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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인양한 기술, 그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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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인양한 기술, 그것이 알고싶다

2017.03.24 10:30
세월호가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낸 23일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해역에서 상하이샐비지 소속 작업자들이 선체와 바지선을 단단히 묶는 작업을 하고 있다. - 동아일보 자료사진 제공
세월호가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낸 23일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해역에서 상하이샐비지 소속 작업자들이 선체와 바지선을 단단히 묶는 작업을 하고 있다. - 동아일보 자료사진

바닷속에 잠겨있던 세월호가 마침내 얼굴을 내 밀었다. 비극의 그날로부터 거의 3년 만이다. 세월호가 우리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살펴보았다.

 

●며칠이면 건질 걸 왜 이리 오래 걸렸을까?

 

일부에서는 ‘이렇게 빨리 인양할 수 있었는데 왜 그동안 미뤄왔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지적은 바닷속에서 이뤄진 물밑 작업 시간을 감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5년 8월 중국 인양 업체 상하이샐비지와 계약하고, 지금까지 꾸준히 바다 속에서 인양 준비 작업을 벌여 왔다. 배를 떠받쳐 들어 올릴 ‘리프팅빔(인양 받침대)’을 설치한 게 그간 최대 난관이었다는 설명이다. 리프팅빔 없이 선체에 구멍을 뚫거나 연결해서 들어 올리면 균형을 잡기가 어려운데다 선체 추가 손상도 우려된다.

 

해양수산부는 인양 준비과정에서 2016년 12월 25일 세월호 인양을 위한 리프팅빔 설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는데, 설치된 리프팅 빔은 총 33개다. 상하이샐비지는 지난해 7월 29일 세월호 앞쪽을 약 10m 들어 선수 리프팅 빔 18개를 동시에 삽입했으며, 12월 18일엔 선저부 굴착을 통해 선미 리프팅 빔 10개를 설치했다. 와이어 대체 빔 5개는 선수 빔 앞쪽에 위치하며, 2016년 12월 25일 설치를 완료했다.

 

이런 모든 기초 준비 작업은 잠수부들이 들어가 하나하나 손으로 케이블을 연결해 가며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리프팅빔 설치가 완료된 건 12월 25일이니 빔 설치가 완료된 후 3개월 사이에 최종 작업을 시작한 셈이다.

 

한순흥 KAIST 해양시스템공학전공 교수는 “인양이 순조롭게 진행됐다면 2개월 정도는 일정을 단축할 수도 있었을 걸로 보인다”면서 “해저 인양 작업에 변수가 큰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만t 초대형 선박 끌어올리려면 케이블은 얼마나 튼튼해야?

 

세월호 인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무게 2만t에 이르는 세월호를 끌어올린 인양 줄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정도 초대형 선박을 끌어올린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세월호의 설계 무게는 6825t. 여기에 화물과 퇴적물, 물 등을 감안하면 무게는 최소 1만~2만t 사이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바닷 속에서 선체를 직접 끌어 올리는 ‘인양 줄’로 조선소에서 사용하는 선박용 특수 와이어를 이용한다. 강철다발을 꼬아 만든 것으로 굵기에 따라 견딜 수 있는 힘이 달라진다. 5㎝ 굵기의 강철케이블 하나면 최대 하중 160~170t 정도를 견딜 수 있다. 그러나 안전성을 고려해 연결 방식에 따라 15~30t 정도의 무게를 감당하도록 설계한다. 실제 인양을 할 때엔 배를 단 한 번만 들어 올리면 되므로 허용 한도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층 더 굵은 케이블을 이용하면 줄 하나로 수백t 이상을 견딜 수 있다.

 

한 교수는 “세월호에 66개의 줄을 걸어 인양했으며, 선체의 무게는 조수에 따라 힘을 더 받을 수 있고 부력에 따라 가벼워지는 경우도 있다”면서 “변수를 감안하면 어림잡아도 줄 하나에 100~200t은 견딜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프팅빔 설치 → 케이블 연결 → 최종 인양 거쳐

 

세월호 인양은 우선 선체 아래에 리프팅빔을 끼워 넣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작업만 전체 공정의 75%를 차지한다. 이어 리프팅빔 33개의 좌우 양 끝에 줄을 연결하는 ‘수중 와이어 연결’이 필요하다. 이 작업 역시 모두 잠수사들이 바닷속에 들어가 손으로 처리한다. 2단계로 와이어의 다른 한쪽 끝을 물위의 대형 바지선위에 연결하는 ‘수상 와이어 연결’을 진행했는데, 이 때도 8주 이상이 소요됐다.

 

이후 유압장치로 와이어를 잡아당긴다. 이 작업 중에 세월호는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은 이 단계다. 24일 현재 목표 높이 13m 중 12m까지 물 위로 올라왔다. 이 단계까지 끝나면 세월호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에 옮겨 실어야 한다.

 

이 때 기상이 좋지 않거나 파도가 심하면 작업을 중지하고 다시 기다려야 한다. 상황이 좋지 않으면 와이어를 풀어 선체를 다시 바닷속에 내렸다가 처음부터 다시 끌어 올려야 할 경우도 있다. 필요하면 선체 일부를 잘라내기도 한다. 상하이샐비지는 23일 새벽까지도 세월호 뒷부분 화물칸 출입문, ‘램프’라고 부르는 부분을 용접해 잘라냈다. 길이 10m, 폭 7m 정도로 상당히 큰 부분이라 제거하지 않으면 반잠수식 선박에 옮겨실을 수 없다는 게 해수부 설명이다.

 

해수부는 세월호 선체가 인양되면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에 올려 목포신항(거리 87㎞)으로 운송하고 육지에 내려놓을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9일 이상 좋은 날씨가 계속돼야 하는 작업이라 기다리는데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금도 간만의 차가 심해 시시각각 고비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제공
동아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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