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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목소리① 숭실대 김지영 교수] “아이를 복사본이 아닌 원본으로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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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4월 23일 18:00 프린트하기

4차 산업혁명과 교육을 잇는 기획 기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집어든 책이 ‘다섯 가지 미래 교육 코드’였다. 유행어처럼 번진 ‘4차 산업혁명’ 키워드 속에서 내 아이의 미래를 지금 생각과는 다르게 디자인해야만 한다는 우려와 걱정 속에서 시작한 기사다. 
  
당장 ‘다섯 가지 미래 교육 코드’를 쓴 저자를 만나야 했다. 기획 기사를 함께 고민하고 이끌어갈 멘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김지영 교수는 서울대에서 석사를 마친 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교육심리학 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숭실대 교육개발센터에서 다년간 활동하고 있는 교육전문가다. 이 책 속에는 미래 교육, 미래 학교, 자녀 교육, 부모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잘 정리돼 있었다. 김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정말 좋은 기획 기사네요. 많은 사람들이, 이왕이면 부모들에게  내용을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기자는 김 교수에게 미래 인재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그는 그간 자신의 경험토대로 풀어놓은 6문 6답을 공개한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대부분 시험과 학교, 학원에 파뭍혀 살고 있는 현실이다. - GIB 제공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대부분 시험과 학교, 학원에 파뭍혀 살고 있는 현실이다. - GIB 제공

 
  Q1. 요즘은 대학생들도 자립심 부족을 호소하며 꿈을 찾아 방황하는 것 같다. 현장 분위기는 어떤지. 
 
A1.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우리 교육의 변화 속도는 참 느린 편이에요. 학교에서만 배울 수 있던 시대는 이미 끝났지요. 특히 대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는 자유로운 형식과 자유로운 주제의 배움의 기회는 정말 많아요! 그런데 문제는 학생들이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뭘 잘하는지’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해요. 

제가 교내에서 수년 간 진로 상담을 진행하면서 만난 학생들은 대부분 선택의 기로에 서서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어요. 아무래도 과거 청소년기에 착실하게 부모님이 원하는대로 공부를 이어온 학생일수록 더욱 힘들어했지요. 이런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건 ‘연결고리를 찾는 방법’이었어요.
 
예를 들어 자율전공을 선택한 학생들이 2학년에 올라가며 세부전공을 정할 때, 대학에서의 1년의 경험과 들었던 수업 내용 등을 떠올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내가 배우며 즐거운 것)과 전공을 잇는 연결고리를 찾아야 선택이 수월하거든요.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런 작업을 힘들어해요. 저는 이런 학생들이 새로운 경험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어요. 
  
Q2. 그럼 내 아이에게 만큼은 꿈을 심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A2. 더 이상 선행학습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에요. 교육제도가 변하고, 미래가 원하는 인재상이 변하죠. 저는 부모교육 할 때 항상, 부모세대가 배웠던 시대, 치열하게 세상과 싸웠던 과거는 모두 추억으로 남겨야 한다고 말해요. 과거의 교육 방법에 집착하기 보다는 이젠 부모도 아이도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고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자세’를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죠.
 
확실히 ‘명문대입학=성공’ 공식은 깨졌어요. 최근 수많은 반례(명제가 거짓임을 밝힐 수 있는, 명제가 성립하지 않는 예)가 등장했지요. 명문대출신이라고 해서 특별히 취업이 수월하지 않을 뿐더러, 세상은 점점 학벌이 아닌 개개인의 ‘재능이나 능력’에 집중하고 있어요. 구글이나 AT&T와 같은 미국의 큰 기업들에서 실제로 학력을 기준으로 삼지 않고 채용하기 시작했거든요. 앞으로 이런 분위기는 점점 거세질 거고, 우리나라도 조금씩 바뀌고 있어요. 그러니 청소년기를 보내는 아이들의 꿈이 더이상 명문대입학이 되어선 안돼요. 부모님의 꿈도 마찬가지고요. 우리 아이들을 기존 시스템에 넣어 (부디, 제발) 평범하게 자라길 바라며 키우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해요.
 
Q3. 학교 밖 세상(대안교육측면)에서 이왕이면 어떤 경험을 하게 하는 게 좋은지.
  
A3. 세상은 보란듯이 차별화된 인재를 원하고 있어요. 더이상 복사본이 아닌 원본으로 키워야 하는 것이죠. 그러려면 아이에게 무엇보다 ‘몰입의 기회’를 허락해야 합니다. 몰입의 기회란 거창한 게 아니에요.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분야에 푹 빠질 수 있도록 말없이 ‘기다려 주는 것’ ‘밀어주는 것’이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러니 아이가 관심없어하고,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사교육은 그만두는 게 맞아요. 사교육을 절대 하지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친구따라 보내는 학원, 엄마가 불안해서 보내는 학원은 다시 한번 고려해봐야 한다는 말이죠. 하지만 맞벌이 부부처럼, 어쩔 수 없이 학원에 보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럴 경우에는 과목의 갯수를 다양하게 하기보다는, 아이가 몰입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Q4.  ‘다섯 가지 미래 교육 코드’에서 자기력, 인간력, 창의융합력, 협업력, 평생배움력을 강조했다. 이중 가장 먼저 집중해야 할 항목을 꼽는다면?
 
A4. 사실 이 다섯 가지 코드가 모두 실현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려면 ‘부모력’이 가장 중요해요. 아이에게 몰입의 기회를 허락하려면, 부모의 관찰력이 먼저 요구돼요. 부모가 지속적인 관찰을 해야만, 아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고, 어떤 놀이를 할 때 가장 즐거워 하며, 어떤 주제에 흥미를 느끼는지 알 수 있거든요.
 
그런데 만약 관찰을 해 보니, 아이가 금세 흥미를 잃고 관심사가 A에서 B로, B에서 C로 자꾸 옮겨 다닌다면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끊기가 없을까?’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의지가 박약할까?’라고 아이의 관심분야 찾기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언제 어떤 포인트에서 흥미가 옮겨지는지를 알아내면 돼요.
     
Q5.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이도 부모도 정해진 스케쥴에 맞춰 하루하루를 살아내기 바쁘다. 게다가 맞벌이를 하는 부모라면 더 그렇다. 현대인의 가장 큰 문제인 ‘부족한 시간’에 대한 해결책이 있는지.
 
A5. 많은 부모들이 ‘시간이 없다’고 하는데, 사실 물리적인 시간은 중요하지 않아요. 부모도 퇴근 이후에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것처럼, 아이들도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아마  요즘 아이들에게 자유시간이란 길어봐야 하루에 30분~1시간 정도 일거예요. 어떤 아이들은 일주일치를 주말에 모아 보내기도 하고요. 이 아이들의 자유시간에 ‘개입’이 아닌 ‘관찰’을 해 보면, 아이가 즐기는 게임이라던지, 아이가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이라던지, 아이가 즐겨보는 웹툰같은데서도 아이의 취향과 관심사를 알 수 있어요. 처음부터 티나게 막 들여다 보려고 하면, 아이는 당연히 싫어하겠죠. 서서히 부모와의 시간을 기다리게 되도록 아이와 약간의 밀당이 필요해요.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에게 이왕이면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 - GIB 제공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에게 이왕이면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 - GIB 제공
 
  Q6. 답답함과 조급증, 불안한 마음은 어떻게 하나. 
 
A6.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의 자유시간을 ‘공감’하지 못하며, 기다려주는 것도 힘들어 해요. 부모는 항상 아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앞서 조급하고 불안해하며, 이내 ‘내가 부족한 부모가 아닌가’ 자책하게 되죠.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어요. 당연히 힘들고, 때론 부족하죠. 엄마도 아빠도 처음이니까요. 그러니 계속 부딪쳐가면서 서로 배워야 해요. 다만, 무조건 부모가 원하는대로, 부모의 목표대로 아이를 이끌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게 동기 부여를 하는 데 집중해 보세요. 하지만 그러려면 아마 ‘인내심’이 엄청 필요할 거예요.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를 관찰하는 일도 인내심없이는 불가능 하니까요.”
 
마치며. 여러 질문을 통해 김 교수의 조언을 듣고나니, 급한 성격을 잠재울 ‘인내심 훈련(?)’이 가장 시급해 보였다. 그 어떤 것보다 아이를 바라보는 느긋한 마음과 기다려줌이 좋은 양육자의 모습으로 여겨졌다. 준비된 부모가 미래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는 얘기다. 
 
※ 편집자주
수학교사를 꿈꾸던 나는 불현듯 불특정 다수에게 수학의 이로움을 전할 수 있는 ‘기사와 매체’라는 것에 매료돼 수학기자로 꿈을 바꾸며, 얼마간의 노력 끝에 운좋게 그 꿈을 이뤘다. 그럼 이제 나의 다음 꿈은 무엇일까?
아직 내 꿈도 잘 모르는 나는 준비없이 엄마가 됐고, 내 아이는 점점 자라고 있다. 게다가 살아갈 세상은 사회, 경제, 환경, 문화, 교육 등 일상 모든 영역이 변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이름으로 쏟아지는 정보들이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그래서 준비한 [4차 산업혁명 시대, 자녀 교육은 어떻게?] 기획 기사를 쓰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났다. 지면(!) 관계상 담지 못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못 다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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