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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노믹스] (3) 국제전기차엑스포를 통해 본 제주도의 전기차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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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노믹스] (3) 국제전기차엑스포를 통해 본 제주도의 전기차 고민

2017.05.03 15:00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르노삼성, 한국GM, 대림자동차 등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 참여, 삼성SDI, 한국전력 등 배터리 업체 참여, 전시업체 수는 2014년 1회 41개사에서 2회 73개사, 3회 145개사, 올해 4회 155개사로 행사 출범 4년만에 6배 증가”


지난 3월 17일부터 23일까지 7일간 제주에서 열린 제4회 국제전기차엑스포를 설명하는 숫자다. 숫자만 보자면 국제전기차엑스포 발전은 짧은 기간에 급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국제전기차엑스포는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으로는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행사 장소 입지에도 문제가 있었고, 신차 발표가 없어 고객을 유인할 킬러 컨텐츠도 모자랐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행사 전반에 대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평가다.

 

제주노믹스 제공
제주노믹스 제공

“그래도 소문난 잔치에 먹거리는 있었다.”


소문난 잔치에 최고 먹거리는 쉐보레 볼트(Bolt)였다.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 EV(Bolt EV)가 단 한 번의 충전으로 서울에서 제주까지 총 470㎞를 완주했다. 볼트 EV는 서울 양재동을 출발해 목포 여객선 터미널까지 360㎞를 달렸다. 이후 제주항에서 섭지코지를 거쳐 전기차 사용자 포럼 행사가 열린 제주 중문단지 내 여미지식물원까지 총 110㎞ 이상을 추가로 운행, 총 470㎞를 충전없이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환경부에서 인증받은 볼트 EV의 1회 충전 주행거리 383㎞보다 87㎞를 더 달린 것이다.

 

쉐보레 홈페이지 제공
쉐보레 홈페이지 제공

엑스포 행사장이 문을 연 오전 10시부터 많은 관람객들이 쉐보레 부스의 볼트 주변에 몰려들었다. 판매 상담 부스는 길게 줄을 섰으며 개장하고 얼마지 나지 않아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GM의 기술력이 집약된 볼트는 ‘2세대 전기차’로 불릴 만큼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했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383㎞로 전기차 선두인 테슬라보다도 길었다. 실제 차량을 보면 공간 활용성도 훌륭했다.

 

제주노믹스 제공
제주노믹스 제공

한편 볼트 덕분에 LG화학은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할 수 있다. 볼트 차량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대부분이 LG화학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배터리를 비롯해 구동모터, 전기 인버터, 급속충전모듈, 인포테인먼트시스템 등 핵심부품 대부분을 LG화학과 GM이 공동 개발했다. 향후 자동차 부품업체로서 기술력을 인정 받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장고 끝에 악수”


올해 전기차엑스포는 여미지식물원 전체를 주요 전시장으로 활용해 ‘전기차와 자연의 융합’이라는 친환경 콘셉트로 시작했다. 개막식을 비롯해 주요 행사를 식물원 안에서 진행하면서 방문객들에게 전기차 가치를 친환경으로 부각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전문 전시공간이 아닌 탓에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주형환 산업부 장관 축사 중에는 식물원 내부 방송이 나오면서 행사 진행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국제전기차엑스포조직위원회 제공
국제전기차엑스포조직위원회 제공

또, 전시공간이 없는 관계로 식물원 외부에 임시 전시장을 설치했는데 전시업체 사이에서 전시 장소가 너무 볼품없다는 불만이 표출되기도 했다.


현장을 찾은 컨퍼런스 행사 기획 전문가는 “행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는 북적거림”이라며 “너무 넓은 여미지식물원 전체를 주요 전시장으로 쓴 것은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모여도 한산하다는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조직위원회의 새로운 행사 진행 시도는 높게 평가할 수 있지만 좀 더 전시 행사 기본에 충실했어야 한다는 평가다.

 

제주노믹스 제공
제주노믹스 제공

여전히 제주도 최고의 엑스포라는 자부심


전기차 엑스포는 국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테슬라인 BYD, BMW, 닛산,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 국내외 대기업들이 불참 의사를 밝혔고 개막식 기조연설을 맡은 넥스트EV의 리빈 회장과 인민일보 대표가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제주에서 열린 국제전기차엑스포에 참여했던 BMW와 닛산은 ‘2017 제네바 국제 모터쇼’(3월 7~19일)에 참가한 데 이어 오는 31일부터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7 서울모터쇼’에 참여하는 대신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 THADD) 배치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은 것도 한 원인이다.

 

국제전기차엑스포조직위원회 제공
국제전기차엑스포조직위원회 제공

김대환 전기차엑스포 조직위원장은 개막식 기자 간담회에서조차 행사기간 내에 테슬라에 참가를 부탁하는 등 공개적으로 구애했지만 최종적으로 테슬라측에서는 불참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점을 감안, 전기차엑스포는 전기차의 ‘다보스포럼’이지, 모터쇼가 아니다“란 말로 애써 자위하는 모양새를 비췄다.


전기차 엑스포는 제주도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 국제 행사다.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산업부 장관, 지자체장 등 고위 임원들도 매해 참석하는 행사다. 여기에 제주도에서 시행하는 핵심 정책인 2030 카본 프리 아일랜드 구현을 위해 전기차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제주도 입장에서는 전기차 엑스포를 명실상부 제주도 최고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이를 기반으로 청정지역으로서 제주도 홍보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원희룡 제주도지사 입장에서도 중앙 무대에 복귀해서도 정책 어젠더를 선점할 수 있는 중요한 정치 자산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국제전기차엑스포조직위원회 제공
국제전기차엑스포조직위원회 제공

따라서 전기차엑스포가 올해 4회째임에도 불구하고 운영상의 문제들이 드러났지만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제주도 최대 행사인 것은 분명하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현재의 전기차엑스포에 대한 문제점을 충분히 인정하지만, 모터쇼와 정보제공(포럼)의 측면 모두 버려서는 안 된다”며 “행사가 끝나는 대로 국제행사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전면적인 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데에는 전기차엑스포를 포기할 수 없다는 애정이 밑바탕에 있다.

 

※ 필자소개 

김일환. 리서치 회사와 언론사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일을 하다 2년 전 제주에 내려왔다. 부동산은 나홀로 호황이였고 외국 관광객들은 넘쳐 났다. 지금은 진정된 제주 경제를 차분히 짚어보려고 한다. 부동산, 카지노, 전기차가 주 관심대상이다. 제주에서 실제 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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