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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교를 꿈꾸다②] 우리나라에도 미래학교가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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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4월 21일 14:47 프린트하기

미래학교에 대한 이야기(관련 기사 ☞ [미래학교를 꿈꾸다①] 미래학교를 아시나요?)를 듣고, ‘우리나라와는 먼 얘기’라고 생각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미래학교가 되기 위해, 남들보다 한발 먼저 내딛은 학교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래 교육을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몇몇 학교를 취재해 봤습니다. 새로운 교육에 도전하는 학교와 학생,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 생각하는 능력과 자유로운 표현을 존중하는 미래학교
 
서울창덕여중은 스마트 기술과 새로운 교육 방식을 접목한 미래 교육을 실험하기 위해 서울교육청이 진행하는 ‘서울미래학교’ 프로젝트가 이뤄지는 연구학교입니다. 서울미래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이화성 서울 창덕여중 교장은 미래학교 키워드로 다음 9가지를 꼽았습니다.
 
  1) 안전한 학교
  2) 즐거운 학교
  3) 테크놀로지 활용
  4) 역량 중심 교육
  5) 삶과 분리되지 않은 교육
  6) 지역사회와 연결된 학교
  7) 지속가능하고 생태지향적인 학교
  8) 인성함양 교육
  9) 민주적인 학교
 
그중에서 ‘미래학교의 덕목’으로 가장 눈에 띈 건 ‘삶과 분리되지 않은 교육’이었습니다. 뭐 뮤지컬이나 방송댄스와 같은 활동 시간을 늘려 즐거운 학교를 만든다거나, 테크놀로지(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호주, 베트남, 미국의 학생들과 소통하는 수업은 미래학교가 아니더라도 학교 현장에서 종종 진행되는 수업이니까요.
 
‘일이 정말 너무 많아졌다’고 행복한 비명(!)을 지른 창덕여중의 A 교사는 “처음엔 미래학교에 대한 정의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정말 고생했다”며, “하지만 삶을 중심에 둔 융합교육을 하며 변하는 아이들을 볼 때 보람됐다”고 미래학교 참여 소감을 말했습니다.
 
최지혜 창덕여중(올해 3학년) 학생은 ‘하브루타 수업(일명 짝토론)’을 미래학교에서 경험한 가장 인상깊었던 수업으로 꼽았다. - EBS 화면 캡쳐 제공
최지혜 창덕여중(올해 3학년) 학생은 ‘하브루타 수업(일명 짝토론)’을 미래학교에서 경험한 가장 인상깊었던 수업으로 꼽았다. - EBS 화면 캡쳐
실제로 최지혜 창덕여중 학생은 지난해 EBS 프로그램에 참여해 미래학교의 장점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방송에서 최 양은 “달라진 학교 수업 방식 중에 ‘하브루타 수업(일명 짝토론)’이 가장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으로 기억된다”며,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학생들의 머릿속에 지식을 넣어주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두 명씩 짝을 지어 ‘질문’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식이 정말 흥미로웠다”고 말했습니다.
 
하브루타 수업이란 유대인의 자녀 교육법에서 유래된 방식으로 짝을 이뤄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토론하는 교육법을 말합니다.  
 
또, 창덕여중에서는 ‘당신은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본 적 있나요?’와 같은 사회 문제에서 연구 주제를 정하고, 보건 시간에는 임산부 모형 체험옷을 입어보며 임신 체험을, 사회 시간에는 임산부를 위한 정책 제안 토론 시간을, 수학 시간에는 임산부 배려석 이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이 자료를 표와 그래프로 정리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한 주제로 수학, 사회, 보건 과목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삶과 동떨어진 이질적인 내용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문제를 선별해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훈련으로 이어지니 학습 효과도 기대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 온라인 맞춤형 교육서비스 기반의 미래학교
 
네이버가 설립한 비영리 교육재단인 커넥트 재단은 지난 15일, 칸아카데미(KHAN ACADEMY)를 통한 새로운 수학 교육 방법을 전파하는 전문 교사들의 모임, ‘칸아카데미 수학 LEADERS(이하 리더스)’ 발대식을 진행했습니다.
 
네이버가 설립한 비영리 교육재단인 커넥트재단은 새로운 수학 교육 방법을 전파하는 전문 교사, 칸아카데미 수학 리더스 발대식을 진행했다. - 커넥트재단 제공
네이버가 설립한 비영리 교육재단인 커넥트재단은 새로운 수학 교육 방법을 전파하는 전문 교사, 칸아카데미 수학 리더스 발대식을 진행했다. - 커넥트재단 제공
칸아카데미는 ‘모든 곳의, 모든 이들을 위한 세계적인 수준의 무료 교육’이라는 교육 목표를 세우고, 미국에서 시작된 교육 서비스 입니다. 현재 전 세계 약 5000만 명이 칸아카데미를 통해 수학, 컴퓨팅, 과학, 인문, 예술, 경제, SAT 등 다양한 과목을 무료로 학습하고 있습니다.
 
칸아카데미의 공식 파트너인 커넥트 재단은, 현직 초등교사 131명으로 리더스를 모집해 운영합니다. 구성된 리더스는 정기/비정기적으로 모여 칸아카데미를 활용한 수업 운영 사례를 공유하고, 성과물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일을 합니다.
 
지난해 칸아카데미를 활용해 국내환경에서 시범 수업을 진행한 김황 광주마지초 교사는 상대적으로 스마트교육의 기회가 적은 지방 공립초등학교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김 교사는 지난해 13명의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의 담임 교사였습니다. 비록 학생들은 13명뿐이었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벌어지는 학력격차를 반영하듯 심각한 수준 차이가 느껴졌다고 합니다.
 
교사는 전체를 이끌고 가기 위해 ‘중간 수준’에 수업 난이도를 맞추는게 일반적 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해당 수업을 만족하는 학생들은 3~4명뿐이고, 나머지 학생들 개개인이 1) 정확히 무엇을 모르는지 2)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파악하기가 굉장히 어려워 집니다.
 
그런데 김 교사는 칸아카데미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아침자습시간에 수준별 보충 학습을 진행했고, 실시간으로 학생 개개인의 학습진도표를 관리하며 각각의 학생들이 수학의 어떤 단원에서, 어떤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파악했습니다.
 
김 교사는 “칸아카데미의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기능을 활용하면, 아무래도 교사가 일일이 학생들의 성적을 입력하지 않아도 간단한 그래프와 점수로 개별 성적을 관리할 수 있어 학생들의 개개인의 수준을 면밀하게 진단할 수 있어서 수업 진행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학생 개개인의 학습 이력과(간단한 퀴즈를 푼 것부터 각 단원의 동영상을 본 것까지 체크 가능) 학습 활동을 모니터링 할 수 있으니 보조 교사가 생긴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사례발표를 지켜본 함영기 서울시교육청 정책연구장학관은 “이런 활동이 수학 교과로 한정된 것은 아쉽다”며, “앞으로는 이러한 온라인 교육 시스템이 단순한 ‘학습 수준 분석’ 외에도 사회 정서 능력, 행동 능력 등 학습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미래학교다운 면모를 갖추면 좋겠다”고 조언했습니다.
 
●  교실이 내 손안에서 펼쳐지는 미래학교
 
마지막 사례는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학생들에게 적합한 테크놀로지(스마트 기기) 활용 수업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사실 이 테크놀로지 활용 수업은 부작용을 걱정하는 주변의 시선이 따갑습니다. 그리고 교육전문가들도 미래학교 수업이 ‘테크놀로지만’을 활용한 수업이 되선 안된다고 권고합니다.
 
(용어설명 ☞ 디지털 네이티브란 태어났을 때부터 스마트폰, 개인용 컴퓨터,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환경에 노출돼,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스마트 기기 활용법을 익히는 세대를 말한다. 예를 들어 돌 지난 아이가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잠금 해제를 하고, 유튜브 사용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분명 테크놀로지의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아이들의 흥미를 최대로 이끌어낼 수 있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실제로 함창진 장성중앙초 교사는 ‘스카이프(Skype) 진로 원정대’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자신의 꿈을 설계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4월 5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디지털 네이티브 시대, 교실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라는 주제로 변화하는 교육환경을 소개하는 미디어 브리핑을 주최했다. 사례 발표를 맡은 함창진 장성중앙초 교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 크리에이션 제공
지난 4월 5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디지털 네이티브 시대, 교실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라는 주제로 변화하는 교육환경을 소개하는 미디어 브리핑을 주최했다. 사례 발표를 맡은 함창진 장성중앙초 교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 크리에이션 제공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카이프는 일정한 조건만 갖추면 회원끼리 무료로 영상·음성 통화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메신저 프로그램입니다. 이런 메신저 프로그램 덕분에 도시와 멀리 떨어진 지방에 살고 있는 초등학생들도 바다 건너 호주의 학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함 교사가 맡은 반 학생들은 도시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어, 주변에서 전문직업인을 만나볼 기회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이들의 꿈은 너무 소박하다 못해 일괄적이어서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함 교사는, 아이들에게 세상은 정말 넓고, 다양한 직업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진로 원정대라는 이름으로 스카이프를 활용해 다양한 국내외 전문직업인과 직접 소통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예를 들어 해군장교나 게임디자이너와 스카이프 통화를 하면서, 그들에게 직접 진로 관련 멘토링을 받은 활동입니다. 그러자 ‘농부’가 꿈이었던 아이들은, 점차 데이터 과학자나 게임디자이너와 같은 미래에 주목받을 새로운 직업에 관심을 갇기 시작했습니다.
 
또 이런 테크놀로지를 활용하는 최대의 장점은 일상생활 속의 연장선에서 반드시 교실이 아니어도, 집, 등·하굣길, 운동장 등에서도 교육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테크놀로지 과다사용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은 “‘해야할 공부’와 디지털 기기를 별도로 생각하지 말고 ‘해야할 공부’ 속에 디지털 기기의 유용성을 현명하게 녹인다면, 디지털 기기의 과사용에 대한 우려는 ’책’을 과다 사용하는 부작용을 걱정하는 것과 같은 기우가 될 것 ”이라며,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다양한 소스를 많이 활용하는 것이 과다사용이라고 여겨지지 않도록 평가기준과 수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일침했습니다.
 
지금까지 남들보다 한 발 앞서 미래학교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사실 한 사람의 열정이나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는 모두의 학교가 미래학교의 모습을 갖추긴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꽤 오래 전부터 변하는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교육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뜻엔 전국민이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앞으로는 그저 먹지 못할 감 같은 다른 나라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이야기가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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