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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방발기금 징수를 반대하는 5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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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방발기금 징수를 반대하는 5가지 이유

2017.06.02 17:00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도 방송통신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을 분담하고 이 기금의 일부를 지역방송을 위해 사용하게 하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다. 대표 발의자는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돈을 많이 버는 포털 사업자들로부터 전년도 광고 매출액 중 5% 이내에서 분담금을 징수하는 것이다.


박 의원은 “포털은 뉴스 유통 등 언론기능을 활용하여 막대한 광고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반면 지상파 사업자의 경우 온라인과 스마트기기를 중심으로 하는 미디어 패러다임의 변화로 광고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면서 “포털의 점유율,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에도 방발기금 분담 등 공적책무 이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IT업계에서는 이 개정안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 다섯가지를 살펴보자.

 


1. 방발기금은 여론 영향력을 기준으로 걷는 돈이 아니다


박 의원은 여론에 미친는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로 포털도 방발기금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방발기금을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걷는 기금이 아니다.


현재 방발기금은 매년 1조 원이 훌쩍 넘는 금액( 2015년 기준 1조 1473억 원)이 걷힌다. 주로 통신사, 지상파 방송사, 유료방송 사업자(케이블SO, IPTV), 홈쇼핑 사업자, 종편•보도 등이 내고 있다.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기준이라면 신문사가 빠질 이유가 없다. 요즘은 페이스북 같은 SNS가 여론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여론 영향력이 기준이라면 SNS도 포함돼야 한다.

 


2. 방발기금은 돈 많이 벌었다고 걷는 돈이 아니다.


박 의원은 포털이 막대한 광고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방발기금 분담금을 징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방발기금은 돈을 많이 버는 회사를 대상으로 걷는 것도 아니다.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유로 방발기금을 내야 한다면 OBS는 낼 이유가 없다. OBS는 자본금이 90% 이상 잠식된 상황에서도 매년 수억원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납부해왔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LTE나 3G 망을 이용하는 스마트폰을 판매해서 수십조 원을 버는데, 삼성전자도 방발기금을 내야 하는가.

 


3. 방발기금은 경쟁제한의 대가다


방발기금을 내는 대상은 주로 정부로부터 주파수를 할당받았거나(통신사), 정부의 허가를 얻어 사업을 하는 사업자(방송 플랫폼)들이다. 허가를 얻는다는 것은 정부가 자유로운 경쟁자의 진입을 막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반대로 한번 허가를 얻은 사업자들은 경쟁자의 진입 걱정을 덜 해도 된다는 의미다.


당장 누군가 종합편성채널 방송국이나 IPTV 사업을 하고 싶다고 해도 정부가 허가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과거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이 그렇게 IPTV 사업을 하고 싶어 했는데, 정부의 허가를 얻지 못해 결국 포기했다. IPTV 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는 못하게 막고, 이제 와서 방발기금은 내라니 카카오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4. 유튜브, 페이스북에도 방발기금을 걷을 것인가.


우리나라 온라인(모바일) 방송 시장은 유튜브가 독점하고 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이 가파르게 치고 올라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포털은 온라인(모바일) 방송 분야에서는 틈새 사업자에 불과하다.


포털 사업자에게 방발기금을 내라고 하려면 유튜브와 페이스북에도 내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이들이 국내에서 버는 돈이 얼마인지 파악도 못하고 있다. 매출을 파악한다고 해도 외국 사업자에게 방발기금을 걷을 명분은 없다.


인터넷 업체들은 글로벌 기업과의 역차별을 자주 하소연하는데, 포털 방발기금 징수는 또 하나의 역차별 사례를 늘리는 것이다.

 


5. 방발기금의 이상한 운용부터 수정해야


개정안은 포털로부터 조성한 방발기금을 지역 방송 등의 지원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다양성 차원에서 지역방송의 존재는 필요하고, 정부 차원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방발기금을 제대로 쓰는 것이 먼저다. 현재 언론중재위원회의 경우 예산의 대부분을 방발기금에서 받는다. 언론중재위는 방송뿐 아니라 신문, 잡지, 인터넷신문 등을 모두 총괄하는 기관인데, 방발기금으로 운용하는 것이 적합할까.


신문사는 방발기금을 내지도 않고 언론중재위의 혜택을 받고 있다. 언론중재위는 필요하지만, 방송통신 사업자들의 쌈짓돈이 아닌 정부 예산으로 운용돼야 한다. 이렇게 조성 취지와 다르게 사용되는 방발기금을 정리하면, 지역 방송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다.

 

 

※ 필자소개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심재석 기자는 IT전문기자 모임인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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