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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순간이동 성공? 사람도 순간이동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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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6월 21일 18:00 프린트하기

‘아! 자기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구아테마라 거리에 돈 훌리오라는 죽이는 스테이크집이 있데! 5분 뒤 순간이동으로 거기서 만나서 저녁 먹자.’

 

남극과 북극을 제외하고 한국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 아르헨티나. 소고기와 탱고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오늘 밤 그곳에서 연한 진홍빛 스테이크를 썰고 탱고를 추다 집에 돌아와 자고 다음날 출근하는 생활을 꿈꿔 본다.

 

우주선처럼 초속 2만㎞의 속도로 움직이는 가성비 좋은 개인 비행기가 상용화된다면 못할 것도 없다. 하지만 비행기를 이ㆍ착륙 시키거나 놓아 둘 공간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영화 ‘점퍼’나 ‘스타트렉’, 웹툰 ‘덴마’에서처럼 생각하는 즉시 원하는 장소로 몸만 옮겨가는 순간이동 기술은 실현될 수 없을까.

 

영화 점퍼에서 순간이동하는 장면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영화 점퍼에서 순간이동하는 장면 - 20세기 폭스 제공 

중국은 2016년 8월 세계 최초로 양자위성 ‘묵자호’를 쏘아 올린데 이어, 16일 1203㎞ 떨어진 곳으로 양자정보를 순식간에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관련기사) 中 양자통신 위성으로 1200㎞ 양자 순간이동 성공

 

광자의 양자 얽힘 상태를 이용해 양자 정보를 한 곳에서 사라지게 하고 동시에 다른 곳에서 나타나게 하는 양자 순간이동 기술로 양자 정보를 원격 전송한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지구 반대편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사람이나 물건을 특정 위치로 순간이동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도 커진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순간이동 기술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양자 원격 전송에 걸리는 시간, 0초

 

순간에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과 사라지는 동시에 발생하는 ‘0초’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양자 원격 전송에서 말하는 순간은 후자다.

 

먼저 ‘아주 짧은 시간 동안’이란 것은 결국 눈 깜짝하는 사이에 먼 거리를 갈 수 있는 속도에 좌우된다. 그런데 여기에는 이미 100여 년 전부터 알려진 물리적 한계점이 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에 따라 빛의 속도를 넘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재완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는 “물체를 빛의 속도로 움직이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설사 빛의 속도에 도달했다 해도 100미터 떨어진 곳으로의 이동은 순간이동이라 할 수 있지만, 100광년 떨어진 곳은 100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속도를 높인 순간이동은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김 교수는 “양자 원격 전송은 거리에 관계없이 정보를 순간이동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양자 원격 전송은 직접 거리를 이동하는 게 아니라 측정되지 않은 상태의 양자 정보를 보내고자하는 위치에 똑같이 재현한다. 그래서 문자 그대로 0초, 사라지는 동시에 나타나는 순간이동이 가능하다.

 

● 양자 원격 전송의 비밀...마법같은 연결 ‘양자얽힘’

 

현대 물리학을 새로 쓴 양자물리학의 가장 대표적 특징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하나의 양자 안에 둘 이상의 상태가 공존하는 양자중첩 현상, 둘째는 양자의 속도와 위치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불확정성 원리’다. 셋째로는 둘 이상의 양자가 서로 상태를 완벽하게 공유하는 ‘양자 얽힘’이 있다.

 

양자 원격 전송에는 이 세 가지 특성이 모두 필요하다. 우선 양자중첩 현상을 이용해 양자정보를 만든다. 양자정보는 양자비트, 또는 큐비트라고도 한다. 이렇게 만든 양자비트는 속도와 위치 정보가 끝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측정해도 의미가 없다. 따라서 측정하지 않은 상태의 완벽히 똑같은 상태를 순식간에 보내야한다. 이때 양자얽힘 현상이 발동한다.

 

양자원격전송시 얽힘현상의 예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양자원격전송시 얽힘현상의 예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예를 들어보자. A 위치에 있는 양자비트 a와 B 위치에 있는 양자비트 b가 있다. A와 B는 양자얽힘 때문에 상태가 같다. A 위치에서 B 위치로 옮기려는 새로운 양자비트 x를 a와 양자얽힘이 되게 만들면, 연쇄적으로 양자얽힘 상태가 발생해 B 위치에 있던 원래의 양자비트 b대신 양자정보 x와 상태가 같은 양자비트 x'를 생성할 수 있다.

 

양자적인 순간이동이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우리가 상상하해 오던 영화 속 순간이동과는 차이가 있다. 김 교수는 “양자정보를 순간이동시켜 보냈지만 그것은 측정되기 전의 정보”라며 “송신한 정보와 비교해 맞는지 확인하려면 다시 시간이 들기 때문에 이조차도 상상 속의 순간이동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사람의 순간이동은 불가능”

 

양자정보를 순간이동할 수 있다면, 양자로 구성된 사람도 순간이동할 수 있을까? 사람이나 사물을 순간이동하려면 모든 질량을 양자정보로 바꾼 뒤, 그것을 원하는 위치에 복원시켜야 한다.

 

김 교수는 “사람의 모든 구성 요소를 양자화하면 1조의 수경 배에 이르는 양자비트가 발생하고, 이를 지금의 컴퓨터로 처리해 보내려면 수억 년이 걸릴 것”이라며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아주 간단한 분자 정도의 정보는 원격으로 보낼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승환 SK텔레콤 융합기술원 양자테크연구실 랩장도 “양자비트를 제어해 슈퍼컴퓨터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양자컴퓨터가 나온다 해도 사람을 순간이동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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