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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리 암컷은 교미 뒤 왜 공격적으로 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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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리 암컷은 교미 뒤 왜 공격적으로 변했을까

2017.05.21 07:30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정자가 ‘유전자 이동장치’ 기능뿐 아니라 암컷의 행동을 변화시켜 생식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엘레아노 배스(Eleanor Bath)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원팀은 초파리 암컷이 교미를 통해 정자와 정액을 받아들인 뒤 공격성이 커졌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학술지 ‘네이처 생태&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 15일자에 논문을 발표했다.


짝짓기 또는 출산 뒤 암컷이 다른 암컷에 대해 공격적으로 변하는 현상은 여러 동물에서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식량 자원’을 좀더 확보하기 위한 본능으로 이를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암컷의 공격성이 높아지는 생물학적 과정은 그동안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암컷의 공격성을 증가시키는 ‘스위치’가 수컷과 관련 있다고 보고 비교실험을 했다. 유전자조작으로 정자·정액단백질을 없앤 수컷 초파리와 정상 수컷 초파리를 각각 암컷과 짝짓기 시킨 것이다. 그 결과 정상 수컷 초파리와 교미한 암컷만 공격성이 높아졌다. 교미라는 행위와는 상관없이 정자·정액단백질이 ‘스위치’ 역할을 했던 것이다. 정자·정액단백질을 받은 암컷은 알을 낳은 뒤 공격성이 커지거나(간접 경로), 알을 낳지 않은 상태에서도 공격성이 커졌다(직접 경로).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이번 실험처럼 수컷의 정자와 정액단백질이 암컷 몸 안에서 특정 화학신호로 작용해 암컷의 행동을 바꾸는 사례가 차츰 밝혀지고 있다. 그동안 정자를 나르는 ‘셔틀’ 정도로만 여겨졌던 정액에 다양한 단백질이 들어있어 암컷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자세한 내용은 참고기사) 과학동아 2015년 9월호 ‘정자 셔틀? No! 정액의 재발견’

정액에 들어있는 단백질은 수컷에게만 이익을 끼치고 암컷에게 손해를 끼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암컷이 다른 수컷과 일정시간 교미하지 못하게 하거나, 암컷이 자신의 정자를 생식기 내부 저장소에 보관하게 만든다. 암컷이 음식을 많이 먹게 만들거나 면역력이 떨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변화는 수컷 자신의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퍼뜨리기 위한 전략이다. 아래 표는 정액 단백질이 하는 역할과, 이 역할이 수컷과 암컷에게 미치는 영향을 정리한 것이다. 수컷과 암컷의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과학동아 제공
과학동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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