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당신의 반려동물은 안녕하십니까] ③ 주인과 함께 하는 반려견은 이런 생활을 원한다

통합검색

[당신의 반려동물은 안녕하십니까] ③ 주인과 함께 하는 반려견은 이런 생활을 원한다

2017.01.04 11:00

어쩐 일인지 오늘은 주인의 머리맡에서 알람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이러다 주인이 못 일어나서 회사에 지각하면 어떡하죠? 주인이 회사에서 잘리면 (맛은 없지만 먹는) 제 밥도, 제가 죽고 못 사는 간식도 사라질 겁니다. 아무래도 늦지 않도록 깨워야겠습니다. 이럴 때 쓰는 제 비장의 수가 있거든요.

 

 

밥 주세요! 밥! - GIB 제공
밥 주세요! 밥! - GIB 제공

 

 

① 개밥은 필수, 간식은 선택,

 

하, 결론부터 말하면 주인한테 혼났습니다 ㅠㅠ 일주일만에 돌아온 주말인데 아침에 일찍 깨웠다고요. 제딴에는 애교 부리면서 귀엽게 발바닥을 핥아줬는데…. 그래도 우리 주인은 참 좋은 주인입니다. 말로는 피곤하다며 엄청 궁시렁거려도 일어나서 밥을 챙겨줬거든요. 사료가 들어있는 포장지 소리는 언제 들어도 설렙니다. 부스럭 거리는 저 소리가 꼭 사료라는 법이 없어요. 주인이 포장지를 부스럭거리고 나면 아주 맛난 간식이 나올 때도 있거든요.

 

≫ 사료는 개를 키울 때 가장 중요한 필수품입니다. 사료만 먹어도 영양학적으로 충분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 사료가 좋은 사료일 경우에 말이지요. 우리나라에서 사료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사료관리법’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아닌 가축 산업 위주로 제정됐던 법이라 최근 반려동물 문화 트렌드에는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 최근 반려동물 업계에서는 ‘수제간식’ 붐이 불고 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재료로 만드는 공산품 간식 대신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재료로 정성껏 만드는 간식이라고 설명합니다만, 사료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만큼, 간식에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단미사료(單味飼料)’에 포함되는데, 이를 제조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제조 시설을 갖춰 특별시, 광역시, 도지사, 특별자치도지사에게 등록해야 합니다. 또 사료관리법에서 지정하는대로 자가품질검사를 시행해야 하는데 과연 얼마나 많은 업체들이 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을지 의문입니다(당연히 관계 법령을 잘 지켜 자가품질검사 결과 등을 공개하는 업체도 많이 있습니다).

 

② 기술과 의학을 업고 진화하는 개 용품

 

밥을 먹고 나니 주인이 콧노래를 부르며 욕실로 들어갑니다. 제가 정말 싫어하는 그곳! 욕실에 들어가면 주인이 썩 좋지 않은(제 기준에!) 냄새를 풍기는 샴푸를 제 온몸에 치덕치덕 바르고 더운 물로 씻어냅니다. 주인이 쓰는 것과 다른 냄새가 나는 걸 보면 제 전용이 따로 있는 모양이에요. 다행히 오늘은 제가 욕실로 들어갈 필요가 없는 모양입니다. 휴.

 

욕실에서 나온 주인이 주섬주섬 옷을 입더니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것! 리드줄을 손에 듭니다. 오마이갓. 전 저 리드줄이 정말 좋아요. 처음엔 좀 갑갑했는데 리드줄을 얌전히 차면 주인이 밖에 데리고 나가주거든요. 바깥은 정말 신기한 냄새가 많은 곳이에요! 오늘 주인이 회사 안 간다 싶더니 밝은 낮에 나가나 봅니다. 야호!


≫ 사람이 살면서 많은 물건이 필요하듯, 개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인간과 살면서 본래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하게 됐지요. 대표적인 것이 목욕입니다. 개가 목욕을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인간과 함께 살면서 인간에게 불쾌감(냄새, 시각적 효과)을 덜 주기위해 목욕은 필요합니다. 다만 개의 피부는 인간과 다르기 때문에 개 피부에 맞는 비누가 필요합니다(물론 인간 비누를 써도 멀쩡할 수도 있습니다).

 

≫ 인간의 통제를 위한 목줄, 리드줄, 동물 등록을 위한 인식표, 밥그릇, 장난감 등 개를 위한 용품은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고, 또 계속 진화해 가고 있습니다. 주인의 취향에 맞춰 디자인이 예쁘게 나오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 외에도 개의 피부에 닿아 쓸려도 상처가 나지 않도록 부드러운 가죽이나 천으로 만드는 목줄, 몸줄이 있습니다. 식기의 재료에 따라 턱 아래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을 보고 플라스틱 대신 새로운 재료 – 예를 들면 유리나 도자기 – 로 식기를 만들기도 하지요.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이 되어가면서 점차 고급스럽고, 건강에도 좋은 물품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식기를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턱에 염증이 생기는 반려동물이 있다. 이런 동물의 건강을 위해 내열 유리를 재료로 만들어진 반려동물 식기 ‘오펫’. - 삼광글라스(주) 제공
플라스틱 식기를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턱에 염증이 생기는 반려동물이 있다. 이런 동물의 건강을 위해 내열 유리를 재료로 만들어진 반려동물 식기 ‘오펫’. - 삼광글라스(주) 제공

 

③ 동물병원: 진료를 넘어 복합적인 서비스 공간으로 거듭나다

 

주인의 발걸음에 맞춰 밖으로 나올 때까지만 해도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세상에서 마상에나. 여기는 제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곳일 겁니다! 병원! 병원이라고요! 낯선 사람이 막 만지고, 제 발톱도 맘대로 깎고! 귀에 이상한 것도 집어넣습니다. 그리고는 선심쓰듯 맛있는 간식을 주는 것도 싫어요! 여기 오면 친구들을 여럿 보는 것은 좋지만 그래도 싫은 것은 싫은 거예요.

 

≫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가장 고민을 하게 되는 부분은 동물병원을 선택하는 일입니다. 집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말 못하는 반려동물을 충분히 보살펴 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니까요. 동물병원도 사람 병원과 비슷합니다. 큰 수술을 할 수 있는 2차 병원도 있고, 특정 진료를 잘 보는 전문 병원도 있습니다. 또 특정 동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병원도 있지요.

 

≫ 최근에는 단순히 반려동물을 치료하는 공간을 넘어 새로운 서비스 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미용사가 있는 곳도 있고(이 정도는 이미 너무나 일반적이죠), 주인이 집을 비워 개를 맡길 곳이 없을 때 대신 맡아주는 호텔링 서비스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유사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의사가 있으니 좀더 신뢰하며 반려동물을 맡길 수도 있겠지요. 그 외에도 질병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귀 청소를 하거나, 발톱을 대신 깎아주는 등 주인이 차마 하지 못하는 각종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도 MRI 촬영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동물병원이 이런 설비를 갖추고 있진 않지요. 큰 병이 있는 동물은 동네 병원이 아닌 2차 동물병원을 가야합니다.  - GIB 제공
반려동물도 MRI 촬영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동물병원이 이런 설비를 갖추고 있진 않지요. 큰 병이 있는 동물은 동네 병원이 아닌 2차 동물병원을 가야합니다.  - GIB 제공

④ 애견 운동장: 공간에 목마른 개와 주인의 숨통을 틔워주다

 

후아, 숨막혀 죽는 줄 알았습니다. 역시 의사 선생님은 무서워요. 아무것도 안해도 무섭단 말이에요! 그래도 주인이 병원에서 의젓하게 잘 있었다며 재미있는 곳으로 놀러가자고 했어요. 바로 애견 운동장이에요! 리드줄을 풀고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곳입니다. 운이 좋다면 맘이 맞는 친구를 만나 신나게 뒹굴 수 도 있어요. 그렇게 놀고나면 집에 가서 목욕을 해야겠지만, 나중일은 나중에 생각하려고요!

 

≫ 애견 운동장은 반려견에게 리드줄이 필수가 된 사회에서 개가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만든 공간입니다. 서울시는 무료 애견 운동장을 운영하며, 개인 사업자가 공터에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개와 사람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 있지요. 울타리가 넓게 쳐진 공간이기 때문에 개의 목줄을 풀고 함께 뛰거나 물건을 던져서 가져오게 하기 등 좁은 집안에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신체 활동이 가능합니다. 다만 한 공간에 있는 다른 개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겠지요.

 

≫ 운동장과 유사하지만 조금 다른 서비스 업종도 있습니다. 개를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곳, 애견 카페입니다. 애견 카페는 여러 개들을 만날 수 있어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도 즐겨 찾는 곳입니다. 다만 애견 카페를 관리허는 법령이 아직은 미비합니다. 애견 카페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반 카페와 마찬가지로 요식업 신고를 하면 될 뿐 카페 안에서 키우는 개의 복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영업장 주인에게 맡겨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아무데서나 이렇게 뛰면 큰일납니다. 일단 벌금부터(…). - GIB 제공
우리나라에서 아무데서나 이렇게 뛰면 큰일납니다. 일단 벌금부터(…). - GIB 제공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4 + 9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