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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뇽뇽의 色수다] (ep1) “넌, 그거할 때, 얼마나 오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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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27일 11:00 프린트하기

많은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생각보다 ‘객관적’ 증거들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주제가 있다. 바로 인간의 ‘성(sexuality)’이다.


특히 여성의 성생활에 대해서는 ‘카더라’는 이야기만 난무하며 남성의 성생활에 비해 덜 중요한 무엇으로 치부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다니엘 길버트(Danial Gilbert) 등의 연구에 의하면, 성 행위는 인간이 일상생활 중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영역으로 만족스런 성생활은 사람들의 행복과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인간의 성에 대한 다양한 심리학적 발견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여성과 남성의 성적 만족도를 결정하는 요인, 성적 만족도가 삶에 미치는 영향, 기타 사랑과 연애에 관한 객관적 증거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GIB 제공
GIB 제공

보통 얼마나 오래할까?


우선 첫 번째로 선택한 주제는 ‘보통 얼마나 오래 할까?’이다. 성관계는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삽입 후 사정까지 걸리는 시간(Intravaginal ejaculation latency time; IELT)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보통 얼마 정도 걸릴거 같은가?


네덜란드, 영국, 터키, 스페인, 미국 5개국 500쌍의 이성애자 커플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가 있었다. Waldinger 등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에게 스톱워치를 주고 약 6개월 간 관계시 삽입부터 사정할 때까지의 시간을 재도록 했다(Waldinger et al., 2006).


관계시 시간을 잰다는 게 어색했을 수 있다. 이게 참가자들의 흥분도나 관계 시간 등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옆에서 누가 관찰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 이 방법이 그나마 시간을 알아볼 수 있는 괜찮은 방법이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 결과 삽입 후 사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보통 33초에서 44분 사이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대체로 왼쪽에 많이 몰려있고 사정까지 걸리는 시간 순으로 100명을 줄세우면 50명이 5.4분 안쪽에 몰려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짧았다. 18~30세 남성의 중앙값은 6.5분인 반면 51세 이상 남성의 중앙값은 4.3분이었다. 5개국 중에서는 터키 남성들이 중앙값 3.7분(중앙값)으로 제일 짧았다.


어떤가, 여러분의 생각과 비슷한가?

 


얼마나 오래 하는 게 좋을까?


얼마나 오래 하는 게 좋냐는 질문에 대해서 사실 ‘정답’은 없다. 커플이 원하는 바가 다 다를테니 거기에 맞출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좋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기준을 만들려는 시도들이 있었다.


코르티(Corty) 등의 연구자는 사람들이 성관계에 지나친 환상, 또는 지나치게 높은 기준을 둔다고 지적했다(Corty & Guardiani, 2008). 일례로 ‘성관계 시간이 얼마나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했을 때 10분 미만을 이야기한 남성은 14%, 여성은 18% 밖에 안 됐고 약 50%가 적어도 30분은 지속되어야 한다고 응답, 약 30%가 한 시간 이상이어야 한다고 응답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고 한다.


또한 성관계를 전희(foreplay)와 삽입(intercourse)의 두 과정으로 나눴을 때, 남녀 모두 특히 삽입에 있어 평소 하던 것 보다 약 두배 정도 더 길게 지속되길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모두 위에서 확인한 ‘현실(중앙값 5.4분)’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는 희망이다.


이에 대해 이들 연구자들은 관계 지속 시간에 대한 지나친 환상이 사람들로하여금 자신의 성생활이 만족스럽지 않고 자신이 어딘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며 ‘현실적’인 기대를 하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기준을 만들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의 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 3~7분이 적당, 7~13분이 바람직하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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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오래 하길 바란다?


하지만 조금 다른 시각도 있다. 남성의 자존감을 생각하면 현실적인 기준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여성의 오르가즘을 생각하면 실은 관계 시간이 길수록 좋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체코에서 2360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희에 쏟는 시간보다도(물론 이 시간도 길수록 만족도가 높은 경향이 약하게 나타난다) 삽입부터 사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여성들의 오르가즘을 잘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Weiss & Brody, 2009).


삽입 시간이 길수록 여성들은 그 파트너와 더 자주 절정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시 한 번 이상 오르가즘을 느끼는 여성들은 한 번만 느끼는 여성들에 비해 삽입 시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21분 vs 15분). 연구자들은 이는 여성에게는 삽입보다 전희가 더 중요하다고들 하는 기존의 통념을 깨는 결과라고도 언급했다.


역시 정답은 없는 문제이다. 다만 (해당되는 사람의 경우) 만약 기존에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거나 뭔가 깨닫게 된지점이 있다면 파트너와 함께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고 방법을 강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참고문헌
Waldinger, M. D., Quinn, P., Dilleen, M., Mundayat, R., Boolell, M., & Schweitzer, D. H. (2006). A multi-national population survey of intravaginal ejaculation latency time. Journal of Sex Research, 43, 492-497.
Corty, E. W., & Guardiani, J. M. (2008). Canadian and American sex therapists' perceptions of normal and abnormal ejaculatory latencies: How long should intercourse last?. The Journal of Sexual Medicine, 5, 1251-1256.
Weiss, P., & Brody, S. (2009). Women's partnered orgasm consistency is associated with greater duration of penile–vaginal intercourse but not of foreplay. The Journal of Sexual Medicine, 6, 135-141.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 주를 건강하게 보내는 심리학을 다룬 <심리학 일주일>을 썼다.


지뇽뇽 심리학 칼럼니스트

imaum02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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