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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사라진 과학계 별들](5)해양 역사를 재구성한 '해리 엘더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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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사라진 과학계 별들](5)해양 역사를 재구성한 '해리 엘더필드’

2016.12.18 20:00

지난 네 해 마지막 과학카페에서 필자는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는 제목으로 그해 타계한 과학자들의 삶과 업적을 뒤돌아봤다. 어느새 2016년도 달력도 마지막 달만 남았다. 올 한 해 동안에도 여러 저명한 과학자들이 유명을 달리했다. 이번에도 마지막 과학카페에서 이들을 기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과학저널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부고가 실린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네이처’에는 ‘부고(obituary)’, ‘사이언스’에는 ‘회고(retrospective)’라는 제목의 란에 주로 동료나 제자들이 글을 기고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했다.

 

올해 ‘네이처’에는 19건, ‘사이언스’에는 7건의 부고가 실렸다. 두 저널에서 함께 소개한 사람은 6명이다. 결국 두 곳을 합치면 모두 20명이 된다. 이들의 삶과 업적을 사망한 순서에 따라 소개한다. 지난 1월 24일 작고한 마빈 민스키의 경우는 1월 27일자 동아사이언스 기사로 대신한다.

 

 

★ 해리 엘더필드 (1943. 4.25 ~ 2016. 4.19) 희토류 원소를 분석해 해양 역사를 재구성한 지구화학자

  

희토류 원소를 분석해 해양 역사를 재구성한 지구화학자
희토류 원소를 분석해 해양 역사를 재구성한 지구화학자 '해리 엘더필드' - 케임브리지대 제공

육지의 역사를 재구성하기도 힘들 텐데 하물며 해양의 역사는 알아보려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조차 오지 않는다. 분석화학과 방사화학의 최신 기법을 적용해 해양의 자연사를 상당부분 밝혀낸 해리 엘더필드가 지난 4월 19일 73세로 세상을 떠났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영국의 전투기조종사 헨리 엘더필드는 작전을 나갔다가 실종됐다. 아마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실종 며칠 뒤 노스요크셔에서 그의 아들 해리가 태어났다. 그래서였을까. 해리 엘더필드는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아버지를 데려간  바다에 끌렸고 리버풀대에서 해양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9년부터 리즈대에서 강사로 있으면서 동료들과 암석 시료에 있는 희토류 원소를 분석하는 기법을 개발한 뒤 이를 응용해 대서양의 곳곳에서 해수(海水)를 채취해 시료 50리터에 들어있는 희토류 원소를 피코(10-12)몰 수준으로 분석했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로 엘더필드는 오랜 시간에 걸친 바다의 흐름을 재구성했다.

 

1982년 케임브리지대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해저 침적물을 채취해 스트론튬의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해 지난 7500만 년 사이 일어난 해양 지각의 변화를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1985년 대서양 심해에 있는 열수분출공을 처음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추가 탐사를 통해 그는 대양중앙해령에는 사실상 어디에나 열수분출공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열수분출공이 해양화학에 미친 영향을 연구했다. 또 미래의 자원으로 여겨지는 망간 단괴의 형성과정도 밝혔다. 한편 고화학(paleochemisty) 분야에도 손을 뻗쳐 단세포 해양 원생생물인 유공충의 껍데기 조성을 분석해 과거 해양의 성분과 온도 변화를 재구성하는 방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 필자소개
강석기. 서울대 화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LG생활건강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동아사이언스에서 기자로 일했다. 2012년 9월부터 프리랜서 작가로 지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강석기의 과학카페』(1~4권, 2012~2015),『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2014)가 있고, 옮긴 책으로 『반물질』(2013), 『가슴이야기』(2014)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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