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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맞이하기 전 개는 어떤 주인을 떠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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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11일 13:00 프린트하기

[당신의 반려동물은 안녕하십니까] ⑥ 개 주인의 희노애락 – 애 편

 

개를 키우면 눈물 쏟을 일이 한 가지 더 늘어납니다. 기뻐서 흘리는 눈물이 아닙니다. 마침 ‘개 주인의 희노애락 – 애 편’을 쓸 차례니 이런 이야기를 하기 적절한 시점인 듯합니다.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꼭 이야기해보고 싶었거든요.

 

● 인간 보다 짧은 수명…외면할 수 없는 동물 장묘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 수명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100세 시대라고 하지요. 사람 의료 기술만 발달한 것이 아닙니다. 덩달아 동물 의료도 진화하고 있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타고난 수명을 어찌할 수는 없습니다. 일본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4년 개의 평균 수명은 13.2세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동물병원에서 사망한 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인데, 같은 방법으로 조사했던 1990년과 비교해 무려 1.5배나 증가한 숫자라고 합니다.


동물병원에서 사망하는 경우는 아무래도 질병이나 사고에 의한 사고사가 많을테고, 실제로 장수를 누리고 집에서 잠들 듯 세상을 뜨는 개도 많음을 생각하면 인간의 보살핌을 받고 살아가는 개는 대략 15년 (길게는 20년 넘게 사는 개도 있다고 합니다) 정도는 함께 살아갈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15~20년. 길면 길다고 할 시간입니다. 제대로 걸음도 걷지 못하던 인간 아기가 성인이 돼서 제 몫을 할 무렵이면, 개는 천수를 누리고 세상을 뜨는 셈입니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가지는 근본적인 공포는 여기에 있을 겁니다. 주먹만한 갓난 강아지 시절부터 함께해 왔는데, 항상 주인만 알았던 충실한 개가 영원히 떠나는 상황. 머릿속으로 막연히 상상하지만 막상 닥치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울게 될 그런 상황 말이지요.

 

 

그럼 가족이 여럿인 우리 집 개님은 대체 몇 번을 여기에 나와야 하는 것일까!
그럼 가족이 여럿인 우리 집 개님은 대체 몇 번을 여기에 나와야 하는 것일까!

이 때를 대비해, 혹은 지난 뒤 개 주인들은 많은 선택을 합니다. 개가 죽기 전 새로운 강아지를 들일 수도 있고, 죽은 개와 똑 닮은 개를 찾아다니기도 합니다. 혹은 떠난 개를 생각하며, 다시는 개를 안 키우겠다고 다짐하기도 하지요. 사실 이런 다짐은 아주 개인적인 감정입니다. 오로지 개를 키우는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지요. 하지만 사랑하는 개가 죽었을 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과연 죽은 개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 그것이 문제지요.

 

※ 주의: 이 다음부터는 동물 사체에 대한 냉정한 시선이 들어가있습니다. ‘우리 소중한 개를 폐기물이라고 칭하다니!’같은 감상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동물 사체를 처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경우에 따라 나뉘어집니다. 동물병원에서 죽었을 때와 그 외의 장소에서 죽었을 때지요. 동물병원에서 죽었을 때는 소각이 원칙입니다. 동물이 아파서 병원에 왔다고 간주, 혹시 모를 감염 (감염이 사인이 아니더라도!) 등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다른 의료 소비재처럼 소각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보통 동물병원과 연계된 업체에서 화장을 하게 됩니다. 개가 죽어 동물병원에 처리를 문의해도 이와 유사한 과정이 진행됩니다.

 

동물병원이 아닌 장소에서 죽었을 때는 똑같은 죽음이지만 종류가 달라집니다. 동물병원에서 죽은 동물이 의료폐기물이었다면 다른 장소에서 죽은 동물은 생활폐기물입니다. 생활폐기물이라는 말은 일반 쓰레기와 같이 취급해도 된다는 뜻이 됩니다. 냉정하게 말해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담아 배출해도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십수년을 함께 정을 나눈 동물의 마지막을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린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다른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본인이 소유한 땅에 1m 이상 깊이로 깊게 묻는 겁니다. 집안 소유의 선산이 있다면 가능한 방법일 겁니다 (산이나 공원이나 아파트의 화단은 당연히 안됩니다). 정원이 딸린 주택도 경우에 따라서는 가능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도시 아파트에 사는 대다수의 현대인들에게는 불가능한 처리 방법일 겁니다.

 

 

GIB 제공
GIB 제공

 

마지막 한 가지는 전문 장묘업체에 맡기는 겁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식으로 등록된 업체를 동물보호관리시스템(http://animal.g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총 22곳의 반려동물 장묘 업체가 등록돼 있습니다. 주로 화장으로 진행되는 만큼 도심 외곽에 자리하고 있는데, 동물의 사체 이동까지 서비스합니다. 물론 서비스 정도에 따라 가격은 십수만원부터 기백만 원 대까지 다양합니다.

 

● 첫 주인을 떠올리며 계속 같은 자리를 계속 맴돈다

 

주인과 함께 천수를 누리고 죽은 반려견은 죽은 뒤에도 주인이 챙기겠지만 버려진 동물은 어떨까요. 유기돼 동물보호소에 들어온 반려동물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돼 공고에 올라갑니다. 10일간의 공고를 거친 뒤 입양 절차에 들어가는데, 이 기간마저 지나면 안락사 절차를 밟게 됩니다. 안락사 후 사체는 수거해 의료폐기물처럼 소각하게 됩니다.


아직 수명이 많이 남았을 동물을 보호소에서 끝까지 보살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주인이 찾을 수 있도록, 혹은 새로운 주인을 만날 수 있도록 기다리지만 보호시설에 수용할 수 있는 동물 수는 한계가 있습니다.

 

매년 8만~10만 마리에 가까운 동물이 유기되는데, 이들을 모두 수용하고 키울 수는 없으니까요. 심한 질병이 있거나 지나치게 사나워 새주인을 만날 가능성이 없는 동물 위주로 안락사를 진행해 보지만 결국 새주인을 만나지 못하는 많은 동물에게 기다리는 것은 죽음 뿐입니다.


유기동물에게 잔인한 것은 안락사 뿐만이 아닙니다. 어쩌면 안락사로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보다 주인에게 버려지는 그 순간이 반려동물에게는 더 충격적인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지나치게 감상적인 생각이라고 하실지 모릅니다만, 개와 지내 본 사람은 압니다. 그들이 보내는 한 점의 의심도 없는 눈을요.  

 

GIB 제공
GIB 제공


고양이는 아주 조금 나을지도 모릅니다. 고양이는 아직 인간에게 덜 길들여졌기 때문에, 개만큼 모든 개체가 무조건 인간에게 의지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일부 고양이가 여전히 도시야생동물로 살아남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야생동물로 살아봤자, 길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고작 2~3년 밖에 안됩니다.

 

버려진 개는 끊임없이 주인을 기다립니다. 유기견을 입양한 한 개 주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개에게 첫 번째 주인은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 같아요.

유기견을 입양한 뒤 온 가족이 사랑을 퍼부어 주지만,

이 개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첫 주인이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산책을 하다가 특정 옷차림을 한 사람만 있으면 달려가서 확인을 해요.

아마도 첫 주인이 그런 옷차림을 즐겨 입었나봐요.

 

 

 

개는 주인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보입니다. 개를 버리기로 마음먹고 어디론가 데려가는 그 순간에도 주인이 좋고, 함께 나가는 것이 좋다며 꼬리를 흔들지요. 그리고 그 자리에 남겨두고 간 주인을 끝없이 기다립니다. 떠돌이 개가 항상 비슷한 위치에서 보이는 것은 바로 그 이유입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사실 찾아오지 않을) 주인을 기다리기 위해서 말이지요. 과연 ‘나 말고 좋은 주인을 만나’라는 사람들은 개가 자신을 평생 기다리다 죽는다는 사실을 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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