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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8과 디스플레이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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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8과 디스플레이의 상관관계

2017.04.04 11:00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을 발표했다. “스마트폰에 뭔가 더 새로운 것이 남아 있을까?”라는 고민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안고 있는 공통의 숙제다. 갤럭시S8 역시 10나노미터(nm) 미세공정 반도체로 성능을 끌어올리긴 했지만 일반적으로 이용자가 느낄 만한 성능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다.


결국 차이는 사용자 경험에서 갈라지게 마련이다. 오랫동안 지적된 소프트웨어, 혹은 서비스와 플랫폼의 중요성이 이제 스마트폰의 가치를 결정하는 중심 자리에 올라 선 셈이다.


갤럭시S8이 기존 제품과 가장 다른 점은 디스플레이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라고 이름 붙인 이 18.5:9 비율 화면이 갤럭시S8에 끼친 영향은 상당하다. 거의 갤럭시S 시리즈를 새로 시작한다고 할 정도의 차이다.


사실 이 화면이 완전히 새롭지는 않다. 지난달 LG전자가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를 통해 공개한 G6의 ‘풀비전’ 디스플레이와 큰 맥락을 함께 하기 때문이다. 물론 G6의 풀비전은 18:9고, 갤럭시S8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18.5:9로 약간의 비율 차이는 있다. 하지만 이 둘을 18:9 비율의 화면으로 묶는게 큰 무리는 아니다. 갑자기 올해 들어 스마트폰들이 낯설기만 한 18:9 디스플레이를 쓴 이유는 뭘까?

 

최호섭 제공
삼성전자 제공

비디오 포맷의 변화


디스플레이의 화면 비율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이른바 ‘표준’처럼 쓰이는 것들은 콘텐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초기 스마트폰은 3:2 정도의 애매한 디스플레이가 많았다. 2010년을 즈음해 콘텐츠가 HD로 급격하게 바뀌면서 4:3 비율과 16:9 비율이 섞여 있었기 때문에 이 두 가지 화면을 모두 끌어 안으려면 중간 정도의 화면이 적당했다.


이후 HD 콘텐츠가 대중화되면서 16:9 화면은 거의 표준이 됐다. HDTV로 시작한 이 비율은 PC, 모니터를 넘어 스마트폰 화면까지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 화면이 이제 다시 더 길어진 18:9로 변할 조짐이 있다.


물론 아직 TV 콘텐츠는 16:9가 표준이다. 다만 디지털 영화에 18:9 비율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영화에서 주로 쓰는 1.85:1이나 2.35:1 등의 화면 비율은 과거 필름 시절에 잡힌 규격으로 지금도 널리 쓰이지만, 디지털 영화로 또 다른 포맷이 떠오르는 것이다.


18:9는 아직 완벽한 표준은 아니지만 상당히 유력하긴 하다. TV는 4k에서도 16:9가 표준이기 때문에 달라지지 않지만 스마트폰 업계는 이 화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도 18:9 비율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18:9 비율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곧 영화 포맷으로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최호섭 제공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18:9 비율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곧 영화 포맷으로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최호섭 제공

디자인의 변경


표면적인 이유는 콘텐츠 대응에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변화’에서 더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스마트폰 하드웨어를 만드는 입장에서 그 동안 시장에 잘 먹히는 단어들이 몇 가지 있었다. ‘더 빠른 프로세서’, ‘더 큰 배터리’, 그리고 ‘더 큰 화면’이었다.


화면은 쉴 새 없이 커졌다. 초기에는 3인치 정도에 머물렀던 것이 4인치대를 넘어, 이제는 ‘작다’는 기준이 5인치가 됐다. 하지만 화면을 마냥 크게 늘릴 수만도 없다. 손에 들어오지 않고, 휴대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오랜 실험을 통해 업계에서 ‘패블릿’이라고 부르는 큰 스마트폰은 5.7인치가 한계가 됐다. 갤럭시 노트7, 아이폰7 플러스 등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화면 크기는 벌써 몇 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LG전자의 V20과 G6, 둘 다 5.7인치지만 화면 크기는 전혀 다르다. 대각선으로 재는 방식 때문에 생기는 오차다. - 최호섭 제공
LG전자의 V20과 G6, 둘 다 5.7인치지만 화면 크기는 전혀 다르다. 대각선으로 재는 방식 때문에 생기는 오차다. - 최호섭 제공

더 큰 ‘숫자’를 내밀 수는 없을까? 그게 바로 화면을 길게 하는 것이다. 갤럭시S8은 기본이 5.8인치, 플러스가 6.2인치다. 그 동안 5.7인치에 머물던 화면을 어떻게 더 크게 만든 걸까?


이는 화면 크기를 재는 방법의 차이 때문이다. 화면 크기를 잴 때는 보통 대각선 길이를 ‘인치’ 단위로 이용한다. 그런데 이게 의미가 있으려면 화면 비율이 같아야 한다. 화면 비율이 달라지면 ‘인치 수’가 같아도 화면 크기가 다르다.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18:9는 16:9보다 위 아래로 꽤 길다. 그 이야기는 가로 폭은 더 좁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손에 쥐어지는 크기는 이전과 거의 같으면서도 대각선 길이는 더 크게 만들 수 있는 셈이다.


디자인도 완전히 달라진다. 세로로 쓰는 스마트폰 입장에서는 화면이 더 길어지면서 보여줄 수 있는 정보도 더 늘어난다. 최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이 물리 버튼 대신 화면 안에 소프트키를 집어넣으면서 가려지는 부분도 보상받을 수 있다.


물론 그에 따라 테두리 폭을 줄여야 하고, 디자인도 이전과 달리 해야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길다란 화면은 오랜만에 ‘새롭다’는 인식과 ‘크다’는 메시지를 동시에 줄 수 있는 요인이 됐다.

 

갤럭시S8이 새로워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화면과 이를 위해 디자인이 싹 달라진 데에 있다. - 최호섭 제공
갤럭시S8이 새로워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화면과 이를 위해 디자인이 싹 달라진 데에 있다. - 삼성전자 제공

인터페이스의 변화


하지만 갤럭시S8은 이 화면 때문에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했다. 일단 갤럭시의 상징인 홈 버튼이 사라졌다. 화면을 길게 만들면서 디자인적으로 이질감을 줄이려면 양 옆 테두리 외에 위 아래 테두리도 극단적으로 줄여야 한다.


삼성전자는 결국 고집하던 홈 버튼을 포기했다. 손에 익어 있는 인터페이스를 바꾸는 것은 매우 큰 변화다. 홈 버튼은 단순히 앱에서 빠져 나간다는 의미 외에도 화면을 켜는 버튼이자, 지문인식 센서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그 모든 것을 버렸다. 이게 갤럭시S8의 가장 큰 변화다.

 

갤럭시S8은 큰 화면을 얻는 대신 홈 버튼을 내려놔야 했다. -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S8은 큰 화면을 얻는 대신 홈 버튼을 내려놔야 했다. - 삼성전자 제공

홈 버튼은 소프트웨어 버튼으로 들어갔고, 지문 센서는 뒤로 옮겨졌고, 화면을 켤 때는 옆면의 전원 버튼을 눌러야 한다. 제품의 특징을 벗어 던진다고 볼 만큼 과격한 변경이다. 큰 화면을 얻으면서 희생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다.


대신 삼성전자는 습관을 바꾸는 김에 여러가지를 새로 익히는 쪽으로 잡았다. 잠금 해제는 지문 센서보다도 얼굴 인식이나 홍채 인식으로 바꾸고, 홈 버튼 역시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들과 같은 방식으로 바꾸면서 혼란을 지울 수 있다. 갤럭시만의 색깔은 옅어질 수 있고, 기존 이용자들이 초반에 어색할 수도 있지만 어색함을 희석하는 데에는 역시 새로운 기술이 최우선이다.

 

 

※ 필자소개

최호섭. PC사랑을 시작으로 최근 블로터까지 IT 분야만 팠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들여다보기 시작한 노트북과 팜 파일럿 PDA는 순간이 아니라 인생을 바꿔 놓았다. 기술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역사와 흐름을 읽고자 한다. 세상은 늘 배울 게 많고, 기술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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