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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드웍스월드2017에서 4차 산업혁명을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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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드웍스월드2017에서 4차 산업혁명을 엿보다

2017.02.14 14:00

한국 산업계에서 근래에 가장 유행하는 말은 아마 ‘4차 산업혁명’일 것입니다. 최근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등 대선주자까지 4차 산업혁명을 어젠다로 내세울 정도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란 증기기관(1차), 전기에너지(2차), 정보화(3차) 산업혁명 이후 도래할 새로운 산업계의 거대한 변화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등이 4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기반 기술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난주 미국 LA에서 열린 ‘솔리드웍스 월드 2017’에서 다른 의미의 4차 산업혁명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솔리드웍스는 다쏘시시스템라는 회사의 3D 캐드 소프트웨어로, 이 행사는 세계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참석하는 컨퍼런스 겸 전시회입니다.

 

그 동안 소프트웨어 중심으로만 IT세상을 봐왔던 저로서는 배우는 것이 많은 자리였습니다.


우선 전시회에 출품된 다수의 3D 프린터를 보면서, 거대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3D 프린터는 주로 제품의 디자인 평가를 위한 ‘목업(Mockup)’을 쉽게 만드는 용도였습니다. 3D 캐드로 디자인한 제품을 실물 모양으로 빠르게 만들어 보고, 수정할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는 용도죠.


그러나 3D 프린터가 다양한 소재를 커버할 수 있게 됐고, 프린트 속도도 향샹되면서 ‘목업’을 넘어 실제 제품을 3D 프린터로 만드는 시대가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D 프린터가 생산설비 또는 공장이 되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생산의 민주화라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제품 생산이 공장의 몫입니다. 자본을 투자해 특정 지역에 설립된 공장에서 제품이 만들어지면, 전 세계로 팔립니다. 무역과 세계화란 이런 시스템에 기반한 것입니다.


하지만 3D 프린터가 발전해 직접적으로 제품 생산을 담당할 수 있게 되고, 보편화 된다면 어디서든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설비와 노동력을 위한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없고, 3D 프린터만 있으면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설계 데이터만 있으면 가정이나 근처 3D 프린터방(?)과 같은 곳에서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가정해보죠. 수출과 수입이라는 것이 필요없어집니다. 온라인으로 필요한 제품 설계 데이터를 구매하면, 근처 3D 프린터가 생산합니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 디자인을 구매하는 시대를 상상을 해봅니다.

 

3D 프린터로 만든 안경테
3D 프린터로 만든 안경테

또 3차 산업혁명까지는 소품종 대량생산이냐 다품종 소량생산이냐를 두고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완전 개인화된 제품 생산이 가능합니다. 설계 데이터를 수정해서 프린터하기만 하면 되니까요.


여기에 누구나 CAD와 같은 기술을 이용해 제품을 설계할 수 있다면 자급자족 시대로 되돌아갈지도 모릅니다. 가정내에서 필요한 제품을 직접 설계해 3D 프린터로 만들어 쓰는 것입니다.


솔리드웍스는 ‘디자인 민주화’를 주창합니다. 초등학생들도 제품을 설계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를 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4차 산업혁명이란 산업을 무너뜨리는 혁명인지도 모릅니다.


솔리드웍스월드 2017에서 볼 수 있었던 또 하나의 큰 변화는 VR/AR입니다. VR/AR이 아직 게임 등 콘텐츠 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술인데, 이제 제조생산 과정에도 이 기술들이 사용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품 설계자는 궁극적으로 사용자의 경험을 만드는 일을 하는데, 종이위에 도면을 그리거나, 컴퓨터 모니터 화면으로 설계를 할 때는 사용자의 경험을 상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VR이나 AR 기술은 설계자가 사용자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설계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자 설계자는 설계 단계에서 직접 차를 타보는 경험을 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기술들은 많은 것을 바꿔놓을 것입니다. 세계화 흐름에도 변화가 올 것이고, 공장과 생산 일자리는 상당부문 줄어들 것입니다. 제품의 유통 과정도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정치인들이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 국가적 차원에서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변화에 대한 이해 없이 ‘스마트’한 이미지만 주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흐르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 필자소개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심재석 기자는 IT전문기자 모임인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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