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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사라진 과학계 별들](11) 컴퓨터를 활용한 아동 교육의 선구자 ‘시모어 페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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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사라진 과학계 별들](11) 컴퓨터를 활용한 아동 교육의 선구자 ‘시모어 페퍼트’

2016.12.26 14:00

지난 네 해 마지막 과학카페에서 필자는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는 제목으로 그해 타계한 과학자들의 삶과 업적을 뒤돌아봤다. 어느새 2016년도 달력도 마지막 달만 남았다. 올 한 해 동안에도 여러 저명한 과학자들이 유명을 달리했다. 이번에도 마지막 과학카페에서 이들을 기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과학저널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부고가 실린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네이처’에는 ‘부고(obituary)’, ‘사이언스’에는 ‘회고(retrospective)’라는 제목의 란에 주로 동료나 제자들이 글을 기고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했다.


올해 ‘네이처’에는 20건, ‘사이언스’에는 8건의 부고가 실렸다. 두 저널에서 함께 소개한 사람은 7명이다. 결국 두 곳을 합치면 모두 21명이 된다. 이들의 삶과 업적을 사망한 순서에 따라 소개한다. 지난 1월 24일 작고한 마빈 민스키의 경우는 1월 27일자 동아사이언스 기사로 대신한다.

 

 

앞으로는 초등학교에서도 코딩이 필수교과목이 된다고 한다. 이미 영어가 초등학교로 내려왔고 이제 코딩까지 배워야하니 21세기를 살아간다는 것은 아이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교육이 다 그렀듯이 어떻게 가르치냐에 따라서 코딩은 아이들에게 즐거운 놀이가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1960년대 중반 아직 컴퓨터가 생소하던 시절 어린이가 쓰기 쉽고 프로그래밍도 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었던 수학자 시모어 페퍼트(Seymour Papert)가 7월 31일 88세로 눈을 감았다.

 

 

1971년 마빈 민스키(왼쪽)와 시모어 페퍼트. MIT에서 한 동안 같이 일했던 두 사람 모두 2016년 타계했다. - MIT 제공
1971년 마빈 민스키(왼쪽)와 시모어 페퍼트. MIT에서 한 동안 같이 일했던 두 사람 모두 2016년 타계했다. - MIT 제공

 

 

1928년 윤일(2월 29일)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난 페퍼트는 어릴 때부터 남아공의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강한 거부감을 가졌다. 지역의 흑인노예를 위한 야학을 운영하다 당국과 충돌하기도 하면서 결국 출국금지자 목록에도 올랐다. 비트바테르스란트대에서 1949년 철학으로 학사, 1952년 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페퍼트는 여권도 없이 영국으로 도망쳐 케임브리지대에서 다시 박사과정에 들어가 논리학과 위상학 연구로 1959년 두 번째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위스 제네바대에서 교육심리학자 장 피아제와 함께 일하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수학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한 페퍼트는 1963년 인공지능의 개척자 마빈 민스키의 영입제의를 받고 대서양을 건너 MIT에 자리를 잡았다. 두 사람은 1969년 인공뉴런네트워크에 대한 책 ‘Perceptrons’을 함께 썼다. 페퍼트는 1985년 MIT에서 미디어랩을 열 때 창립 교수진으로 참여해 인식론과 학습, 미래학습 그룹을 이끌었다.

 

1967년 페퍼트는 동료들과 최초의 어린이용 프로그래밍언어인 ‘로고(Logo)’를 만들었다. 로고거북이로봇(Logo turtle)이 명령에 따라 공간을 돌아다니며 그림을 그리는데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수학의 기초를 자연스럽게 습득한다. 1968년 MIT를 찾았다가 아이들이 로고에 몰입해 있는 광경에 깊은 인상을 받은 프로그래머 앨런 케이(Alan Kay)는 1970년 제록스가 세운 팔로알토연구소에 들어간 뒤 테블릿의 원형이 되는 다이나북(Dynabook)을 구상했다. 아이들이 각자 다이나북 갖고 수업을 받는 그의 꿈은 21세기 들어 구현되고 있다.

 

페퍼트는 컴퓨터를 활용한 교육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썼고 제3세계나 소년원 같은 소외된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컴퓨터를 접할 수 있게 힘을 쏟기도 했다. 2006년 베트남에서 열린 수학교육 관련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했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뇌에 큰 부상을 입었고 후유증으로 언어장애가 생겨 오래 재활치료를 했는데 그가 개척한 교육방법론이 적용된 프로그램이었다고 한다.

 

※ 필자소개
강석기. 서울대 화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LG생활건강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동아사이언스에서 기자로 일했다. 2012년 9월부터 프리랜서 작가로 지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강석기의 과학카페』(1~4권, 2012~2015),『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2014)가 있고, 옮긴 책으로 『반물질』(2013), 『가슴이야기』(2014)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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