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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임원이 말하는 ‘코딩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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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임원이 말하는 ‘코딩 교육’

2017.03.22 18:41

베스트셀러 ‘사피언스’를 쓴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의 80~90%는 현재 아이들이 40대가 됐을 때 별로 필요 없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0%가 필요없다고 해도 멘붕(?)인데, 90%나 쓸모 없을 거라니…. 4차 산업혁명과 IT, SW, 미래교육이 화두인 이때에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국내 IT 전문가인 김현정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공공사업부 전무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김현정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공공사업부 전무는 2003년 개발자 툴 제품 마케팅 담당자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한 뒤 여러 팀을 거쳐 현재는 공공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다. -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제공
김현정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공공사업부 전무는 2003년 개발자 툴 제품 마케팅 담당자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한 뒤 여러 팀을 거쳐 현재는 공공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다. -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그래서 MS에는 코딩 관련 어떤 커리큘럼이 있나요?’ 등과 같은 코딩 교육과 관련된 질문이에요. 뭔가 대단히 잘못 알려졌어요. 아무리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됐다고 해도 모두가 개발자나 엔지니어가 될 필요는 없잖아요. 사실, 될 수도 없지요. 사람은 각자 자기가 잘하는 분야가 따로 있고, 재능도, 관심도 다르니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MS에서 운영하는 코딩 교육 프로그램에도 같은 뜻이 담겨있었다. MS에서는 단순 개발자 양성을 위한 과정이 아닌, 아이들이 문제 해결 과정에서 디지털 역량 및 창의성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MS에서 진행하는 코딩 교육 프로그램은 주로 프로그래밍 언어의 기본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따라하기 프로그램(튜토리얼)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어린 학생들도 쉽게 간단한 게임과 윈도우 앱을 만들어 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코두(KODU), 터치디벨롭(TouchDevelop), 코드닷오알지(code.org) 등 프로그램이나 게임 개발하는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중심이다. 
 
특히 코드닷오알지 웹페이지에서는 코딩을 궁금해 하지만 전혀 배워보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MS를 대표하는 게임 ‘마인크래프트’라는 친숙한 소재를 활용해 ‘흥미 유발’과 ‘동기 부여’를 돕는다. 마인크래프트는 다양한 종류의 블록을 쌓아 자신만의 세계를 만드는 게임으로, 가상의 세계를 직접 만들고 탐험할 수 있다. MS는 이런 게임의 특성을 이용해 단순한 코딩 교육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마인크래프트 인 에듀(Minecraft in Education)를 별도로 운영하면서, 역사, 과학, 미술, 영어, 수학 등 다양한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수업 예시를 온라인에 공개하고 있다.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코드닷오알지의 교육용 프로그램의 화면. 오른쪽 블록을 조합하면 게임 속 캐릭터를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 있다. - 코드닷오알지(code.org) 화면 캡쳐 제공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코드닷오알지의 교육용 프로그램의 화면. 오른쪽 블록을 조합하면 게임 속 캐릭터를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 있다. - 코드닷오알지(code.org) 화면 캡쳐 제공

● “여자이기 전에 사람이잖아요”

 

‘얼마나 열심히 산걸까’.

 

그를 만나기 전 그의 배경과 현재의 위치를 듣고 그의 치열했던 삶이 궁금했다. 대기업 여성 임원, 워킹맘, IT계의 내놓으라 하는 여성 전문가 그의 모든 타이틀을 우러러 보며 2시간 가깝게 진행했던 인터뷰 자리에서 기자의 ‘우문’에 그는 모두 무릎을 탁 칠만한 ‘현답’을 내놓았다.

 

“‘여자’인게 왜 문제가 되죠? 아마 제 아버지의 소신덕분인지 몰라도 저는 어려서부터 오빠와 차별 없이 자랐어요. 기대도 차별 없이 한 몸에 듬뿍 받아 가끔 어깨가 무겁기도 했지만, 집에서도 밖에서도 늘 여자인 건 전혀 문제가 안됐어요. 저희 ‘아버지 어록’에 ‘여자이기 전에 사람이다’는 말씀이 있죠. 우린 모두 여자이기 전에 사람이에요.

 

제 학부 전공이 ‘전산학’이었는데, 가끔 안 풀리는 문제 앞에서 ‘아니 같은 등록금 내고 다니고, 쟤네 (주로 남학생들)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게 뭐람?’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 잡았어요. 기본적으로 남성과는 다른 여성의 DNA에 담긴 성향 같은 게 있잖아요. 예를 들어 ‘인내심’이나 '끈기’ 같은 건 (긍정적인 뜻으로) 여자가 독보적인 것 같아요. 어쩔 땐 그런 집요함이 포기하고픈 마음을 누르고 성과를 내기도 하죠.”

 

영화 ‘히든 피겨스’의 한 장면. 주인공 캐서린은 영화 속에서 성차별과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 (주)20세기폭스사 제공
영화 ‘히든 피겨스’의 한 장면. 주인공 캐서린은 영화 속에서 성차별과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 (주)20세기폭스사 제공

 

대화 중 우연히 23일 개봉하는 영화 ‘히든 피겨스’이야기가 나왔다. 영화는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구조와 제도에 가로막혀 끝내 빛을 볼 서 없었던 흑인 신여성 지식인에 대한 이야기다. 혹시 그도 비슷한 환경 (과거 우리나라도 여러 분야 또는 사회 속 남성우월주의 성향이 짙었으니)에서 부당대우를 받았던 적은 없었을까.

 

“근데, 당시에 잘 몰랐던 것 같아요. 그게 부당한 대우인지, 억울한 일인지, 워낙 둔감해서 그런가(웃음)? 평소에도 어떤 일이든 제 손으로 결과를 뒤집을 수 없는 경우라면, 손을 턴 뒤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기는 편이에요.”

 

대한민국 국민의 기본 옵션이 ‘소심함’ 아니었던가. 특유의 ‘쿨내(!)’가 그를 이 자리까지 올라오게 한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 IT업계 24년차, 한 우물만 팠다?

 

미래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양한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IT 업계에서 20여 년, 그는 과거형 인재일까? (거창해 보이니, 한 번 크게 심호흡을 하고) 변하는 사회에 대처할 우리의 자세에 대해 물었다.

 

“제가 큰 틀 안에서 IT 업계에서 쭉-있었던 거지, 지난 시절 맡았던 업무는 다양해요. 처음 업계에 발을 들이고 6년은 개발 업무를 담당했고요, 2년은 서비스 컨설팅 쪽, 그리고 MS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마케팅 업무부터 지금 공공사업부까지 다양한 일을 경험했어요. 결론적으로 같은 업계에 있었지만 ‘반 발짝씩’ 옆으로 이동한 셈이죠.”

 

최근에는 기업 운영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MS도 마찬가지다. - GIB 제공
최근에는 기업 운영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MS도 마찬가지다. - GIB 제공

 

MS 미국 본사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가 없다. 빌 게이츠 MS 회장은 정기적으로 철학자, 인류학자, 미래학자, IT 전문가, 경영전문가, 경제학자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과 끊임없이 소통한다고 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댈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젠 자율전공의 시대잖아요. 곧 고등학교 문‧이과 구분도 사라진대요. 이젠 ‘센스’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이미 ‘개발자’와 ‘마케터’를 한 사람이 하는 시대니까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 몇 만 개의 직업이 사라진다고 벌써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또 몇 만 개의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테니까요. 더 이상 어떤 ‘직업’에 연연해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여차하면 내가 하고 싶은 ‘직업’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올 테니까요.”

 

● 툭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나의 가족, 영원한 나의 멘토

 

김 전무와 이야기하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키워드 하나는 그는 ‘소통의 아이콘’이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줄 때에는 ‘아버지’가, 신입사원 시절 이야기를 들려줄 때에는 ‘맞선임 선배’가, 엄마로서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에는 ‘아들’과 ‘남편’이, 지금은 그를 믿고 따르는 팀원들, 동료들이 그의 멘티이자 멘토였다.

 

그는 “당장 1분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을 살면서, 1년 뒤, 3년 뒤, 5년 뒤를 걱정하는 건 무의미하다”며, “그러니 30~40년 뒤에 없어질 직업을 걱정하며 전전긍긍을 하는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되물었다. 

 

“저희 아버지가 ‘세상엔 각 분야의 전문가가 있지만, 아이는 부모가 기른다’고 하신게 생각납니다. 어쨌든 각 자녀의 미래는 부모 손에 달렸다는 거죠. 아이마다 잘 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다 다를 텐데, 물론 기관의 선생님이 재능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1차적으로는 부모가 먼저 알아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아주 사소한 행동도 놓치지 않는 관심과 관찰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물리적인 시간을 투자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하루에 단 3분이라도, 단 10분이라도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처음에 언급했던 코딩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물었다.

 

“알파고만 봐도 알겠지만, 코딩이요? 기계가 제일 잘 짜죠! 물론 배우지 않는 것보다는 배우는 게 낫고, 코딩을 배우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점은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나라 부모들은 뭐든 시작하면 ‘끝(!)’을 봐야하는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런데 코딩은 굳이 끝까지 배울 필요 없어요. 코딩에 흥미를 갖는 건 찬성하지만, 부담을 느끼는 건 반대예요. 아니, 기계가 제일 잘한다니까요(웃음)?”

 

코딩을 꼭 배워야 하는 한 과목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읽기, 쓰기 능력처럼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소양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사람마다 읽기, 쓰기 능력이 다 다르지만, 이것을 점수화하지 않고 평가받지 않는다. - GIB 제공
코딩을 꼭 배워야 하는 한 과목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읽기, 쓰기 능력처럼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소양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사람마다 읽기, 쓰기 능력이 다 다르지만, 이것을 점수화하지 않고 평가받지 않는다. - GIB 제공
김 전무는 다른 무엇보다 코딩에서 배울 수 있는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을 강조했다. 코딩은 컴퓨팅 사고를 배울 수 있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컴퓨팅 사고력의 개념을 처음 정의한 지넷 윙(Jeanette Wing) MS 부사장은 “컴퓨팅 사고는 컴퓨터 과학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갖춰야할 기본적인 소양”이라고 설명했다. 단어가 생소하지만 컴퓨팅 사고는 읽기, 쓰기, 간단한 계산 능력과 같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구분할 것 없이 습득해야 할 능력이라는 것이다.  

 

컴퓨팅 사고란 단어가 어렵지만 이는 일상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충분히 경험하고 있는 일 중에 빗대어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주 간단한 생활 속 미션을 살펴보자.

 

‘넓은 대형 주차장에 주차한 자신의 차 위치로 가는 가장 빠른 길 탐색’이나 ‘학교 운동장에 버려진 쓰레기를 줄이는 대책 마련’ 등과 같은 아주 간단한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하는 데에도 컴퓨팅 사고가 쓰인다. 이렇듯 일상 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선택의 순간에서 컴퓨터 알고리즘과 같이 논리적으로 생각하며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 컴퓨팅 사고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김 전무는 ‘사람’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아무리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고, 기계가 사람처럼 된다고 해도 사람을 대체할 순 없겠죠. 어쨌든 기계를 컨트롤하는 건 사람일테니까요. 그런데 기계가 사용하는 언어를 잘 알아야 명령을 내릴 수 있고, 그러기 위해 필요한 언어가 코딩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배움과 습득에 제한이 없는 기계는 앞으로 더 발전할 일만 남았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잖아요. 사람은 분명 배움의 한계가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의 범위가 한정적이죠. 그러니 이젠 ‘사람이어야만 할 수 있는 일’에 눈을 돌려야 해요. 기계들의 완벽한 기초 작업에 사람의 ‘감성’과 지적 판단을 더해 더 좋은,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말이죠.

 

회사(MS) 입장에서도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예를 들어 교육 대상이 유치원생일수도 있고, 각 분야에 뛰어난 석학일수도 있으니, 대상이 누구라도 상관없이 그 성장 단계에 맞도록 누구에게나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게 MS의 교육 철학이에요.”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지구 반대편에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했던가. 코딩을 받아들이는 개개인의 마음가짐부터 달리 먹으면, 내 아이가 미래형 인재로 자라나는 건 시간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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