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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 분노를 부르는 ‘우리 개는 안 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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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09일 13:00 프린트하기

[당신의 반려동물은 안녕하십니까] ⑤ 개 주인의 희노애락 – 노 편

 

‘너 이 노무 시키!’

일단 시작은 유투브에서 사람들의 웃음을 유발하는 동영상으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동영상이야 맘놓고 보면서 깔깔거릴 수 있지만 영상 속 집 주인이 나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저 장면을 보자마자 뒷목을 잡고 넘어가겠지요. 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제가 ‘어차피 못 알아들으니 화내지 말고 필요할 때만 야단을 치는 게 좋다’(관련기사☞[개소리 칼럼 10] 물건을 망가뜨리는 강아지, 어떻게 해야 하나요?)고 이야기합니다만 그게 잘되면 어디 사람인가요? 부처님이나 예수님이겠죠.

 

● 개를 키울 때 가장 화나는 순간 best 3(?)

 

당연하지만 주인이 말하는 것을 못 알아듣고 행동하지 않으면 화가 납니다(가끔은 알아듣는 것이 보이는데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 표정을 목격하고 더욱 뒷목을 잡곤 합니다). 경험과 주변 사람들의 조언+비상식적인 통계(?)를 기반으로 반려견을 키울 때 가장 화나는 순간 best 3를 꼽아봤습니다.

 

① 외출하고 돌아왔는데 집안이 엉망진창일 때

방금까지 영상에서 빵 터진 그런 상황이지요. 개를 두고 나갔다 왔는데 주인이 없는 틈을 타 신나게 뛰어논 개! 쓰레기통을 뒤집어 놓거나 휴지를 뽑아 찢어 놓는 것은 차라리 다행입니다. 쿠션이나 소파의 솜을 다 뽑아내기 시작하면 화도 화지만 어떻게 뒷수습야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개들은 왜 그렇게도 두루마리 휴지를 좋아하는 걸까요? - GIB 제공
개들은 왜 그렇게도 두루마리 휴지를 좋아하는 걸까요? - GIB 제공

 

 

② 주인 몰라보고 다른 사람이 더 좋다고 할 때

아 이거 진짜 섭섭하지요. 먹여주고 재워주는 게 누군데 엉뚱한 사람한테 가서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하는 걸 보고 있자면 기분 참 씁쓸해집니다. 여기에 더해서 주인이 뭔가 하려고 하는데 고개를 돌리거나 심하면 으르렁 거리고 물 때! 여기서 부턴 슬슬 화가 납니다. (사람을 물면 안되는 건 일단 둘째치고라도) 감히 주인을 물어? 이 상황이 오면 우리 개가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닐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③ 아무데나 X 쌀 때


하루동안 쌓인 피로를 흘려보내고,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한 채로 자고 싶어 깨끗하게 목욕을 했습니다.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기분 좋게 나와 침실로 들어가는 데 아뿔싸. 발바닥에 질척함이 느껴집니다. 어둠 너머로 주인을 바라보는 개의 얼굴에서 죄책감과 신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순간적으로 머리끝까지 화가 치솟지만 어쩌겠습니까.

 

사실 개가 피우는 말썽은 ‘怒’라고 하기엔 조금 모자랍니다. 머리 끝까지 화가 나더라도 개의 애교 한 번이면 ‘어휴, 너한테 화를 내서 뭐하겠냐’라는 심정이 드니까요. 정말 화가 나는 경우는 따로 있습니다.

 

 

집안을 어지럽히는 건 몰래 간식을 먹기 위해서 일지도…. - 네이버 웹툰 제공
집안을 어지럽히는 건 몰래 간식을 먹기 위해서 일지도…. - 네이버 웹툰 제공

 

● 역시나 팔은 안으로 굽는 것

 

(※ 이 부분은 전지적 개주인 시점으로 다뤄집니다. 개와 개 주인에게 안 좋은 기억이 있으실 경우 불쾌할 수도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사실 개주인으로써 가장 화가 날 때는 ‘우리 개’에 대해 남들이 왈가왈부할 때입니다. 사실 칭찬을 제외한 나머지 이야기는 모두 고깝게 들리기 마련이지요. ‘어머, 귀여워~’ ‘그놈 참 똘똘하게 생겼네’ ‘털이 너무 곱네요~’ 칭찬의 말은 아무리 들어도 지겹지 않습니다만 듣기 싫은 말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에 의해 화가 나는 경우는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① 외모품평 형: 개가 말랐네, 뚱뚱하네, 크네 작네, 털이 부스스하네 등등...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개인데 옆에서 흉을 보면 ‘우리 개가 어때서요!’라고 반박하고 싶어지는 것이 개 주인의 마음입니다. 아마 외모적인 부분은 굳이 옆에서 지적하지 않아도 주인이 더 잘 알고 있어서일지도 모릅니다. 근데 개 주인이 못생기게 키운 건가요? 흥.

 

② 편견 형: 편견에 의한 어처구니 없는 품평도 개 주인을 화나게 하는 말입니다. 개 품종마다 서로 다른 성격의 경향성이 있는데, 그 경향성을 과도하게 생각하고 편견을 갖습니다. 그리고 눈 앞에 있는 개에게 그대로 대입시키곤 하죠.


“진도개가 그렇게 다른 개를 잘 문다는데, 얘도 그렇죠?”
“아니에요-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우리 개는 안 물어요’라는 말을 정말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저런 상황에서 문다고 대답할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휴.

 

③ 우리 개만 소중해 형: 개를 데리고 돌아다니다 보면 다른 견주와 개들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견주와 마음이 맞아서 친해지기도 하고, 연령이 잘 맞는 개라면 개들이 절친이 돼 주인끼리 번호를 교환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나다 보면 정말 어이없는 견주도 많이 만납니다. 꼼꼼하게 목줄을 하고 산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목줄도 안한 개가 나타납니다. 낯선 개를 처음 만난 우리 개는 바짝 긴장 태세에 들어갑니다. 혹시나 모를 사태에 목줄을 바짝 당겨 잡고 있는데 상대 개 주인이 나타나서 이렇게 말합니다.


“개 좀 진정시켜요- 우리 개 물려고 하잖아요!”


네? 갑툭개는 그쪽인데? 목줄 안 메면 벌금 5만 원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계시는지? 이외에도 반대로 목줄 푼 개가 개를 질색하는 사람한테 가는데(반가워서든 아니든) 멀리서 ‘우리 개는 안 물어요~’라고 여유만만하게 냅두며 화를 부르는 개 주인도 있습니다.

 

정리 하다보니 사실 개와 함께 하다가 화를 내는 것은 개에게 내는 것 보단 개를 상대하는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개 주인들이 하루하루가 지나며 ‘개맘’이 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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