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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지식IN_Goobye 고리 ①] 고리원전의 임종 순간은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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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6월 25일 15:00 프린트하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발전소 전경. -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발전소 전경. -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원전)인 고리 1호기가 40년의 긴 역사를 품은 채 지난 18일 영구정지를 선포했습니다. 영구 정지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전 해체 산업을 키우겠다고 밝혔습니다. 고리 원전은 앞으로 어떤 과정을 겪게 될까요? 

 

Q1. 고리 원전의 ‘임종’은 어땠나요?

 

원자력발전소는 핵분열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열에너지로 물을 끓이고,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원자로 내부의 온도는 무려 300도에 이릅니다. 17일 오후 6시, 운전원은 고리 1호기의 수동 정지를 통해 300도이던 온도를 90도까지 천천히 낮추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원자로 온도 93도는 핵분열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저온 정지 상태’를 의미합니다. 1977년 6월 19일 최초 임계(핵반응)을 시작한 지 정확히 40년 만에 생을 마감한 것이죠.

 

Q2. 앞으로 고리 원전은 어떤 과정을 거쳐 해체되나요?

 

전 세계적으로 수명이 끝나 가동을 멈춘 원전은 모두 149기. 이중 해체가 끝난 원전은 19기에 불과합니다. 아직 ‘해체의 완벽한 정답지’는 없다는 얘기죠. 우리나라는 소형 연구용 원자로인 ‘트리가 마크(TRIGA MARK)’ 2,3호기를 해체한 경험은 있지만, 고리 1호기만큼 거대한 발전용 원전을 해체한 경험은 아직 없습니다.

 

향후 5년간은 방사성폐기물을 포함한 원자로를 계속 냉각시켜 가며 한국만의 해체 계획을 수립하는 준비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뜨거운 사용 후 핵연료는 원전 안에 큰 풀장을 만들어 집어넣고 열을 식히게 되죠. 본격적인 해체 작업은 2022년이 되서야 진행될 전망입니다. 이후 원전 설비 표면에 묻은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제염단계, 구조물 해체 및 철거, 폐기물 처리, 부지 복원 순의 과정이 진행될 계획이죠. 고리 1호기 부지는 농경지로 활용해도 안전한 수준의 ‘그린 필드’보다는 한 단계 아래인 ‘브라운 필드’ 수준으로 복원될 예정입니다.

 

Q3. 19기의 해외 원전은 어떻게 해체됐었나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06년 발표한 ‘원전 폐로에 대한 기술 보고서’에서 폐로 방식으로 △즉시 해체 △안전 저장 △차폐 격리 등 3가지 방식을 제시했습니다. 즉시 해체는 원전 가동을 중지한 뒤 바로 폐로 작업에 나서는 것이고, 안전 저장은 정지 후 일정 기간 동안 방사선 선량이 낮아지기를 기다려 해체에 나서는 것을 뜻합니다. 차폐 격리는 원자로 본체 주변을 방사선을 차단하는 구조물로 둘러싸 영구 보존하는 방식이죠.

 

방사성 코발트의 경우 방사선 배출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5~6년으로 비교적 짧은 편입니다. 이 상태로 50년 정도 유지하면 사람이 들어가 철거할 수 있을 만큼 방사능 수치가 떨어집니다. 1992년 폐쇄된 미국 트로얀 원전이 이 방식을 채택했죠. 차폐 격리 방식을 활용한 사례로는 최악의 원전 재해 중 하나로 꼽히는 체르노빌 4호기가 있지만 사실상 고리 1호기에 쓰일 가능성은 없습니다.

 

기다리는 것이 좋다는 것이 기본적 입장이지만 쉽지 않은가 봅니다. 프랑스는 원전 가동 중지 40~50년 뒤에 폐로에 나서는 안전 저장 방식을 채택했다가 2000년 방침을 바꿔 즉시 해체를 결정했습니다. 영국은 135년 간 원전을 기다려주기로 했지만, 그 기간을 대폭 줄여 80년으로 단축했죠.

Q4. 고리 원전엔 어떤 방식이 적용될까요?

 

아직 논의를 더 거쳐야 하지만, 새 정부의 에너지 기조에 따라 고리 원전은 ‘즉시 해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가 문제로 남습니다. 110만㎾(킬로와트)급 원전 1기를 철거하면 폐기물이 50~55만t이 나오는데, 이 중 6000t이 방사성폐기물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어떤 방식으로, 어느 지역에 묻을지 논의가 이뤄지지도 않은 상태입니다.

 

이 모든 처리 방식에 필수적인 과정은 ‘제염’입니다. 원자로는 녹이 슬지 않는 강철로 제작하지만, 오랜 시간 가동하는 과정에서 냉각수 파이프라인 안쪽에 방사성 코발트, 핵반응에서 생기는 중성자 등 오염물질이 끼어 들어가죠. 제염제를 넣어 오염된 부분만 정확히 분리해 방사능 때를 벗겨내는 작업이 제염 과정입니다.

 

40년의 기억이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다는 점에서 여러 반응이 갈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지금까지 발전해 온 제염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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