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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정책제안 ③] 동물병원 진료비를 결정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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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정책제안 ③] 동물병원 진료비를 결정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2017.06.06 22:56

 

많은 사람들이 동물병원비가 비싸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수의사도 잘 알고 있습니다

논란이 계속 되면서 의료수가제를 지정했으면 하는 마음도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도를 시행하기 앞서 충분한 실태 조사와 선행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겁니다

_우연철 대한 수의사회 전무

 

 

5월 20일 토요일 늦은 저녁, 서울의 한 카페에 ‘반려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위한 정책 제안 간담회’가 열렸다. 5월 10일 출범한 새 정부에 시대상에 맞는 반려동물 정책을 제안하기 위해서다. 간담회에는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전무, 최영민 서울수의사회장, 조광민 서울수의사회 공보특보, 이학범 데일리뱃 대표가 참석했으며 전채은 동물을위한행동 대표가 온라인을 통해 참여했다.

 

왼쪽부터 이학범 데일리뱃 대표,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전무, 최영민 서울수의사회장, 조광민 서울수의사회 공보특보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왼쪽부터 이학범 데일리뱃 대표,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전무, 최영민 서울수의사회장, 조광민 서울수의사회 공보특보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동물병원 진료비. 모든 대선 후보들이 지적했던 부분이며 동시에 1000만 반려동물 인구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다. 진료비에 대한 불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첫째는 사람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 두 번째는 동물병원마다 진료비용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 두 가지 불만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사람 진료비가 저렴한 것은 다달히 월급에서 공제되고 있는 의료보험 때문이며, 과잉 진료처럼 보이는 것은 말못하는 동물의 질병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물병원마다 진료비용이 다른 것은 진료비 담합을 막고자 90년대 말에 동물 의료수가제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물병원에서 진료비를 어느 정도 비슷하게 맞추려는 시도를 하려 든다면 곧장 담합행위로 규정돼 제재를 받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동물의료협동조합 등을 통해 민간 주치의 제도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동물의료협동조합이 유지되고 있는 곳은 아주 드뭅니다

잘 유지되고 있는 곳은 ‘우리동생’ 정도일겁니다

_이학범 데일리벳 대표

 

 

우리동생은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 마을에 있는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을 줄인 말이다. 2017년 1월 13일 기준 정조합원 1422명이 가입돼 있다. 조합원들이 출자금을 내고 이를 이용해 사업을 진행한다. 이익은 다시 조합원에게 나눠지는 구조다. 조합원들은 반려동물 건강 관리를 위해 세미나를 열어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동물병원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

 

그렇다고 우리동생 동물병원의 진료비가 다른 동물병원보다 저렴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조합원들은 책정된 진료비에서 약간의 할인 혜택만 받을 뿐 다른 병원과 똑같이 지불한다. 다만 조합원들이 병원을 직접 운영하면서 진료비가 책정되는 과정을 이해하게 됐다. 모든 반려동물 보호자가 이 과정을 알고, 진료비가 공정하게 책정됐다는 것을 알게 되면 진료비에 대한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진료비 책정을 공정하게 하기 위해서는 동물에게 어떤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지 면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사람의 경우 청진기를 든다, 질문을 몇 가지 한다, 목구멍을 살핀다 등 의사가 하는 행위를 수십만 가지로 나눠 의료수가를 책정하고 있어요

사람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반려동물에게 많이 이뤄지는 진료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수가를 책정할 필요가 있는 거지요

_최영민 서울시수의사회장

 

 

대선 기간 여러 후보가 진료비 문제에 대해 지적을 한 만큼 빠르든 늦든 진료비 문제는 해결해야하는 문제다. 국가 주도로 선행 연구를 통해 동물병원 의료수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사회적 갈등을 최소로 하며 진료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GIB 제공
GIB 제공

 

진료비 수가가 정해진다고 해서 비쌌던 진료비가 저렴해지는 것은 아니다. 사보험 영역에서 동물 의료보험 제품이 나오고 있지만 적용되는 분야가 매우 한정적이다. 대선 기간 당시 정의당 후보였던 심상정 의원이 참여형 동물의료보험 공약을 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에게까지 의료보험에 가입하라고 하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울 때 들어가는 비용은 사료나 예방접종 정도로 국가에 내야 하는 세금은 없다. 동물등록제가 시행 중이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다. 하물며 동물의료보험은 더욱 갈 길이 멀다. 보험의 특성상 최대한 많은 가입자가 있어야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는데, 얼마나 많은 보호자가 보험에 가입할지 알 수도 없다.

 

 

동물의료보험 제도를 시행하려면 반려동물 수를 명확하게 파악해야합니다

자동차 보험처럼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등록을 하고, 보험에 가입하게 해야 할 겁니다

_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전무

 

 

의료보험의 혜택은 이미 전국민이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국민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는 세계 몇 안되는 나라다. 이 제도는 우리나라 정부가 주민등록을 통해 국민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자동차 역시 구입과 동시에 등록과 보험가입을 해야만 운행이 가능하다. 의료보험과 차이점은 자동차는 자동차를 가입한 사람만이 가입한다는 점이다. 동물의료보험도 시행하게 된다면 자동차 보험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야 한다.

 

 

중국은 반려견을 들일 때 애완견 등록비, 일명 ‘동물세’를 내야해요

처음 등록할 때 1000위안(약 16만 5000원)을 내고 매년 500위안을 부과해야하지요(도시 기준)

이 비용을 이용해 반려견과 관련된 사회적 소모비용(유기견 문제 등)을 해결하고 있어요

등록한 개에게는 광견병 예방접종도 무료고요

_조광민 서울수의사회 공보특보

 

 

사회 트렌드가 변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처음 동물등록제를 시행한 취지도 동물 유기를 막고 나아가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의 취지를 높이고자 하는데 있었다. 이번 대선은 모든 후보가 처음으로 반려동물 정책 공약을 내세웠던 선거다. 새 정부가 초심을 잃지 않길 바란다.

 

☞(함께 읽기) [반려동물 정책제안 ①] 동물에 대한 국가 철학이 필요하다
☞(함께 읽기) [반려동물 정책제안 ②] 동물 복지와 방역을 담당할 중앙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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