비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생깁니다. 과연 유럽칼새는 언제 잠을 자는 걸까요? 아니, 잠을 자기는 하는 걸까요? 연구진은 이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고 합니다. 다만 10개월간 한 번도 착륙하지 않은 일부 유럽칼새를 보며 아마도 비행 중 잠을 청하는 것이 아닐까 추정했습니다. 새벽이나 황혼녘, 하강하는 동안 잠깐 선잠을 청한다는 것이지요. 연구진은 이와 관련한 연구는 더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Paweł Kuźniar(W) 제공
Paweł Kuźniar(W) 제공

한편 한번에 이렇게 오랜 시간 비행한다면 아무리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다고 해도 일반적인 조류들에 비하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유럽칼새의 수명은 긴 편입니다. 기록에 의하면, 평균수명이 20년에 이른다고 하니 말입니다. 


이러한 유럽칼새의 평생 비행 거리는 지구에서 달까지 왕복 7번을 여행하는 거리와 같다고 하니 놀라울 뿐인데요. 이는 조류의 생리학에 대한 연구가 더 깊이,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할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 3대 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인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 최신호에 발표되었습니다

 

 

 

 

※필자소개

민혜영. YBM시사에서 각종 영어 학습 월간지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 단행본의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외신 번역 및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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