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깎을까 쌓을까 나노세계 건설하는 두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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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5월 11일 16:00 프린트하기

‘나노기술’은 굉장히 익숙한 단어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반도체와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등 종류와 활용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 작은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두 가지 키워드로 알아보자.

 

Jynto(W), GIB 제공
Jynto(W), GIB 제공

나노스. 그리스어로 난쟁이라는 뜻이다. 10억 분의 1m에 불과한 나노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아주 적절한 이름을 붙였다. 탄소나노튜브와 은나노입자를 번역하면 난쟁이 탄소관, 난쟁이 은입자 정도로 부를 수 있다. 결국 나노기술이란 원하는 형태의 난쟁이 물질들을 만들거나, 물질을 구성하는 난쟁이들인 원자와 분자를 의도한대로 조절하는 기술을 말한다. 어떻게 과학자들은 이런 난쟁이들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걸까. 과학자들이 나노세계에 접근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조각가처럼 물질을 깎거나, 물질을 블록처럼 쌓는 방법이다. 먼저 물질을 깎아서 원하는 나노구조를 만드는 기술부터 알아보자.

 

열전도도 측정을 위해 고분자 필름을 코팅해서 만든 그래핀 열전소재 샘플(위 동그라미)과 전기전도도와 열전 성능을 측정하기 위해 제작한 샘플(아래 동그라미). - KIST 제공
열전도도 측정을 위해 고분자 필름을 코팅해서 만든 그래핀 열전소재 샘플(위 동그라미)과 전기전도도와 열전 성능을 측정하기 위해 제작한 샘플(아래 동그라미). - KIST 제공

깎다


극한의 깎아 새기기, ‘나노 인쇄술’


3월 17일,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에는 깎아내기 기술을 활용한 국내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한 편 소개됐다. 손정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선임연구원팀이 2차원 물질인 그래핀에 마치 연탄처럼 10nm 크기의 구멍을 규칙적으로 뚫어 열을 전기로 변환하는 성능을 극대화했다.


탄소 원자가 육각형 그물 모양으로 촘촘하게 짜여진 그래핀은 원래 열을 잘 전달하는 물질이다. 하지만 사이사이에 균일한 나노구멍을 뚫어 놓으니 열을 전달하는 성질은 약해지고 그 열을 전기로 변환하는 성능이 좋아졌다. 연구팀은 잘 휘어지고(플렉서블) 몸에 착용할 수 있는(웨어러블) 전자기기를 만드는 데 구멍 뚫린 그래핀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제공

연구팀은 ‘나노리소그래피’라는 정교한 깎기 기술을 이용해 그래핀에 구멍을 뚫을 수 있었다. 리소그래피는 ‘리소스(Lothos, 돌)’와 ‘그라페인(Graphein, 쓰다)’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인쇄술의 한 분야다. 나노리소그래피는 나노미터 단위의 인쇄술이라고 할 수 있다.


나노리소그래피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이렇다. 원하는 패턴을 물질 위에 그린 뒤 나머지 부분을 파내는 것이다. 물질 위에 원하는 패턴을 그리는 과정은 그 부분만 단단히 굳혀 주는 것이다. 반대로 물질 위에 그린 패턴만 깎아내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자외선을 이용한 포토리소그래피다. 이 방식은 현재 나노미터 단위의 세밀한 회로를 반도체에 새기는 데 쓰고 있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쉽게 파낼 수 있는 감광물질을 반도체 위에 바른 뒤 원하는 패턴의 ‘마스크’를 씌우고 자외선을 쏘는 것이다. 화학물질이나 플라스마 등으로 필요 없는 부위의 감광물질을 제거한 후 무늬를 따라 반도체를 파내면 원하는 모양의 회로가 완성된다. 현재 반도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노재료를 만드는 데 이 기술을 쓰고 있는데, 자외선 외에도 전자빔을 이용하는 기술 등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팀이 개발한 4인치 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존 퀀텀닷 TV는 백색광 퀀텀닷 광원에 액정표시장치(LCD)를 붙인 ‘반쪽짜리’였던 반면, KIST 연구팀이 만든 디스플레이는 100% 퀀텀닷으로만 이뤄져 있다. - K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팀이 개발한 4인치 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존 퀀텀닷 TV는 백색광 퀀텀닷 광원에 액정표시장치(LCD)를 붙인 ‘반쪽짜리’였던 반면, KIST 연구팀이 만든 디스플레이는 100% 퀀텀닷으로만 이뤄져 있다. - KIST 제공

쌓다


퀀텀닷에서 분자기계까지… 쌓고 조립하기


나노세계를 만드는 두 번째 방법은 물질을 쌓거나 조립하는 방식이다. 깎아내는 기술에 비해 비교적 최근 등장한 기술로, 탄소나노튜브와 나노와이어(나노선), 퀀텀닷(양자점) 등 들어봤을 법한 나노물질들을 모두 이 방식으로 만든다.


물론 손으로 쌓고 조립하는 것은 아니다. 식물 씨앗을 심고 물과 햇빛을 줘 키우는 것처럼, 나노물질이 자라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방식이다.


퀀텀닷을 예로 들어보자. 퀀텀닷은 스스로 빛을 내는 나노미터 단위의 반도체 결정을 말하는데, 크기에 따라 빛의 색깔이 달라진다. 특히 전력을 적게 공급해도 현재보다 다양하고 세밀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퀀텀닷은 씨앗이 되는 반도체 물질이 용매 속에 녹아 있다가 온도를 높여 줬을 때 스스로 결합하면서 형성된다. 이때 온도와 농도 등의 조건에 따라 결정의 크기와 그에 따른 색상이 결정된다.


이렇게 만든 퀀텀닷은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김성지 포스텍 화학과 교수팀은 퀀텀닷을 이용해서 암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학술지 ‘ACS 나노’ 1월 26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암세포에서 나오는 유기물질과 반응해서 강한 적외선 신호를 내뿜는 퀀텀닷을 만들고 실제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퀀텀닷을 몸속에 넣으면 암세포가 있는 부위를 적외선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다.


탄소나노튜브와 나노와이어 등의 나노물질도 쌓고 조립하는 방법으로 합성한다. 적외선을 쪼였을 때 특정 무늬를 발생시켜 진품 여부를 확인하는 나노와이어 위조방지 기술이나, 물을 정화하고 식품 상태를 판별하는 탄소나노튜브 기술 등 수많은 연구 성과가 발표되고 있다.

 

201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 베르나르트 페링하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교수팀이 만든 나노자동차. 빛과 열에 의해 한 방향으로 회전하는 분자모터 4개를 이용해 만들었다. - 노벨상위원회 제공
201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 베르나르트 페링하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교수팀이 만든 나노자동차. 빛과 열에 의해 한 방향으로 회전하는 분자모터 4개를 이용해 만들었다. - 노벨상위원회 제공

작년 노벨화학상의 주인공인 ‘분자기계’처럼 적극적으로, 원하는 나노분자를 설계해서 만들 수도 있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화학반응으로 몇 종류의 분자를 정교하게 조작해 분자 엘리베이터와 분자 인공근육, 분자 모터 등을 만들었다. 2011년에는 빛과 열에 의해 고체 표면 위에서 앞으로 움직이는 나노자동차까지 개발했다. 과학자들은 기술이 발전하면 몸속에서 암세포를 찾아 파괴하는 나노로봇처럼 원하는 분자기계를 설계해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최근 나노기술을 적용한 수소이온 세라믹 연료전지를 개발한 손지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온에너지재료연구센터장은 “나노기술은 현대 과학의 빌딩 블록(건축물을 만드는 벽돌)”이라고 말했다. 저마다 겉모습이 다른 건물들처럼 모양과 쓰임새는 달라도 수많은 연구에서 나노기술을 쓰고 있다는 뜻이다.


매일 전세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나노기술의 활용분야만큼이나 나노기술의 종류도 광범위하지만 근본 원리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깎기와 쌓기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알면 나노기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나노기술연구협의회 제공
나노기술연구협의회 제공

내가 만드는 미래 나노기술 나노영챌린지 2017


평소 상상하기만 했던 나노기술을 실제로 구현해 볼 기회가 열린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나노기술연구협의회는 창의적인 나노기술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나노영챌린지 2017’을 개최한다. 직접 고안한 나노기술로 창의성을 겨루는 이번 대회는, 심사를 거쳐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최종 심사에서 선발된 팀에게는 아시아지역 나노 관련 국제행사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대학생과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공모 분야 :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나노기술 아이디어 작성
공모 기간 : 4월 6일 ~ 6월 4일
접수 기간 : 5월 4일 ~ 6월 5일
접수 방법 : 전자우편을 통한 온라인 접수(hty0126@kontrs.or.kr)
제출 서류 : 참가신청서 및 제안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참가 자격 : 대학생 및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팀 혹은 개인
시상 :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300만 원), 나노기술연구협의회장상(100만 원),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상(100만 원)
문의 : 나노기술연구협의회 사무국(070-4866-5355, hty0126@kontrs.or.kr)
주최 | 주관 | 후원 : 미래창조과학부 | 나노기술연구협의회 | 한국과학창의재단,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


※ 자세한 내용은 나노기술연구협의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www.kontrs.or.kr/introduce/events_list.asp)


※ 참가 제한
● 동일(유사) 아이디어로 타 공모전에 수상 경험이 있는 자
● 신청서 등의 서류에 허위 정보를 기재한 자
● 지식재산권과 관련해 타인과 특허분쟁이 진행 중인 아이디어
● 타인의 특허 등 지적재산권을 침해하거나 침해할 우려가 있는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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