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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쓰레기 섬 생긴 진짜 이유, 드디어 밝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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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3월 02일 18:00 프린트하기

우리가 무심코 버린 일회용품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나 그 주변에 사는 동물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펠리칸이나 거북, 펭귄 위 속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옵니다.

 

태평양 한 가운데 플라스틱 섬이 생길 정도로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 생태계에 커다란 재앙이다.  - GIB 제공
태평양 한 가운데 플라스틱 섬이 생길 정도로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 생태계에 커다란 재앙이다.  - GIB 제공

● 플라스틱 쓰레기, 얼마나 많길래?

 

호주 연방과학원(CSIRO) 연구팀에 따르면 1962~2012년 호주 남동쪽 타스만해에 사는 알바트로스, 갈매기, 펭귄과 같은 해양 조류 186종의 위를 조사한 결과, 평균적으로 개체의 59%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됐다고 합니다.

 

1960년대 조사 결과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 발견 비율이 5%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80%를 넘었고,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2050년에는 플라스틱을 먹은 해양 조류가 99.8%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어쩌면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아질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분포를 보여주는 해양 지도. 왼쪽부터 작은 미세플라스틱, 큰 미세플라스틱, 중간플라스틱, 거대플라스틱이다. 개수를 나타내는 지도로 미세플라스틱이 대부분이고 해류의 영향으로 북반구와 남반구의 중위도 지역에 집중돼 있다. 아래 파란색 점 하나는 100억 개를 뜻한다. 맨 아래 노란색 숫자는 1000t 단위다. - 네이처 제공
플라스틱 쓰레기의 분포를 보여주는 해양 지도. 왼쪽부터 작은 미세플라스틱, 큰 미세플라스틱, 중간플라스틱, 거대플라스틱이다. 개수를 나타내는 지도로 미세플라스틱이 대부분이고 해류의 영향으로 북반구와 남반구의 중위도 지역에 집중돼 있다. 아래 파란색 점 하나는 100억 개를 뜻한다. 맨 아래 노란색 숫자는 1000t 단위다. - 네이처 제공

바다 근처에 사는 동물들이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 무심코 삼키는 일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바다로 흘러 들어오는 플라스틱 쓰레기 양이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 연구에 참여한 반 세빌리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박사는 “실제로 쓰레기가 유독 많은 태평양 중앙의 플라스틱 섬이라고 알려진 영역 (한반도 면적의 약 2배 넓이라고 합니다)에는 동물이 거의 살지 않는다”며 “호주 남쪽 바다와 같이 플라스틱 쓰레기가 꽤 많이 발견되는 지역 (아래 지도에서 파란 동그라미 이상)에 사는 해양 조류들은 10마리 중 8~9마리 뱃속에 플라스틱이 들어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했습니다.

 

호주 연구진은 바닷새 대부분의 위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 호주 연방과학원(CSIRO) 제공
호주 연구진은 바닷새 대부분의 위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 호주 연방과학원(CSIRO) 제공

아래 세계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 농도를 나타낸 지도를 살펴보면 상황의 심각성을 더욱 실감할 수 있습니다.

 

250명의 해양과학자들이 참여한 맬러스피나 해양 프로젝트( Malaspina expedition) 국제 연구팀은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442개 지역의 플라스틱 농도를 조사해 지도 위에 나타냈다.   - Cozar, A., et al. 제공
250명의 해양과학자들이 참여한 맬러스피나 해양 프로젝트( Malaspina expedition) 국제 연구팀은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442개 지역의 플라스틱 농도를 조사해 지도 위에 나타냈다.   - Cozar, A., et al. 제공

● 눈에 보이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문제

 

둥둥 떠다니는 플라스틱 물병보다 유리 구슬처럼 반짝이는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문제다. - IUCN report/ Photo : Race for water/Christophe Launay 제공
둥둥 떠다니는 플라스틱 물병보다 유리 구슬처럼 반짝이는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문제다. - IUCN report/ Photo : Race for water/Christophe Launay 제공

그런데 비닐봉지나 물병, 뚜껑, 빨대, 일회용 컵과 같은 눈에 보이는 플라스틱 쓰레기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플라스틱 조각 중에서 지름이 5㎜ 이하(세계자연보전연맹 IUCN 기준)인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는 정수 처리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고 하수구를 통해 강으로 바다로 그대로 흘러갑니다. 물속에 둥둥 떠 있어도 사람 눈엔 잘 보이지 않으니 치우기도 어렵지요.

 

더욱 문제가 되는 이유는 바다 생물들이 반짝거리는 이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를 물고기 알과 같은 먹이라고 착각해 주식처럼 먹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5년 여름 일본 도쿄만 지역에서 잡은 멸치 64마리 중 49마리 (77%)의 몸속에서 평균 2.3 조각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된 사례가 지난해 9월 학술지 ‘네이처’에 소개됐습니다.

 

지난 2월 21일, IUCN은 이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와 관련된 최신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바닷속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Primary Microplastics in the Oceans)’ 예비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바다에 버려지는 95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 3분의 1 정도 (약 15~31% 사이)가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입니다. 

 

다나카 고스케 도쿄대 교수팀이 일본 도쿄만에서 직접 채취한 미세 플라스틱 입자들. 각 입자 오른쪽 아래 하얀 막대가 0.5mm(=500um)다.    - 네이처 제공
다나카 고스케 도쿄대 교수팀이 일본 도쿄만에서 직접 채취한 미세 플라스틱 입자들. 각 입자 오른쪽 아래 하얀 막대가 0.5mm(=500um)다.    - 네이처 제공

IUCN은 보고서에서 “북아메리카와 유럽과 같이 비교적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시설이 잘 갖춰진 지역에서도 입자가 작은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는 걸러지지 않고 바다를 오염시킨다”며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이런 미세 플라스틱은 평소 자주 사용하는 일상 용품에도 많이 들어있습니다. 세척력을 강화하는 세안제 속 알갱이나 치약 속에 들어있고, 일부 화장품이나 세탁 세제, 타이어 일부, 심지어 도심 속 먼지 속에도 포함돼 있습니다. 

 

미세 플라스틱을 삼킨 바다 생물들은 섭식 장애를 동반한 장폐색증을 앓거나, 심각한 경우 죽음으로 이어져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우리가 무심코 사용한 생필품으로 발생한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가 다시 바다로 유입되고, 이렇게 유입된 쓰레기를 먹고 자란 물고기가 다시 우리의 식탁에 오를 확률이 꽤 높아졌다는 사실입니다.    

 

● 플라스틱 섬이 생긴 이유, 수학으로 밝혀 

 

이런 사태 속에서 과학자들이 가만히 있을리 없습니다. 최근 프란시스코 베론 바라(Francisco Beron-Vera) 미국 마이애미대 해양 대기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를 치울 수 있는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연구팀은 바다 표면 위에 떠 있는 작은 구형 물체의 움직임을 예측,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수학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태평양 한 가운데 생긴 플라스틱 섬의 생성 원인으로는 바람과 해류가 꼽힙니다. 또 아열대 환류(북태평양 지역에서 시계방향으로 바닷물이 순환해 생기는 일종의 소용돌이 현상)의 영향으로 쓰레기가 한 곳으로 모였다는 주장이 유력합니다. 

 

☞아열대 환류: 북태평양 지역에서 시계방향으로 바닷물이 순환해 생기는 일종의 소용돌이 현상

 

그 동안 이 주장을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가 없어 논란의 여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을 이용하면 플라스틱 섬이 만들어진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연구팀은 미국 해양대기관리처 (NOAA)가 그 DB를 관리하는 바다 위 GPS 추적용 부표를 활용해 바다 위 플라스틱 쓰레기 이동 경로를 분석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바다 위 부표가 어떤 패턴과 경로로 움직였는지 추적하기 위해 고정형 부표와 각 대양 위의 바람과 해류를 따라 일정 거리를 움직이는 유동형 부표의 위치 정보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여기에 물과 바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소용돌이와 같은 변수도 모두 고려했습니다.

 

모델을 돌려본 결과 한 곳에 고정돼 있는 물질이 아닌, 바다 위를 자유롭게 떠 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현재 플라스틱 섬 위치에 정확하게 모이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을 이끈 베라 교수는 “만약 기존 연구자들의 주장대로 오직 아열대 환류 때문에 발생하는 무역풍이 플라스틱 섬을 만들었다는 결론에 이르려면, 무역풍의 세기가 지금보다 더 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어  “플라스틱 섬이 만들어진 이유를 정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크기, 무게, 각 쓰레기에 작용하는 관성의 크기까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의 수학 모델을 활용하면, 플라스틱 섬과 같은 작은 규모의 쓰레기 섬을 관찰하거나,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는 쓰레기 추적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항공 사고로 바다 위에 흩어진 비행기 파편을 수거하고, 유조선 사고 후 오염 물질을 추적하거나, 발견되지 않은 빙산을 탐사할 때에도 쓰일 전망입니다.   

 
이 논문은 지구물리학 연구지(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지난해 12월 15일자에 수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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