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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사장님과 말단사원, 누가 더 스트레스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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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6월 24일 20:00 프린트하기

 


“CEO에게 동정을(Sympathy for the CEO).”

사이언스에 실렸던 개코원숭이에 관한 논문의 제목입니다. 무리 생활을 하는 개코원숭이는 서열이 낮은 수컷일수록 스트레스호르몬의 수치는 올라가고 남성호르몬의 수치는 내려가는 패턴을 보입니다. 하지만 우두머리 수컷의 스트레스호르몬 수치는 낮은 서열의 수컷들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우두머리 수컷은 다른 수컷들을 견제하고 암컷들을 감시하느라 늘 신경이 곤두서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말 우두머리와 아래 서열 수컷의 스트레스를 같게 봐도 될까요? 우두머리와 달리 서열이 낮은 수컷의 스트레스호르몬은 심리적인 위축에서 비롯됩니다. 차이는 남성호르몬 수치에 나타납니다. 보통 스트레스호르몬은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데 우두머리 수컷은 남성호르몬 수치가 최고 수준이었죠.


치환공격: 자기보다 서열이 높은 수컷에게 공격당한 수컷이 서열이 낮은 수컷에게 화풀이 하는 일

개코원숭이는 사람과 비슷하게 치환공격을 하기도 하는데요. 화풀이를 당했지만 분풀이할 데가 없는 서열이 낮은 수컷이 스트레스가 가장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서열에 따른 스트레스는 건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영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화이트홀 연구’는 직급, 연봉, 주거환경, 학력 등 사회경제적 지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프로젝트입니다. 유명한 연구로 유전이나 식습관보다 직위의 높낮음이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에 결정적인 변수라는 발표가 있었죠. 최하위직 공무원은 최상위직 공무원보다 사망 확률이 3배나 높았습니다.


“복지 시스템이 갖춰진 선진국에서도 이런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스트레스가 주요인임을 나타냅니다. 사회경제적 세상 속에서 가난하다고 ‘느끼는’ 것(상대적 빈곤감)은 열악한 건강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됩니다.” - 미국 스탠퍼드대 로버트 새폴스키 교수


책 ‘나는 몇 살까지 살까?’에는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CEO들이 하위직 사람보다 더 오래 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은 가장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보다 평균 5년을 더 살았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과 예측가능성이 없다는 느낌은 상당한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입니다.” - 새폴스키 교수
하위직일수록 위에서 주어진 일을 해야하고 출퇴근은 물론 화장실에 가는 것까지 윗사람의 눈치를 보다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기 마련이죠.


한 연구에서는 양로원의 노인들에게 직접 식단의 메뉴를 정하고 식물도 선택해 돌보게 했습니다. 이들은 서비스만 받는 노인들보다 더 건강할 뿐 아니라 사망률도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대학생들이 매주 한 번 찾아가 노인들의 말동무를 해주는 실험도 있었습니다.

첫 번째 집단: 학생들이 예기치 않은 시간에 찾아온다.

두 번째 집단: 노인들이 학생들의 방문 시간을 정한다.(통제력)

세 번째 집단: 학생들의 방문 시간을 사전에 통보받는다.(예측 가능성)

세 집단 중 특히 두, 세 번째 집단에서 건강 개선 효과가 뚜렷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의사결정권(통제력)과 예측가능성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줍니다.


이는 비정규직 문제에도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인 사람들은 불안정한 고용상태에서(예측 불가능성) 주어진 일을(통제력 상실) 적은 돈을 받으며(상대적인 빈곤감) 일하기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 개코원숭이로 돌아가면, 새폴스키 교수팀은 결핵 때문에 암컷이 수컷보다 2배 이상 많게 된 개코원숭이 무리에서 수컷들의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높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관찰 결과 암컷이 우세한 사회에서는 싸움보다 서로의 털을 골라주는 돌봄의 행동이 많아졌고, 이런 문화가 새끼들을 온순한 성격으로 자라게 했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는 조직에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큰 시사점을 줍니다. 제도와 문화를 개선해 사람들이 좀 더 여유를 갖고 서로를 돌볼 수 있게 해야한다는 것이죠.


“개코원숭이의 공격적 행동이 생물학적 기반보다는 문화적 기반을 가진다면 (역시 공격적인 동물인) 우리 인간에게도 희망은 있습니다.” - 새폴스키 교수

 


- 참고: 과학동아 2011년 09월호 ‘사장님과 말단사원, 누가 더 스트레스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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