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과학기자의 문화산책] 스마트폰에서 꾸미는 나만의 수족관, ‘어비스리움’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7년 01월 08일 18:00 프린트하기

학교 끝나고 떡볶이집 앞에 있던 오락기 앞에 한 시간씩 서있던 기억이 있다. 100원 짜리 동전을 하나 넣고 하는 ‘스트리트 파이터’가 왜 그리도 재밌게 보였는지. 정작 스스로는 단 한 번도 동전은 넣은 적이 없었지만. 교실에 누군가가 휴대용 게임기(게임보이)를 가져올 때도 어깨 너머로 들여다보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크리스마스 때마다 ‘산타 할아버지,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저도 게임기를 선물로 받고 싶어요’라고 기도했지만 산타 할아버지는 단 한번도 그 소원을 들어준 적이 없었다.

 

● 스마트폰으로 이룬 ‘휴대용 게임기’를 갖고 싶다는 소원

 

본격적으로 게임을 접한 것은 가정에 컴퓨터가 보급되던 때였다. 윈도우 3.1에 깔려있던 지뢰찾기는 어쩜 그리도 재밌던지. 그렇게 취미 ‘게임’이 시작됐다. 온갖 PC게임(주로 온라인 RPG)을 섭렵했지만(주로 몰컴) 기자가 여전히 넘기 어려운 벽이 있었으니 그것은 휴대용 게임기였다. 초등학교를 지나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휴대폰이 학생들한테도 보급되기 시작했지만 그 때도 기자는 휴대폰을 갖지 못했었다. 쉬는 시간이면 친구들의 폰(당시에 혁신적이었던 디자인인 폴더폰!)을 빌려 게임을 했더랬다. 컴투스의 붕어빵 타이쿤과 줄넘기가 당시 모바일 게임의 양대 산맥이었는데 빌려하는 주제에 기록은 최고였다.

 

스마트폰이 보급되자 산타 할아버지에게 20년 전 빌었던 소원이 이뤄졌다. 휴대용 컴퓨터가 된 스마트폰은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줬고, 새로운 게임 시장이 생겨났다. 초대형 게임 개발사에서 1인 개발자까지 너도나도 스마트폰 게임앱에 뛰어들었다. 2013년 2조 3000억 원 수준이었던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성장을 거듭해 2015년에 5조 6847억 원 규모가 됐다(2015년 기준 전세계 적으로 약 29조 억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됐다).

 

시장이 큰 만큼 게임의 종류 역시 섣불리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화면 전체가 터치되는 것을 이용하면 게임을 조작하는데 있어서 거의 모든 행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키보드처럼 입력을 할 수도 있고, 마우스처럼 클릭할 수도 있다. 게임기의 방향키도, 조이스틱 느낌도 가능하다. 자이로 기능을 이용해 운전대처럼 직접 컨트롤도 할 수 있다. 아마도 발로 밟는 게 아닌 이상 현존하는 모든 게임기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명령 입력 방식을 고민하기 위해 개발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있을 것이다.

 

● 화면을 두드리는 게임 ‘어비스리움’

 

수많은 게임을 하면서 나름대로 세운 기준이 있다. 고해상도 그래픽이 필요한 게임은 컴퓨터에서, 짧은 시간에 가볍게 할 수 있는 게임은 스마트폰에서다. 특히 기자는 온라인 RPG에서 이미지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모바일 게임은 아직까지 PC의 그래픽을 따라가지 못한다. 컴퓨터용 온라인 RPG가 주는 섬세한 조작을 아직 스마트폰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있고(기자가 최근까지 하던 온라인 RPG는 블레이드&소울인데, 스마트폰에서 아직 그정도 구현을 따라가는 건 무리다).

 

스마트폰에서는 하는 게임은 주로 육성, 퍼즐 게임이다. 가장 애정하는 게임제작자는 킹(King)사. 전국민이 애니팡에 열광할 때 기자는 캔디크러시를 즐겼다. 캔디크러시(사가, 젤리, 소다), 블러썸 블래스트, 슬라이더 두비, 팜히어로슈퍼 등 하나같이 비슷한듯 다른 게임을 어찌나 재밌게 내놓던지. 어떤 휴대폰에서든 렉없이 돌아가도록 최적화를 잘 한 것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같은 의미로 애니팡은 전반적으로 너무 느려서 결국 정착 못했다). 그 외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드래곤 플라이트(날개 친구 하실 분?)역시 짧은 시간에 쏠쏠하게 하고있다.

 

 

abyssrium.com 제공
abyssrium.com 제공

그리고 오늘, 기자와 비슷한 게임 취향을 가진 독자여러분께 이 게임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이들 팩토리(IDEL Idea Factory)에서 출시한 ‘어비스리움 (Abyssrium)’이다. 기자가 추구하는 스마트폰 게임답게 게임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손가락으로 ‘톡톡’ 치기만 하면 된다, ‘아무 곳이나’. 스마트폰으로 이리저리 캐릭터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많이 봤지만 톡톡 치는 걸로 게임이 가능하게 하는 것은 처음 봤다. 알자마자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무릎을 탁 쳤다.

 

어비스리움은 나만의 수족관을 만드는 육성 게임의 일종이다. 아주아주아주 깊은 곳을 뜻하는 ‘abyss(=심연)’과 ‘aquarium(=수족관)’을 합쳐 게임 제목을 지었다. 깊은 바닷속 저 먼 곳에 외로운 산호석이 사는데,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생명력을 소진해 친구들을 만든다는 스토리로 시작된다. 이 산호석을 각종 산호와 예쁜 물고기로 꾸미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다. 스토리에서 알 수 있듯 산호를 성장시키고 물고기를 탄생할 때 쓰이는 생명력을 모으는 것이 관건. 게임 실행 화면 아무 곳이나 두드리면 생명력이 올라간다. 혹시 카페나 지하철에서 멍하니 스마트폰을 두드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이 게임을 즐겨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 진지진지 열매를 먹지 않더라도 지적하고 싶은 딱 한 가지

 

바다와 산호, 물고기라는 조합은 과학 기자에게 진지진지 열매를 먹고 달려들게 하지만 사실 게임인 시점에서 이렇게 달려들면 스스로 패배할 뿐이다. 게임에서는 수많은 물고기 종류가 등장한다. 심지어 이렇게 수많은 물고기들이 대부분 ‘진짜’ 현존하는 물고기들이다. 진실이 95개이고 5개만 거짓이라면 사람들은 백이면 백 다 속는다는데, 기자도 처음에 깜박 속을 뻔 했을 정도로 현존하는 물고기 종류 구현이 잘 돼 있다. 몇 종류 소개해볼까 한다.

 

 

지난 해 ‘도리를 찾아서’의 주인공이었던 블루탱 - 위키미디어(왼쪽), 어비스리움(오른쪽) 제공
지난 해 ‘도리를 찾아서’의 주인공이었던 블루탱 - 위키미디어(왼쪽), 어비스리움(오른쪽) 제공

 

머리부터 꼬리까지 색이 변하는 것이 매력적인 파이어고비 - 위키미디어(왼쪽), 어비스리움(오른쪽) 제공
머리부터 꼬리까지 색이 변하는 것이 매력적인 파이어고비 - 위키미디어(왼쪽), 어비스리움(오른쪽) 제공

 

임페리얼 엔젤 - 위키미디어(왼쪽), 어비스리움(오른쪽) 제공
임페리얼 엔젤 - 위키미디어(왼쪽), 어비스리움(오른쪽) 제공

이 물고기들 중 기자가 깜박 속을 뻔한 가장 대표적인 물고기는 ‘니모’로 잘 알려진 흰동가리다. 크라운(clown)이라고 부르는데 게임 내에 총 5종류의 흰동가리가 등장한다 (5종류가 보이지 않은 분들은 히든 피쉬를 찾는 공략을 찾아보길 권장한다). 혼자 속아 씩씩 거렸던 것은 그 중에서도 블루 크라운. 상식선에서 분명 실제 있는 물고기는 아닐 것으로 예상을 했는데 구글 검색에 나온 게 원인이다 (물론 곧 정신을 차리긴 했다).

 

 

얼핏 봤다가 하마터면 깜박 속을 뻔. 포토샵으로 색을 바꾼 흰동가리다. 본래 색은 붉은색.  - MaestroRami(핀터레스트, 왼쪽), 어비스리움(오른쪽) 제공
얼핏 봤다가 하마터면 깜박 속을 뻔. 왼쪽은 포토샵으로 색을 바꾼 흰동가리다. 본래 색은 붉은색.  - MaestroRami(핀터레스트, 왼쪽), 어비스리움(오른쪽) 제공

 

게임의 재미를 위해 실제와 허구 물고기가 섞여있다는 건 이해가 되지만, 진지진지 열매를 먹고 싶은 부분이 딱 하나 있다. 바로 게임의 주인공 ‘산호석’이다. 앞서 간단히 설명했지만 산호석은 깊은 바다속에 있는 혼자 외롭게 사는 바위다. 이 이름을 산호석 대신 산호초로 했으면 어떨까 하는 작은 아쉬움이 있다. 게임 속 산호석은 보고 있으면 작은 섬처럼 보이는데, 바로 산호초가 이런 섬 형태로 존재한다. 자포동물인 산호의 외골격 껍질이 남아 쌓여 이루는 형태다. 산호석이라는 단어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산호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암석의 종류 중 하나다) 이왕 섬 형태라면 산호초라고 하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은, 진지요정의 생각이다.

 

어비스리움은 출시 첫 주 애플 앱스토어에서 게임 부문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구글 스토어에서도 순위권에 있었다). 겜덕인 기자가 주고 싶은 별은 ★★★★☆. 아기자기한 재미가 충분하고, 결제를 하지 않아도 최대 30초 짜리 광고를 보면 과금 유저처럼 즐길 수 있다 (물론 과금을 하면 좀더 편하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게이머가 광고를 보게 하는 능력은 그 어떤 게임보다 훌륭하지 않을까 싶다. 별 1개를 뺀 이유는 장기적인 부분에서다. 산호석의 스토리는 흥미롭고, 등장하는 물고기도 하나같이 예쁘지만 어느 정도 이상 수집하게 되면 질린다. 개발사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도 흥미롭다.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7년 01월 08일 18:00 프린트하기

혼자보기 아까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해 보세요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15 + 4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