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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을 만나다(1)] “아이가 질문을 잘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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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을 만나다(1)] “아이가 질문을 잘 하나요?”

2017.04.22 12:52

편집자주

요즘 과학책이 대세죠? 인문학 열풍만큼은 아니겠지만, 과학 서적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습니다. 게다가 외국 서적 번역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 국내 과학작가 작품에 좋은 책이 많더군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저자를 만나서 궁금한 것을  묻고, 어떻게 읽으면 되는지 힌트를 얻어와 독자와 공유하겠습니다. 뭐, 더러는 번역자에게 묻기도 하고, 출판사에게 질문도 할 예정입니다. 많이 공유해주시고, 읽고 싶은 책은 서점에서 구매해주는 것도 잊지 않으셨으면 하네요!

 

 

[과학책을 만나다(1)] 김병민 작가: 질문을 유도하는 책 ‘사이언스 빌리지’

 

동아사이출판사가 출간한 ‘사이언스 빌리지’. - 동아시아 제공 제공
‘사이언스 빌리지’. 김병민 작가와 쓰고, 김지희 작가가 삽화를 그렸다. - 동아시아 제공

“아이가 화학 과목을 공부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제 전공이 화학공학이라 ‘물어볼 것 없냐’고 했더니, ‘없어요’라고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언젠가부터 아이가 질문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학원 다니고, 숙제하느라 의심을 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울의 한 대형 서점에 갔었다. 과학코너에서 다른 책보다 크기가 큰 하늘색 책이 눈에 띄었다. ‘사이언스 빌리지’(김병민 지음, 김지희 그림, 동아시아 출판)라는 책이다. 저자는 ‘김병민’이다. 궁금해서 표지를 열어 저자가 누군지 봤다. 모르는 작가였다. 과학기자 생활을 한지 꽤 되어서, 과학 저술 분야에 어떤 작가가 활동하는지 대충은 알고 있다. ‘아~ 신인 작가인가?’라고 생각하며 경력을 봤더니, 신인이기는 한데 나이가 좀 있는 분이었다. 보통 과학작가는 교직에 계신 분이거나, 과학 커뮤니케이션 전업작가가 많다. 그런데 이 분은 산업계에 있는 분이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김 작가에게 친구 신청을 하고 메시지를 보냈다. 곧바로 답장이 왔다. 책 왜 썼는지 궁금해서 연락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며칠 뒤 서울 용산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자리에 앉자마자 “책을 쓴 의도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그러자 그는 “아이 때문에!”라고 답했다.

 

“페이스북에 ‘아들에게 들려주는 과학이야기’라는 페이지를 운영해왔습니다. 아이가 궁금해 하는 것을 이공계 출신 아빠가 대답을 해주는 형식입니다. 그러다가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책을 쓰게 됐어요.”

 

김 작가는 전공이 두 개다. 대학에서는 컴퓨터공학, 대학원에서는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그렇지만 직장생활은 정보통신(IT) 분야 기업에서 시작했다. IT 분야의 소위 ‘잘 나가던 기업’에서 나와 우연치 않게 ‘소재’ 분야를 공부하게 됐고, 매사추세츠 공과대(MIT)와 나노소재 분야인 ‘탄소나노튜브’를 공동연구 하던 중 분자진동에너지 분석에 관심을 가져 현재 분석기기 연구 및 개발에 관한 일을 하고 있다.

 

사이언스 빌리지 저자 김병민 님. - 김병민 제공
아이와 아빠가 질문하고 답하면서 과학과 사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쓴 과학책 ‘사이언스 빌리지’ 저자 김병민 님. - 김병민 제공

●묻고 답하고…

 

-본격적으로 책을 쓴 계기가 무엇인가요?
▲단순히 ‘아빠’이기 때문에 쓰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하는지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자세히 보세요. 요즘 아이들은 인생의 주인공이 자기 자신이 아닙니다. 부모, 사회, 학교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을 학원 등에서 주어진 것을 수행할 뿐입니다. 인생이라는 드라마에서 자신이 주인이 되어야 존재감도 느끼고 행복할 텐데,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세상에 대해 궁금할 시간도 없고 시험에 나오지도 않는 것에는 관심이 없어서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른들도 질문을 못하게 하고 있지요.

 

-기성세대도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 어른들을 조금 다릅니다. 급격한 산업 발전 세대에 살아왔습니다. 부모님 세대가 겪지 못했던 산업화 시대를 개척하면서 고민하고, 질문하고, 결정하면서 인생의 주인공 역할을 많이 했습니다. 기회도 많았고요. 요즘 부모들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아이의 인생에 너무 많은 개입을 합니다. 아이에게 부모가 만든 인생을 쥐어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찾아가게끔 해야할 텐데요.
 
-책을 보니 화학 뿐 아니라 전체를 다뤘던데요, 어려움은 없었나요?
▲업무를 하다보니 과학의 여러 분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탄소나노튜브가 잘 합성됐는지를 보려면 라만분광법 장비가 있어야 하는데요. 여러 과학 분야의 연구실에 적합하도록 이 장비를 컨설팅하고 제작해주면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게 됐습니다. 국내 대부분 연구소나 학계의 물리학자, 화학, 생명공학 심지어 의학자들도 많이 알게 됐습니다. 전공이 아닌 다른 분야 논문을 꾸준히 읽고 원리와 내용을 파악하면서 책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책이 기존 과학도서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과학도서에는 과학교양서와 과학전문서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교양서라고 해서 과학의 연구 내용을 빼고 접근하면 사회 현상을 설명하기 힘듭니다. 황우석 연구부정 사건, 4대강 문제, 기후변화, 신종플루,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을 생각해보세요. 사건의 본질을 이루는 것들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입문서도 과학 근본원리가 충분히 담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대중들이 어려워하지 않을까요?
▲누군가는 브릿지(다리)를 놔야합니다. 단순히 현상만 알려준다고 정말 이해를 하게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과학을 대중화할 때는 대중의 과학화도 함께 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술을 마시면 다음날 머리가 아픈데, 술 마신 후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해를 해야 합니다. 만일 초등학생 수준으로만 설명한다면, 그게 정말 이해를 한 것일까요? . (하하) 아마도 그냥 현상을 외우는 거지요. 이유는 모르고 그냥 그렇다더라로 됩니다. 술을 마시면 그냥 머리가 아픈거죠. 그렇게 안 것을 어디에 사용할 수 있을까요? 원리를 어느정도 알면 비슷한 상황에 응용이 됩니다. 대중들이 과학적 사고를 할 때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도록 해줘야 합니다.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어떻게 대중과 소통 해야할까요?
▲과학자가 우선 우리 시각으로 된 대학교 교과서를 써야한다고 생각해요. 과학도들이 아직도 번역서를 보고 있는데, 우리나라 과학자 중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연구 지식으로 만든 교과서가 많이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대중적인 시각을 같이 갖춰야 합니다. 가치중립성의 틀을 깨고 자신의 연구가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철학적인 고민을 같이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의 언어는 수학이라 비록 내용은 어렵지만 친근한 비유 등으로 쉽게 읽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과학 ‘덕후’들만 보는 책이 될 수 있습니다.  

가시광선, 자외선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 담긴 부분. - 동아시아 제공 제공
가시광선, 자외선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 담긴 부분. - 동아시아 제공

●책에는 어떤 내용이?

 

-입안의 껌이 사라졌어요
-기체의 아버지가 엉뚱한 발명을 하다
-충치가 없는 강아지와 당뇨가 없는 뚱뚱한 곰
-형광물질의 오해와 진실

 

책 목차를 중의 일부다. 아이가 흔히 질문할 만한 것들(사실은 어른들도 궁금해할만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제목에서처럼 ‘마을(빌리지)’의 곳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현상들이다.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등 교과목처럼 구분된 게 아니라 문제 상황에 따라 다양한 과학 분과의 지식을 동원해 설명해준다.

 

그런데 읽어보면 내용이 그리 쉽지 않다. 아니, 어렵다. 주기율표를 찾아가면서 봐야할 부분이 있는가 하면, 아이가 혼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래서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보면서 자연스럽게 토론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책 속에 설명을 도와주는 그림이 충실한 가이드 역할을 한다. 이 그림은 어디서 가져온게 아니라 다 새로 만들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삽화가가 과학을 몰라서 혹시 실수했을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그럴 수도 있지만 그림 작업을 한 김지희 작가는 현재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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