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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노란색, 파란색 중 가장 사고가 덜 나는 택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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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3월 07일 18:00 프린트하기

택시를 탈 때 어떤 기준으로 타시나요? 대부분은 거리에 나가서 가장 먼저 잡히는 빈 차를 탈 테지만 나름 기준이 있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개인 택시만 탄다거나, 콜 택시만 탄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급해서 택시를 탔는데 사고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른 기억이 있다면 더욱 택시를 고르게 되겠지요.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택시 색만 잘 골라도 택시에서 사고를 당할 일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싱가폴국립대와 미국 UC버클리 공동연구진에 따르면 노란색 택시가 사고가 덜 난다고 하네요.

 

● 검은 아스팔트 위에서 눈에 잘 띄는 노란 차

 

운전을 하거나 길을 걷다보면 수많은 차가 지나갑니다. 대부분 흰색부터 검정색 사이의 무채색 차량입니다. 검은 아스팔트와 건물들 사이에서 이런 차량 색상도 도로를 단조롭게 만드는데 한몫하고 있습니다. 그 무채색 무리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는 차들도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빨강, 파랑, 녹색의 버스도 있고, 노랑, 주황, 하늘색으로 도색한 택시도 있습니다. 1997년부터 노란색으로 도색하도록 한 어린이 통학차량도 눈에 들어옵니다.

 

도로에서 단연 눈에 띄는 색은 ‘노란색’ 차입니다. 정 반대되는 색을 옆에 뒀을 때 특정 색이 더 눈에 띄는 관계를 ‘보색’이라고 합니다. 보통 빨강-초록, 파랑-주황과 같은 관계지요. 검은 아스팔트는 무채색이라 보색 관계에 있는 색이 없지만 검은색 사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색은 흰색과 노랑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노랑이 눈에 띄지요. 노랑과 검정이 번갈아 나타나는 무늬가 눈에 띄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설문 조사 결과도 도로에서 노란색이 가장 눈에 띈다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1907년 미국 시카고대에서 진행했던 설문에 따르면 도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색은 노란색이라는 답변이 많았다고 합니다. 당시 택시회사 시카고옐로캡컴퍼니에서 의뢰한 조사였지요. 도로에 어떤 색 택시가 있으면 좋을지를 물었는데, 눈에 잘 띄는 노란 택시였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높았습니다. 당시 시카고에는 포드가 제조한 검은색 (재팬블랙색) 자동차가 대세였거든요.

 

 

뉴욕 시내에서는 노란색 택시가 거리를 누빈다.  - pixabay 제공
뉴욕 시내에서는 노란색 택시가 거리를 누빈다.  - pixabay 제공

 

 

● 노란 차가 파란 차보다 사고가 덜 난다

 

택시가 눈에 띄면 여러 가지 면에서 이득일 겁니다. 같은 택시라도 눈에 덜 띄는 무채색 택시보다 노란 택시가 더 눈에 잘 띄겠지요. 손님이 택시를 금세 알아볼 수 있는 겁니다. 운전을 할 때도 다른 운전자들 눈에 잘 띄어 사고 위험이 줄어들지도 모릅니다. 터널에서 흰색이나 회색 차 혹은 어두운 밤에 검은 차가 눈에 잘 띄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은 것과 반대로 말이지요.

 

싱가폴국립대와 미국UC버클리 공동연구팀은 실제로 노란 택시가 사고가 덜 난다는 것을 통계로 증명했습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싱가폴에서 가장 큰 택시 회사의 택시 운행 기록을 분석했습니다. 이 회사의 택시는 파란색과 노란색 두 가지로 도색해 운행합니다. 택시 운전자의 운전습관, 낮과 밤의 사고 상황, 택시의 앞뒤 어느 곳에서 사고가 났는지 등 여러 요인들을 다각도로 분석했지요.

 

한 달동안 택시 1000대를 운행했을 때 노란 택시가 파란 택시보다 사고가 6.1회 더 적게 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흥미로운 결과는 또 있습니다. 노란 택시와 파란 택시를 모두 운전한 운전기사를 대상으로도 분석했는데, 같은 운전자라도 색깔에 따라 사고율이 달랐습니다. 앞선 결과와 유사하게 노란 택시를 운전했을 때 사고가 6.2회 덜 났지요(한 달, 1000대 운행 기준).

 

이쯤되면 확실히 노란 택시가 다른 운전자에게 눈에 더 잘 띄어서 사고율이 줄어든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단순히 사고율만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사고가 줄어들면 사고를 처리하는 비용도 함께 줄어들 수 있습니다. 택시 사고 1회당 처리 비용이 평균 1000싱가폴달러(약 81만 5000원)이라고 할 때, 이 택시 회사가 보유한 파란 택시 1만 2525대를 노란 택시로 바꾼다면 연간 200만 싱가폴 달러 (약 16억 3000만 원)를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 꽃담황토색, 노란색, 파란색…다양한 우리나라 택시

 

우리나라에서는 택시 색은 의무로 규정돼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굉장히 자유로운 편에 속하지요. 2015년 택시 외관 규제가 대폭 풀려 택시 미터기, 카드 결제기, 자격증, 스티커, 표시등, 빈차 표시 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습니다. 노란색 번호판을 제외하면 택시인지 알아볼 수 없는 카카오블랙 택시도 등장했습니다.

 

다만 택시의 성격, 택시 회사나 지자체 정책에 따라 택시를 도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5년 도입된 전기 택시는 친환경 이미지를 가진 하늘색을 선택했습니다. 모범 택시의 경우 고급차의 상징(?)인 검은색을 사용하지요.

 

한 때 노란 택시가 우리나라를 누비던 시절도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매우 드뭅니다. 한동안 완전히 사라졌다가 2015년 다시 등장했습니다. 한국택시협동조합 ‘COOP’의 택시가 노란색입니다. 서울을 시작으로 포항, 대구에 이어 올해 초 광주광역시에도 노란 택시가 등장했습니다.

 

서울에서는 노란색 대신 눈에 잘 띄는 꽃담황토색 도색을 권장합니다. 2008년 서울시 디자인에 대한 정책이 세워진 뒤부터입니다. 다만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서울시에서 운행 중인 전체 택시 7만 2000대 중 꽃담황토색으로 도색한 택시는 2만 1000대 가량에 불가합니다. 그마저도 대부분은 법인 택시며 개인 택시 중 꽃담황토색으로 도색한 차는 400여 대에 불과합니다.

 

 

 

서울시에서는 꽃담황토색으로 택시를 도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 포커스 뉴스 제공
서울시에서는 꽃담황토색으로 택시를 도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 포커스 뉴스 제공

 

싱가폴과 미국 연구진의 단순계산을 서울시 상황에 맞춰 간단하게 계산해보겠습니다. 노란색(혹은 주황색)으로 도색하지 않은 무채색 택시 5만 1000대를 노랗게 도색할 경우 한 달에 사고가 약 310 건 줄어듭니다. 가벼운 접촉 사고 기준으로, 사고가 났을 때 들어가는 비용을 50만 원이라고만 해도 한 달에 1억 6000만 원이라는 비용이 절약됩니다. 택시 기사들 입장에선 적잖은 비용 절감이 되는 것이죠.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차량의 색과 사고율의 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난 연구는 없습니다. 해외에서는 노란색 택시를 많이 운행하지만, 사실 노란색을 선택했을 당시 이번 연구처럼 사고율을 생각해서 고르진 않았을 겁니다. 1907년에 시카고에서 그랬던 것처럼 눈에 잘 띈다는 것이 이유였겠지요.

 

그리고 이제는 눈에 잘 띄는 것이 어떤 이득이 오는지 과학적인 분석이 등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중교통 정책에서 한 번쯤은 이 점을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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