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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휴리스틱’으로 교통 신호 체계 최적화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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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 07일 18:20 프린트하기

휴리스틱(Heuristics)이란 주로 심리학, 경제학, 인공지능 분야에서 사용하는 의사결정 기법 중 하나입니다. 생소하거나 어려운 문제 상황을 직면했을 때 ‘경험적 지식’을 바탕으로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하는 전략을 세워 문제 해결의 지름길을 제공합니다. 어떤 사안이나 상황을 엄밀하게 분석하기보다, 제한된 정보를 근거로 직관적인 결론을 도출해내는 방법입니다. 우리말로는 다양하게 번역되지만, 본지에서는 ‘발견술’이라고 쓰겠습니다.

 

● 수학자로부터 출발한 ‘발견술’

 

발견술은 주로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적 데이터를 근거로, 새로운 결론을 이끌어 낼 때 쓰이는 의사결정 방법 중 하나이다. - GIB 제공
발견술은 주로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적 데이터를 근거로, 새로운 결론을 이끌어 낼 때 쓰이는 의사결정 방법 중 하나이다. - GIB 제공

엄밀하기라면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수학자가, 발견술을 사용했다니요. 그런데 놀랍게도 발견술의 ‘시작’은 꽤 오래 전 수학자로부터 출발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유클리드가 가장 먼저 이 발견술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물론 발견술이란 용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한 건 아니지만, 그 개념이 일맥상통합니다. 그 뒤로도 수학자 파푸스, 데카르트, 라이프니츠 등이 이 개념에 관심을 보였고, 18세기 체코의 수학자 베르나르트 볼차노가 자신의 저서에서 꽤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그러다 19세기 스코틀랜드의 철학자 윌리엄 해밀턴 경이 논리학에서 다루는 발견 문제를 푸는 해결 방법으로 ‘휴리스틱’이라는 이름을 처음 붙여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로 넘어와 가장 먼저 문제 해결 방법에 발견술을 적용한 수학자는 헝가리의 수학자 조지 폴리아입니다. 그는 1954년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기계적인 알고리듬 풀이법이 아닌, 생각의 꼬리를 물어 결론을 도출하는 발견술을 가르쳤습니다. 

 

이처럼 발견술의 목표는 발견하는 방법과 규칙을 논리에 따라 정리하고 연구하는 데 있습니다. 발견술은 알고리듬 방식(ex. 이차방정식 문제는 근의 공식과 같은 대표적인 이차방정식용 알고리듬을 사용해야 한다)과 달리 하나의 풀이법을 연산, 대수, 기하, 측정 네 영역 어디에도 적용할 수 있어 수학자나 논리학자들이 연구에 종종 활용하기도 합니다. 

 

● 최적화된 교통 신호 체계란?

 

교차로의 교통량이나 통행량에 따라 신호 주기가 결정되지 않으면, 운전자나 보행자가 불편을 겪을 수 있다. - GIB 제공
교차로의 교통량이나 통행량에 따라 신호 주기가 결정되지 않으면, 운전자나 보행자가 불편을 겪을 수 있다. - GIB 제공

교통량과 신호 체계가 최적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운전자나 보행자가 불편을 겪는 건 물론, 상습 정체 구간이라는 불명예도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전자 입장에서는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에 신호가 턱없이 짧으면 안 막히는 시간에도 4~5번을 기다려야 건널 수 있어 불편하고, 보행자 입장에서는 교통량이 적은 교차로에 신호가 길면 신호위반의 유혹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제 이런 문제를 수학으로 해결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최근 독일 만하임대 수학과 지모네 고틀리히 교수와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컴퓨터 과학 연구센터의 안드레아스 포치카 박사는 발견술로 기존의 ‘교통 신호 체계’를 분석하고, 주로 이산수학을 활용해 교차로에서 교통량에 따라 교통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최적화된 신호 체계를 설정하는 새 수학 모델을 발표했습니다.

 

☞ 이산수학이란? 점이나 선분, 그리고 자연수 등 원소의 개수를 셀 수 있는 집합에 대해 정의된 학문을 말합니다. 이산수학에는 조합론, 그래프이론, 암호이론, 알고리듬 분석 등이 속합니다. 이산수학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한 수학적 지식 없이 순수한 수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해를 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고틀리히 교수와 포치카 박사의 연구도 이러한 이산수학의 가장 큰 특징을 살려, ‘발견술’ 개념을 활용한 것입니다.  

 

교통 관련 수학 모델링은 1950년대부터 여러 수학자가 관심을 두고 연구를 이어온 분야입니다. 이 논문은 ‘시암저널 과학컴퓨팅’ 2월호에 실렸습니다.   

 

통행량이 많거나, 도로 구조가 복잡할 수록 수학으로 현상을 나타낼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 GIB 제공
통행량이 많거나, 도로 구조가 복잡할 수록 수학으로 현상을 나타낼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 GIB 제공

신호 체계를 설정하려면, 가장 먼저 해당 교차로의 교통량을 분석해야 합니다. 그런데 도로 위는 늘 돌발 상황이 끊이지 않는데다가 고려해야 하는 시간은 연속적이지만, 교통 체증과 같은 비선형 현상이 종종 일어나는 복잡한 구조입니다. 고틀리히 교수는 “유체 흐름을 나타내는 방정식을 이용해 도로 위 교통 상황을 재현하도록 방정식을 설계하면, 정체 현상과 같은 비선형 현상을 예측해 이를 수치로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선형 현상을 아주아주 일반화하여(수학적 잣대로 엄밀하게 따지면 약간의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돌발 상황이 없는 도로에서 A-B 구간을 차량C가 속 60km로 달린다고 가정 하면, 이것은 선형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차량의 이동속도를 그래프로 나타낸다면, 직선으로 표현할 수 있지요. 
반면 도로에서 ‘교통 체증’과 같은 돌발 상황을 고려하면, 도로 위 차량의 속도가 예측 불가능하게 달라집니다. 같은 A-B 구간을 달린다고 해도, 교통량에 따라 차량C의 속도는 최소 0km까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차량의 이동속도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이 경우는 하나의 직선 위에 표현 할 수 없습니다. 상항에 따라 곡선 어떨 땐 점선으로 표현되기도 하지요. 이런 현상을 비선형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용어설명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를 적은 것이지, 연구팀의 연구와는 무관합니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보다 복잡하며, 보다 고차원적인 개념을 활용했습니다.

 

연구팀은 쌍곡선 편미분 방정식을 기초로 신호 주기에 따라 달라지는 교통량을 예측하는 수학 모델을 설계했고, 여기에 비선형 현상까지 자연스럽게 나타내기 위해 ‘시간’ 요소와 ‘위치’ 요소를 따로 고려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포치카 박사는 “기존 모델과의 차별점은 발견술 개념을 도입해 불규칙한 일상생활 속 현상과 최대한 비슷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도록 한 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 예측 모델을 이용하면, 교차로마다 알맞은 신호 주기를 계산할 수 있다. - GIB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새 예측 모델을 이용하면, 교차로마다 알맞은 신호 주기를 계산할 수 있다. - GIB 제공

연구팀의 새 예측 모델을 이용하면 불규칙하면서 연속적인 교통 흐름을 수치화 해 상황이 다른 교차로마다 빨간불 또는 초록불 신호의 적절한 ‘주기’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발견술은 때때로 경험적 데이터를 이용해 해결해야 하는 수학 문제의 새 결론을 이끌어 내는 데에도 쓰입니다.  

 

앞으로는 적절한 신호 주기를 찾아, 신호 체계를 최적화하는 것만으로도 교통 체증을 완화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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