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300년 고택에서 만난 전통 과학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6년 08월 29일 00:00 프린트하기

지난 8월 26일 문화재청과 동아사이언스가 함께하는 ‘2016 문화재청 문화재지킴이 어린이 기자단 현장 취재’ 행사가 논산 명재 고택에서 진행됐어요. 이번 취재는 지어진 지 300년이 넘은 우리나라 전통 고택 속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와 조선 중기 양반들의 생활은 어떠했는지 알아보는 행사였답니다. 충남 논산시 노성면에 위치한 명재 윤증 선생 고택은 조선 중기인 1709년에 지어진 호서 지방의 대표적인 양반 가옥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예에요. 윤증 선생(1629~1714)은 18세기 우리나라를 대표하던 성리학자인데, 왕이 우의정과 영의정을 하사했으나 이를 거절하고 평생 벼슬에 오르지 않아 백의정승으로 불리는 분이랍니다.

 

양길식 동아사이언스 기자 제공
양길식 동아사이언스 기자 제공

여름에는 시원, 겨울에는 따뜻한 고택


윤증 선생 고택에 가면 아주 신기한 착시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답니다. 바로 안채와 곳간채 사이의 공간인데요, 남쪽에서 바라보면 두 건물 사이의 공간이 앞은 넓고 뒤는 좁게 보인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건물 배치를 일부러 비스듬하게 벌려 놓은 이유가 있다고 해요. 바로 바람을 이용해 여름의 더위와 겨울의 추위를 잘 이겨내기 위해서지요. 이렇게 집을 지으면 여름에는 넓은 공간으로 시원한 바람을 많이 받을 수 있고 겨울에는 좁은 공간으로 찬바람을 막을 수 있어 쾌적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합니다.


윤증 고택 사랑채에는 또 신기한 문이 숨겨져 있답니다. 바로 300년 전의 창호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안고지기 창호인데요. 쉬운 말로 하면 미닫이와 여닫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문이랍니다. 이는 좁은 공간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서 만든 문인데요, 평상시에는 좌우로 미는 미닫이문으로만 사용하다가 문을 전부 열어 넓게 사용해야 할 때는 미닫이로 연 문을 여닫이로 다시 열 수 있도록 만들어 공간을 최대한 넓게 사용할 수 있지요.

 

양길식 동아사이언스 기자 제공
양길식 동아사이언스 기자 제공

고택에서 발견한 ‘16 대 9 TV 화면’


요즘 가정에서 사용하는 TV나 컴퓨터 모니터, 영화관의 영화 화면은 거의 대부분 가로와 세로의 비율을 16 대 9로 맞춰 제작된답니다. 이 16 대 9의 비율은 황금비로 불리는데 사람의 눈으로 볼 때 가장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비율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윤증 고택 누마루에 있는 창문의 비율도 이 16 대 9의 비율로 제작되어 있답니다. 그래서 창문을 모두 열고 밖을 내다보면 마치 커다란 TV 화면으로 영상을 보는 듯한 착각을 받게 된답니다. 현대의 과학자들처럼 연구를 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300년 전 집을 짓던 분들도 어떤 크기의 창문이 우리에게 가장 편안할지 알고 계셨던 거지요.

 


과학으로 재발견한 우리의 고택


이번 취재는 윤증 선생의 13대 후손인 윤완식 선생님의 설명으로 진행됐는데요, 선생님의 설명이 끝난 뒤에도 문화재지킴이 기자단의 질문은 끝날 줄 몰랐어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날카로운 질문들을 많이 해윤완식 선생님이 진땀을 흘리시기도 했답니다. 또한 예상보다 늦게 끝난 취재 일정에도 불구하고 우리 문화재지킴이 기자단들은 고택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사진을 촬영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기도 했어요. ‘소수정예’로 진행된 이번 논산 명재 고택 취재는 여느 때보다 뜨거운 열정이 돋보였던 시간이었어요.


양길식 동아사이언스 기자


양길식

mars12@donga.com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6년 08월 29일 00:00 프린트하기

혼자보기 아까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해 보세요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18 + 10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