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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배 빨라진 메모리, 빛으로 작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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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4월 19일 18:00 프린트하기

최경민 연구원이 빛의 각운동량으로 자성체의 자화방향을 조절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 KIST 제공
최경민 연구원이 빛의 각운동량으로 자성체의 자화방향을 조절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 KIST 제공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자료를 클릭해도 ‘세월아 네월아’ 느릿느릿 자료를 불러오는 답답한 컴퓨터는 이제 그만. 국내 연구진이 현재보다 수천 배 이상 빠르게 정보를 읽고 쓸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최경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스핀융합연구단 선임연구원 팀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와 공동으로 빛으로 작동하는 ‘스핀메모리’의 구현 원리를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차세대 저장장치로 꼽히는 스핀메모리는 디스크가 실제로 회전하진 않고 자성만 조절해 데이터를 저장한다. 전류나 자기장을 이용해 디스크의 양 끝을 자석의 N극과 S극과 같은 자성을 가진 상태로 번갈아 바꾸는 ‘자화’ 과정의 결과 정보가 이동한다.

 

현재 컴퓨터 등의 저장장치로 쓰이는 하드디스크는 정보가 담긴 디스크의 회전을 통해 정보를 읽고 쓴다. 디스크가 물리적으로 회전하는 과정에도 전류가 쓰여 에너지 효율이 떨어질 뿐 아니라 동작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도 있다.

 

연구진은 빛으로 이 스핀메모리를 동작시킬 수 있는 물리적 원리를 확인했다. 특정한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빛인 ‘편광’의 각운동량(회전하는 물체의 운동량) 방향에 따라 자성체의 자성 방향이 움직이는 현상을 발견했다.

 

1800년대 영국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자석으로 빛의 각운동량을 바꾸는 현상을 ‘패러데이 효과’라고 부른 점에 착안, 연구진은 새로 발견한 현상에 ‘역(逆) 패러데이 효과’라고 이름을 붙였다.

 

빛으로 동작하는 스핀메모리는 기존보다 수천 배 이상 빠른 속도로 정보를 이동시킬 수 있다. 또 빛의 각운동량 방향을 조절해 수 피코 초(ps·1ps는 1조 분의 1초)라는 찰나의 순간에 자화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 스핀메모리는 빨라도 수 나노 초(ns·1ns는 10억 분의 1초)의 속도로 조절하는 수준이었다.

 

최 연구원은 “자기장이나 전류가 아닌 새로운 방법으로 스핀 메모리를 동작시킨 것으로 초고속 메모리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8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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