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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폭풍 성장은 빙하기에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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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폭풍 성장은 빙하기에 시작됐다

2017.05.27 13:30
Sylke Rohrlach(F) 제공
Sylke Rohrlach(F) 제공 

고래는 여러모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물이다. 암에 잘 걸리지 않고, 포유류면서도 1시간 이상 잠수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고래라고 하면 ‘크다’는 이미지가 가장 강렬하다. 평균길이가 1.4m, 무게는 40㎏ 정도인 바키타돌고래처럼 작은 종류도 있지만, 우리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일반적 고래는 지상에선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거대함을 자랑하는 모습이다. 가장 큰 몸집을 가진 흰수염고래 (혹은 대왕고래)는 다 자라면 평균길이가 33m, 무게는 135t에 달한다.

 

고래는 어떻게 이렇게 큰 동물이 될 수 있었을까? 약 3370년만 년 전 신생대 올리고세 무렵 등장한 고대 고래류는 몸 길이가 대체로 10m 가량으로 크기가 비슷했다. 이랬던 고래가 제1 빙하기가 찾아온 약 450만 년 전부터 폭풍성장하기 시작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 빙하기가 가져온 먹이천국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고래의 몸길이가 3m 이하면 ‘작음’, 3~10m는 ‘중간’, 10m 이상은 ‘큼’으로 분류할 뿐 ‘왜 어떤 고래는 이렇게 크기가 커졌는가’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미국 워싱턴주 자연사박물관과 시카고대 등 공동연구팀은 고래의 몸길이가 10m 이상으로 커지기 시작한 것이 첫 빙하기가 찾아온 약 450만 년 전이며, 약 300만 년 전에는 종별로 크기 차이가 분명해졌다는 사실을 발견해 지난 5월 24일 학술지 '영국왕립학회보B'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약 3000만 년 전 초기 고대 고래류를 포함,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보관돼 있던 63종의 멸종 고래와 현재 생존하고 있는 13종의 수염고래의 두개골을 비교해 계통분석을 했다. 두개골의 폭을 바탕으로 해부학적으로 비율을 따져 고래의 전체 크기를 추측한 것이다.

 

논문 1저자인 시카고대 지구물리과학과 슬라터 그라함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북반구에 빙하기가 오면서 파나마 해협이 닫혔고, 대서양과 태평양이 차단되면서 해양생태계에 큰 변화가 생겼다”며 “풍부한 영양염류가 육지에서 공급됐고 차가워진 물로 인해 크릴새우가 잘 자라게 되는 등 고래의 먹이가 넘쳐난 것”이라고 말했다.

 

※ 영양염류란?

바닷물 속의 규소, 인, 질소 등의 염류를 총칭하는 말로, 식물플랑크톤의 증식에 영향을 미친다. 식물플랑크톤을 먹이로 삼는 동물플랑크톤, 동물플랑크톤을 먹는 어류의 생태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약 500만 년 전 신생대 마이오세 후기부터 빙하와 만년설이 육지를 덮으면서 소형갑각류와 영양염류 등의 증가해 고래의 성장을 가능케 했다고 분석했다.

 

● 게놈분석으로 더 확실한 증거 찾아야


고래의 성장 요인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형태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한 추측을 뒷받침할 유전적 증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 해안에서 많이 발견되는 밍크고래는 크기가 4~6m 정도다. 같은 수염고래과인 흰수염고래의 5분의 1 정도 크기다.
 
박종화 UNIST 생명과학부 교수는 “밍크고래와 흰수염고래는 기본적인 유전적 정보와 생김새가 비슷한데 크기만 확연하게 다르다”며 “최근 흰수염고래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고래종인 큰긴수염고래를 비롯해 각종 돌고래와 밍크고래의 게놈을 분석했지만, 여전히 더 많은 표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고대 고래의 뼈들도 포함, 최소 10개 종의 수염고래를 모아 보다 세밀한 유전자 분석을 할 수 있다면 빙하기가 고래 성장의 주요원인이었는지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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