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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獸)페셜리스트] “동물도 사람처럼 미리 암을 조기에 발견해야 치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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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獸)페셜리스트] “동물도 사람처럼 미리 암을 조기에 발견해야 치료가 됩니다”

2017.06.11 14:06

[한재웅 한국동물암센터장 인터뷰]

 

 

우울증을 가진 어머님이 의지하던 8살짜리 개가 다리를 절어 병원에 왔어요.

혈뇨를 보기도 했었고요.

검사를 했더니 견갑골(어깨뼈)과 대퇴골(허벅지뼈)에 종양이 생겨 다리를 절었던 거예요. 방

광에까지 전이가 돼서 혈뇨를 본 거고요.

결국 안락사를 하게 됐어요.

초기에 알았으면 어떻게든 치료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사람에게 암은 현대인의 병이라고 부른다. 암이 생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수명이 늘어나 세포가 노화하며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명이 늘어난 것은 비단 인간만이 아니다. 인간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 반려동물도 의학의 발달로 함께 수명이 늘어났다. 자연스레 반려동물도 암이 늘어나고 있다.

 

GIB 제공
GIB 제공

 

 

 

Q1. 맙소사, 개도 암에 걸리나요?
A. 네, 걸립니다. 종양이라고 부르는 것이 좀더 맞는데요, 종양을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부위나 기원에 다라 분류하지요. 악성이냐, 양성이냐로 구분하기도 하는데요, 보통 악성 종양을 ‘암’이라고 부릅니다.

 

 

한재웅 한국동물암센터장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동물 암전문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수의사다. 한국동물암센터는 지난해 여름 문을 연 뒤 현재 동물암 만을 치료하는 수의사 11명이 일하고 있다.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수술적인 방법으로 암 부위를 제거하거나, 항암제를 먹어 치료한다. 방사선을 이용해 암세포를 죽일 수도 있다. 사람은 이 세 가지 방법을 모두 이용해 암을 치료하고 있다. 동물은 다르다. 방사선 치료를 거의 진행하지 않는다. 방사선 치료에 필요한 설비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방사선 치료 기기값만 20억 원이 넘게 들어갑니다. 방사선을 차폐할 시설도 7억 원 정도 필요하고요. 어지간한 동물 병원에서는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지요. 수의학과가 있는 대학에서 기기를 들이기 위해서 시도 중인데 쉽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암 치료만을 위해 동물병원이 투자해야 하는 설비 비용이 최소 27억 원. 동물병원에 방문하는 대신 약국에서 싼 값에 약을 사 직접 예방 주사를 놓겠다는 우리나라에서 수의사가 설비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한 센터장도 한국동물암센터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것은 어렵다고 털어놨다.

 

“대신 방사선 치료가 필요한 동물은 연구 업체와 업무 협약(MOU)를 맺어 치료하고 있습니다. 특히 뇌에 암이 생긴 경우 효과가 큽니다. 뇌암은 수술이 어렵고 암세포가 항암제에도 반응을 잘 안하거든요.”

 

한재웅 한국동물암센터장 제공
한재웅 한국동물암센터장

 

 

Q2. 동물 암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나요?
A. 암컷에게 많이 생기는 유방암은 1살 이전에 중성화 수술을 할 경우 충분히 예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암은 사람이 암을 예방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어렵습니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지요.

 

 

동물 암 치료가 시작된 것은 약 20년 정도 됐다. 한 센터장은 그동안 암 발병율이 상당히 늘어났다고 말한다. 반려동물 수명이 증가하면서 암 발생율이 늘어났고, 기술이 발달하며 진단율 또한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종양은 생각보다 많이 생깁니다. 운이 좋으면 양성 종양이라 더 커지지 않거나 수술적인 방법으로 떼내면 될 수도 있어요. 반면에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혹인데 이미 몸 안에서 여기저기에 전이돼 손 쓸 수 없는 경우도 있어요.”

 

개의 수명은 10~20년 사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수록 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노령견을 키우는 가정에서는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곤 한다. 혈액, 복부초음파, 가슴 엑스레이 정도면 완벽하지는 않아도 큰 암은 발견할 수 있다. 사람이 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듯 개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반려견과 오래 함께 하고 싶다면 그만큼 관리를 해줘야하는 셈이다. 농담이 섞인 듯, 진지한 말투로 한 센터장은 이렇게 당부했다.

 

“노령견이 조금이라도 행동이 이상하면 빨리 병원에 와서 확인하는 것이 좋아요. 보통 ‘아, 너도 이제 늙었구나’라며 슬퍼하기만 하다가 정작 치료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거든요. 그렇게 되면 보호자 입장에서는 힘들어하는 모습이 마지막일 수 있어요. 수의사로서 손쓸 수 없는 ‘아이’를 만났을 때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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