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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 기자의 롯데월드, 후렌치레볼루션2 탑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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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 기자의 롯데월드, 후렌치레볼루션2 탑승기

2016.12.25 18:00

 

롯데월드는 지난 11월 22일, 가상현실(VR)과 롤러코스터를 합친
롯데월드는 가상현실(VR)과 롤러코스터를 합친 '후렌치 레볼루션2'를 지난 11월 22일 오픈했다. - 롯데월드 홈페이지 캡쳐

‘덕후.’ 일본어 ‘오타쿠’를 한국식으로 부른 말이다. 특정 분야에 굉장한 열정과 흥미를 보이며 몰두하는 사람을 뜻한다. ‘덕밍아웃’은 수줍게 자신이 덕후임을 공개한다는 의미.

 
덕질하는 기자 두명의 나이는 모두 스물여덟, 놀이공원을 좋아한다고 말하기엔 부끄러울 나이다. 그렇지만 재미있는걸 어떡해. 회사에 놀이공원에 간다고 말하기 ‘X팔려서’ 조용히 휴가를 쓰고 에버랜드, 롯데월드, 일본 오사카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에 함께 가곤 했다. 이번엔 두 놀이동산 덕후가 한 달 전쯤 오픈한 ‘후렌치 레볼루션2’를 탑승해 봤다.

 

이달 23일 롯데월드는 ‘플라이 벤처’라는 4D 상영관을 오픈했다. 미래부가 영상 제작에 8억 원을 지원한 사업이다. 개소식이 끝난 뒤 후렌치 레볼루션2도 태워준단 소리에 두 기자는 참석을 결심했다. 무려 줄도 안 서도 된단다. 신 기자는 지난 11월, 생일을 맞아 롯데월드에 찾아갔지만 대기시간 240분이라는 긴 줄 앞에서 후렌치 레볼루션을 놓아줬다. 

 

출발 직전의 모습. HMD를 쓰면 일단 머리가 산발이 된다. 어차피 너도 안 보이고 나도 안 보이니 상관은 없다.  - 신수빈 기자 제공
출발 직전의 모습. HMD를 쓰면 일단 머리가 산발이 된다. 어차피 너도 안 보이고 나도 안 보이니 상관은 없다.  - 신수빈 기자 제공

● 덕력을 충족시킬 스토리가 부족

 

권예슬 기자(이하 권): 덕력(덕후+능력) 올리기 실패. 덕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본조건은 기대감이다. 놀이기구를 탑승하기 직전까지 몰입할 수 있도록 마구 스토리를 넣어줘야 한다. 좋은 사례는 사파리 버스를 탄 채 좀비로 분장한 배우들을 구경하는 에버랜드의 ‘호러 사파리.’ 별거 아닌데도 줄을 설 때부터 끊임없이 이 공간이 저주받게 된 이야기를 주입해줘 관람객을 몰입하게 한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만 바라보다 갑자기 마차에 타서 끌려 다녔다. 공감될 리가….


신수빈 기자(이하 신): 그렇다. 호러사파리에서 두 덕후는 좀비를 피해보겠다고 서로를 내팽개친 채 앞만 보고 달렸더랬다. 스토리의 노예인 이용객들을 잘 세뇌시킨 좋은 예. 후렌치 레볼루션은 롤러코스터가 출발할 때 마차뷰(마차에 타고 앞을 내다보고 있는 영상)가 나오는데, 이미 그때부터 내가 이러려고 HDM 썼나 자괴감 들고 괴롭다. 마차를 타고 가는 동안 몇 마리(?)의 괴물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이 스토리의 전부.

 

 

● 영상과 롤러코스터의 싱크로율 떨어져 
신: 영상이 스릴을 방해한다. 롤러코스터가 아래로 내려갈 때 영상 속 괴물이 잡고 있던 밧줄을 아래로 훅 당긴다. 내가 타고 있는 마차를 낭떠러지로 끌어내리는 거다. 근데 이상하게 내 몸이 추락하는 힘이 괴물의 힘보다 더 세다. 앞이 안 보여서 모르겠지만 그때가 360도 회전할 때가 아니었나 싶다. 괴물의 손에 이끌려 떨어지는 내내 HDM을 벗어던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권: 일단 한번 웃어본다. 후렌치 레볼루션의 장점은 360도 회전하며 달려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신 기자의 말처럼 괴물의 반동이 나의 움직임이라고 생각하니 회전하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사실 후렌치 레볼루션은 나랑 나이가 같다. 3달 동생으로 1989년 7월 생겨났다. 그냥 동갑인 남자친구가 나보다 어려보이는 이유와 같은 거려니 생각하며 아량을 베풀어 본다.

 

 

● 해리포터 어트랙션처럼 스토리로 덕력 높이자

신: 오사카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해리포터 어트랙션’과 감히 비교해본다. 그건 4D지만 영상에 속고도 남았다. 디멘터가 눈 앞에 나타났을 때 권 기자와 나는 “으왁! 싫어!” 소리를 질러대며 손사래를 치기도. 영혼을 빼앗기기 싫었다는 구차한 변명을 해 본다. 해리포터는 너무 강력한 비교군이긴 하지만, 후렌치 레볼루션도 먹히는 스토리만 갖춘다면 스릴을 훨씬 끌어올릴 수 있을 듯. 처음 보는 캐릭터, 처음 접하는 스토리와 인사 나누다 운행시간 끝나는 일은 앞으로 없길.


권: 그래 수빈아. “(서투른 일본어로) 데멘터다!!!!!”
해리포터 어트랙션은 후렌치 레볼루션처럼 속도가 빠르지도 않고 4인의 좌석이 병렬로 연결된 구조기 때문에 움직임도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퀴디치 경기를 할 때 스니치(날개달린 황금색 공)를 잡으려고 그 낯선 나라에서 내가 그렇게 손을 허덕거렸다. 과학기자 다운 말로 첨언해 보자면, VR기술은 미래사회를 이끌 9대 국가전략으로 선정됐으며 정부가 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생동감 넘치는 영상으로 개편해 조만간 해리포터를 뛰어넘을 스릴이 탄생할 것이라고 믿는다. 뭐 국가전략이라니까….

 

 

● 제 점수는요. ★★☆☆☆

권: 놀이기구를 살릴 심폐 소생술은 확실하다. 바로 놀이동산의 꽃인 멋진 아르바이트 오빠. 에버랜드의 바이킹 콜럼버스대탐험의 김수현을 닮은 그 오빠(아마도 동생)에게 손가락 하트를 날려본다. 아 그래도 난 롯데월드가 좋다. 추운 겨울에도 따뜻하게 덕질할 수 있으니깐!

 
신: 어머 야~.(함께 손가락 하트를 날려본다)

아마 생일에 후렌치 레볼루션을 위해 4시간 동안 기다렸더라면, 울었을 거다. 하지만 괜히 덕후가 아니다. 후렌치 레볼루션3이 나온다면 나는 또 줄서서 타겠지. 지금부터 후렌치 레볼루션3을 기대해본다. 

 

● 사실 행사의 본 목적은 '플라이 벤처' 체험

 

플라이벤처 상영관에는 폭 20m, 높이 12m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시야 전체가 영상으로 꽉 차 공중에 붕 떠있는 느낌이 든다. - 롯데월드 제공
플라이벤처 상영관에는 폭 20m, 높이 12m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시야 전체가 영상으로 꽉 차 공중에 붕 떠있는 느낌이 든다. - 롯데월드 제공

행사의 본 목적을 잊을 뻔. 사실 이번 행사의 주목적은 23일 오픈한 ‘플라이벤처’였다. 사실 두 기자는 초대 메일을 받았을 때부터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근데, 쩐다. 플라이벤처 영상이 시작될 때 두 덕후는 ‘오!’하고 소리를 내고 말았다. 높이 12m, 폭 20m의 초대형 곡면 스크린 덕분에 시야 전체가 영상으로 꽉 찼다. 발아래에 바다가 펼쳐졌다가 눈 덮인 산이 나타나기도 한다. 의자의 움직임이 카메라의 움직임과 일치해 현실감을 더하며 진짜 날아다니는 느낌을 준다.

 

플라이벤처는 1회당 72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5분 45초간 진행된다. 총 300억원이 투자됐고 그 중 미래부가 8억원을 영상 제작비로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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