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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지진 정보...더 빠르게 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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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지진 정보...더 빠르게 전파한다

2017.03.29 18:00
※ 편집자주. 지난 경주 지진을 계기로 쓴 글이지만, 지금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의미있는 내용일 듯 하여 다시 소개합니다.  

 

[지진 알림 이대로 괜찮을까 ③]

 

대학수학능력시험 날 가장 긴장하는 것은 첫째는 수험생이요, 둘째는 그들의 가족일겁니다. 특별히 지난해에는 남 모를 곳에서 가슴을 졸이고 있었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기상청의 지진 경보 담당자들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 12일 경주 지진이 일어난 뒤 해당 지역 학생들은 미약한 여진에도 긴급 대피하려고 하는 등 지진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지진이 발생할 경우 진동이 도착하기 전에 해당 교실에 알려 수험생들이 지진을 느껴도 안심하고(?) 시험을 치루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 2020년까지 10초 이내 지진 파악이 목표

 

지진은 예측이 불가능한 재난입니다. 그래서 지진 ‘예보’라고 하지 않고 지진 ‘경보’라고 하지요. 기압, 수증기의 흐름이나 바람의 방향, 주변 나라의 기상 상황 등을 통해 흐름을 예상할 수 있는 날씨와 달리 지진은 언제 어디서 얼마나 세게 발생할지 모릅니다. 과거 발생했던 초대형 지진 중 아주 극히 일부 지진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하지만 모든 지진에 대해서 적용이 불가능하고요. 그저 지진이 일어나는 경향성을 토대로 지진이 잘 일어나는 지역 정도를 추산할 수 있을 뿐입니다.

 

결국 지진이라는 재난에 대한 답은 발생 뒤 최대한 빠르게 감지해 발생 인근 지역에 알리고, 이 정보를 전달받은 해당 지역 주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방법 뿐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어느 한 지점에서 발생한 지진이 주변으로 퍼져나가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마치 자동차 경주 중계 같지요. 출발선에서 ‘탕’ 출발한 자동차를 중간 중간 설치한 중계 지점에서 지켜보면서 ‘선두 그룹이 곧 어느 지점을 통과할 것 같습니다’ 같은 멘트를 관중에게 전달합니다. 중계를 듣고 있던 관중들은 조금 시간이 지난 뒤 눈 앞을 지나가는 자동차를 보게 됩니다. 여기서 출발선은 지진이 발생한 진원지, 자동차는 지진, 중계지점은 지진계와 지진을 관측하는 유관 기관(우리나라는 기상청), 관중은 일반 국민입니다.

 

중계지점이 멀리서 오는 자동차를 얼마나 빨리 포착하고 이야기하는지에 따라 관중이 자동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자동차는 이미 관중석을 지나갔는데 뒤늦게 중계를 한다면 중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뒷북’을 치는 겁니다. 이 때문에 지진을 관측하는 기관은 1차적으로 지진을 최대한 빠르게 감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국에 지진계 156개가 설치돼 지진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지진계가 진동을 감지하면 연구자들이 수동으로 지진의 크기와 방향을 계산하는데, 이 시간은 3~4분 정도 걸립니다. 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2015년부터 규모 5.0 이상의 지진에 대해서는 자동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정밀한 계산을 거쳐 수정을 하더라도 에너지 규모가 큰 지진에 대해서는 1차적으로 프로그램으로 대략의 수치를 공지하자는 거지요. 이 방법을 이용해 경주 지진의 경우 지진 발생 27초 만에 지진의 규모와 위치를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알리는 과정은 또 별도의 문제였지만요).

 

기상청은 2020년까지 지진계를 314개를 설치해 지진 발생 후 10초 안에 지진의 규모와 위치를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 국토에 지진계가 314개가 설치되면 대략 14km마다 지진계가 한 대씩 있게 됩니다. 지진파의 속도는 대략 초속 6km 정도 되니 지진계가 모두 설치되면 이론적으로는 3초 안에 지진이 발생한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 빠르면 내년부터 예상 진도 공지

 

이웃나라 일본은 지진 연구에 대해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감시 및 경보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연구가 된 것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지진이 어디서 발생했는지 알기 위해서는 지진관측소 세 곳에 기록된 자료를 이용해 계산을 해야 하는데, 일본은 워낙에 지진이 자주 발생하다 보니 특정 지역의 경향성을 기록해 지진관측소 하나 만으로도 지진을 경보할 수 있습니다(현재는 낙뢰 등 지진이 아닌 사고로 인한 부정확성을 감안, 2~3곳으로 다시 늘리는 추세입니다).

 

일본이 이토록 정확한 경보 체계를 갖고 있는 것은 수많은 사례가 누적됐기 때문입니다. 이 수많은 사례들은 단순히 지진의 에너지량을 계산하고 알리는 것에만 쓰여지지 않습니다. 지난화에서도 이야기 했듯 발생 위치와 인근 지역을 지도로 표시하며 얼마나 흔들릴지 숫자로 안내합니다. 이 정보를 통해 사람들은 얼마나 흔들릴지 미리 예상하고 대피하거나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일상 생활을 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규모와 진도(수정 메르칼리 진도)의 관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만 이 정보를 우리나라 상태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 정보는 미국 서부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진이 발생한 지역(진원지의 지표면, 진앙)에서의 진도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도는 미국에서도 서부, 중부, 통합으로 나눠 분리해서 쓰고 있는 정보입니다. 따라서 대략적인 정보만을 줄 수 있을 뿐이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규모 3.0 정도 되는 지진에서 진도가 얼마나 될지 예상하는 일부 연구가 있습니다만, 모든 경우에 정확하게 들어맞지는 않습니다. 그 이상의 지진에 대해서는 사례가 부족하고요. 지난해 발생한 규모 5.0 대의 지진 이후로 올 하반기에 추가 연구들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규모 정보만을 공지하는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도 진도를 알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빠르면 하반기부터 지진이 발생하면 유관 부서(정부 기관, 코레일, 한국수력원자력 등 국가 기반시설을 관리하는 기관 등)에 규모와 함께 예상 진도를 공지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내년부터 일반 국민에게도 서비스할 예정이고요.

 

우남철 기상청 지진화산센터 주무관은 “지진은 소수점 단위의 정확성보다는 빠르게 공지하고 알리는 것이 중요한 재난이어서 일단 예상되는 진도를 우선 공지해 재난에 대비하도록 하고 정확한 수치는 추후에 수정 발표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 일상생활에서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

 

지진이 발생한 뒤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빠르게 알리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지진을 감지하는 것은 빨랐지만 국민들에게 문자로 알리는 과정이 늦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상청은 올해부터 지진 알림문자와 포털 지진 정보를 다른 부서나 회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또 수동으로 알리던 마을 사이렌이나 교내 방송을 자동화를 통해 기상청에서 비상시 제어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정보를 열심히 제공한다고 한들, 정보를 받을 사람이 준비가 되지 않고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이덕환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은 “생활 교육을 통해 지진을 대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공포에 떨지 않고 공지되는 지진정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에서부터 재난에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2010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서 발생한 규모 7.1 지진으로 무너진 대성당의 모습. - pixabay 제공
2010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서 발생한 규모 7.1 지진으로 무너진 대성당의 모습. - pixabay 제공

 

간단하게 가정해보겠습니다. 서울에 사는 A씨는 어느 날 ‘경주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문자를 받습니다. 규모 5.9 지진이 서울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현재 상황인 것이지요. 자료가 누적이 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정보가 좀더 자세해 집니다. ‘몇 시 몇 분 경주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해 서울에는 n분 뒤 진도 1~2의 흔들림이 느껴질 예정’이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평소에 지진에 관심이 있었다면 진도 1~2는 예민한 사람이나 느끼는 미약한 진동이라고 생각하고 안심하겠지만 몰랐다면 앞의 문자나 뒤의 문자나 별 차이없이 두렵게 느껴질 겁니다.

 

앞으로 규모가 큰 지진이 또 얼마나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10년에 한 번 정도의 빈도로 발생했지만 지난 해만 벌써 두 번이나 발생했습니다. 한참 동안 잠잠할지, 아니면 또 연달아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럴 때 과연 우리는 어디까지 대비를 해야할까요? 적어도 내 한 몸 지키기 위한 기본 정보는 충분히 알고, 스스로 경각심을 가져야하는 때인 것 같습니다.

 

[지진 알림 이대로 괜찮을까 다른 편 보기]
☞[1편]SNS의 재난 전달 기능: 실시간 ‘경험 정보’가 대중에게 잘 먹힌다

☞[2편]“규모3.3 지진발생/여진 등 안전에 주의바랍니다…?”

☞[끝] 지진 대비하려면? 알림 체계 정립보다 중요한 건 이것! 

 

※ 편집자주
재난은 항상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대비를 해도 막상 재난이 닥치면 당황해서 제대로 행동하기 어려운 것이 사람입니다. 하물며 재난을 알리는 정보가 어려운 용어로 돼 있다면 더욱 그렇겠지요. 동아사이언스는 과학기술이슈정보센터와 함께 재난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어떤 정보를 줘야 하고, 어떻게 행동하도록 평소에 연습해야 하는지에 대해 4부에 걸쳐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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