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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년전 사망한 세월호 조타수가 밝힌 '급침몰 원인'…C데크 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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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년전 사망한 세월호 조타수가 밝힌 '급침몰 원인'…C데크 천막

2017.03.27 16:10

[세월호 인양]처참한 모습의 세월호 선체

 

(서울=포커스뉴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운항 당시 조타수(배의 키를 조종하는 사람)였던 고(故) 오용석씨가 교도소 수감 중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비밀을 털어놓은 '양심고백' 편지를 썼다.

 

수감 중 폐암 진단을 받고 가석방된 오씨는 2016년 투병 끝에 사망(당시 60세)했다. 

 

오씨는 이 편지에서 세월호의 화물칸 2층(C데크) 외벽 일부를 천막으로 대체한 것을 급격한 침몰의 원인으로 꼽았다. C데크 외벽은 설계도상 철제로 막혀 있어야 했지만 이 부분이 해수 유입을 막을 수 없는 천막으로 돼있었다는 것이다.

 

◆ "선미 오른쪽 화물칸 천막으로 물 유입, 급침몰 가능성 커" 


오용석씨는 광주교도소 수감 당시인 지난 2014년 11월 광주 광산구 서정교회 장헌권 목사에게 이런 내용을 담은 양심고백 편지를 보냈다. <포커스뉴스>는 오씨와 장 목사가 주고 받은 편지를 단독 입수했다.

 

오씨의 양심고백을 이끌어낸 장헌권 목사는 참사 직후부터 '시민 상주'로 활동하며 2014년 10월13일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를 비롯한 선원 15명에게 편지를 보냈다. 세월호 선장 이씨와 기관원 박성용씨에게 보낸 편지는 '수취 거절'로 되돌아왔지만 조타수 오용석씨와 조기장 전영준씨로부터 각각 1통씩 답장이 왔다.

 

오씨는 장 목사에게 보낸 A4용지 2장 분량의 편지에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속죄와 함께 C데크 외벽이 천막으로 대체돼 세월호의 급격한 침몰 원인이 됐다는 내용을 담았다.

 

세월호 조타수 오용석씨의 편지 일부. - 장헌권 목사 제공
세월호 조타수 오용석씨의 편지 일부. - 장헌권 목사 제공

 

 

오씨는 "진상 규명을 위해 울부짖는 희생자 유가족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승객 구조에 미흡한 점, 다시 한번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모든 책임은 선장에게 있다. 배가 처음 기운 것도 기운 것이고, 물이 어디로 유입됐는지 상세히 조사할 부분이 있을 것 같아 그림으로 보낸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트윈데크(배의 1개 층을 두 개로 나눈 것)로 이뤄진 C데크의 하층부 외벽이 천막으로 둘러져 있어 해수의 급격한 유입을 막지 못했다고 기술했다. 편지 뒷면엔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C데크의 트윈데크 하층 부분이) 천막으로 돼있다. 배가 어느 정도 기울었을 때 상당한 물이 유입됐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오씨가 빨간펜으로 강조하며 급격한 침몰의 원인으로 짚은 지점은 세월호 선미 쪽 C데크다. C데크는 세월호의 2층 화물칸으로 선수 갑판에는 주로 컨테이너 화물과 철근 등을 적재하고, 선미 쪽 화물칸에는 승용차와 화물차 등을 싣는다. 선미 쪽 C데크는 1개 층을 두 개층으로 나눈 트윈데크로 이뤄져있다.  

 

2014년 4월15일 세월호 C데크 화물창 화물 선적 개요도. 출항 직전 세월호에는 C데크 화물칸에 자동차 65대와 화물차 33대, 트윈데크에 자동차 33대가 실려 있었다. -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진상규명조사보고서 제공
2014년 4월15일 세월호 C데크 화물창 화물 선적 개요도. 출항 직전 세월호에는 C데크 화물칸에 자동차 65대와 화물차 33대, 트윈데크에 자동차 33대가 실려 있었다. -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진상규명조사보고서 제공

 

 

◆ 검찰·특조위, 정확한 지점 특정하지 못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진상규명조사보고서에 따르면 C데크 화물칸에 자동차 65대와 화물차 33대, 트윈데크에 자동차 33대가 실렸다. C데크 화물칸에 실린 차량은 총 121대로 총중량은 394.14톤에 이른다.

대검찰청이 지난 2014년 10월 발표한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수사 설명자료'에도 수면 부근 '개구부'(開口部·열려 있는 공간)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하지만 검찰은 정확히 개구부가 어느 지점인지를 명확히 짚어내지는 못했다.

검찰은 제대로 묶여있지 않은(고박 불량) 적재화물의 이동으로 약 30도까지 경사가 가중되면서 세월호의 복원성이 악화돼 똑바로 서있지 못했고, 이후 수면 부근 개구부로 물이 들어와 횡경사(배가 세로축을 중심으로 회전했을 때 기울어진 각도)가 계속 악화돼 침몰했다고 결론 지었다.

특조위에서 침몰 시뮬레이션 연구를 맡은 이상갑 한국해양대 교수도 지난해 9월 특조위 3차 공개청문회에서 "화물창 선미 전체에 걸친 초등학생 신장 정도의 큰 개구부를 통해 엄청난 해수가 침수돼 급격히 전복됐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와 특조위 조사에서 특정하지 못한 '개구부'에 대한 증언을 조타수였던 오씨가 한 것이다. 

 

참사 전 세월호. 동그라미로 표시한 부분이 오용석씨가 진술한 C데크 지점으로 추정된다. - 구글 제공
참사 전 세월호. 동그라미로 표시한 부분이 오용석씨가 진술한 C데크 지점으로 추정된다. - 구글 제공

 

특조위 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특조위 활동 막바지에 C데크 외벽이 천막으로 돼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본래 설계도상에 철제 외벽으로 돼있어야 했지만 설계도와 달리 두꺼운 비닐 천막으로 돼있어서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조위 전 관계자는 이어 "시뮬레이션 연구 용역에서도 정확한 위치를 특정하지는 못했다"며 "오씨의 진술이 더 신뢰할 만한 것으로 보이며 그 편지가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2기 특조위가 활동을 시작할 경우 오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침몰 원인에 대한 새로운 사실과 진실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오씨는 편지에서 C데크 외벽을 천막으로 막은 것 이외에도 △선수 우현 램프 제거와 4층 증축 △조타수와 항해사의 침몰 당시 대화 △선장의 안일한 대처 △진도 VTS와의 교신 등을 세월호 참사의 원인으로 꼽았다.

오씨는 지난 2015년 11월 대법원에서 수난구호법(조난선박 구조) 위반과 유기치사상 혐의로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하지만 복역 중 폐암 발병으로 형집행정지를 받아 출소한 뒤 지난해 4월 투병 중에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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