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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내정설은 당연, 소송도 불사… 낯 뜨거운 과학계 기관장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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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내정설은 당연, 소송도 불사… 낯 뜨거운 과학계 기관장 선임

2017.01.05 10:25

 

대덕연구단지 전경 - 동아사이언스 자료사진 제공
대덕연구단지 전경 - 동아사이언스 자료사진 제공

“이사회에서 선임된 기관장을 승인하지 않는 사례는 본 적이 없다.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


지난해 12월 23일 기관장 자리에서 물러난 박영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전 원장은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정부와 개인의 기관장자리를 놓고 법정싸움을 벌이는 것.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비롯한 각종 과학기술 분야 공공기관 기관장 자리는 교체 때마다 논란이다. 정부 유력인사와 연줄없이 기관장을 하겠다고 나서면 ‘바보’라는 말까지 들린다.

 

현 정권 초기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냈던 영O대 출신 인사가 기관장에 선임되는데 유리하다는 말이 돌았다. 실제로 영O대 출신 인사 다수가 요직에 올랐다. 그동안은 부동의 강호(?)로 불리는  경O고-서O대를 졸업자, 속칭 ‘KS’ 마크가 있어야 기관장이 되는데 유리하다는 얘기가 정설이었다. 출연연을 포함한 국책연구기관 기관장 자리는 이런 소문들 처럼 정부가 정해진 절차와 관계없이 쥐락펴락하고 있는 것으로 과학계에 알려졌다.

 

●올해 과학계 기관장은 어떻게?

 

올해는 이런 얘기가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25개 출연연 중 상반기 기관장 교체가 예정된 곳만 7곳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3차 공모까지 진행해 겨우 기관장을 구했지만, 보유주식을 백지로 신탁하라는 조건에 부딪혀 임명 6개월도 안돼 중도사퇴했다. 아직 표준연 원장은 공석이다. 원장에 뽑힐 3배수 후보(박상열 표준연 부원장, 김진석 책임연구원, 남승훈 책임연구원)를 놓고 최종 선임 과정에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도 신임원장 공모를 최근 마치고 최종후보 선임과정에 들어갔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9일까지 후보자 공개 공모를 진행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국가보안기술연구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도 모두 상반기 중 원장 임기가 끝난다.

 
하반기에도 국가핵융합연구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재료연구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6개 기관의 원장 임기가 끝난다. 올해 25개 전체 출연연 중 13개의 원장이 바뀌는 셈이다.  미래부 직속기관을 포함, 정부의 입김이 닫는 국책연구기관도 있다. 25개 출연연 상급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도 6월 이사장 임기가 만료된다. 

 

●원장 선임 놓고, 이전투구 또 벌어질까?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새로운 원장을 맞았다. 기존 원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돌연 사퇴했기 때문. 전 원장 사임을 놓고 ‘정부가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기 위해 전임 원장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리고 최순실 국정 농단과 관련된 김모 교수가 후보로 거론되면서 논란이 있었다.

 

앞서 언급한 KISTEP은 박 전 원장의 사퇴 후 법정싸움으로 비화되면서 맘편히 새 원장을 뽑기도 곤란한 상황이 됐다. 자칫 큰 논란으로 번지게 되면, 정권 말기에 미래부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KAIST 상황도 애매하다. 교수협과 수 개월에 걸친 싸움 끝에 사퇴한 KAIST 서남표 전 총장의 뒤를 이어 총장자리에 오른 강성모 현 총장도 2월이면 임기가 공식 종료된다. 이 자리를 놓고 내부 교수출신 3인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 경합에 참여한 신성철 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도 일정에 맞춰 DGIST 총장을 사퇴하는 등 KAIST 총장 선임을 놓고 두 개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이 몸살을 앓는 모양새다. 

 

과학기술계는 언제쯤 이런 ‘라인 인사’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정부 뿐 아니라  ‘서O대 출신이면 된다’ ‘영남 출신이 선출되면 일단 안심이다’, ‘정부와 사이가 좋은 A씨가 기관장이 되어야 한다’며 내부에서부터 줄설 곳을 계산하는 현장의 일부 과학자들의 태도도 스스로 목을 조르고 있다. 과학기술계가 안정돼야 국가 산업이 안정적으로 뻗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잊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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