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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해외 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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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해외 앱들

2017.07.27 15:00

당신의 스마트폰이 의사가 된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장치와 센서를 활용하면 따로 측정기를 달지 않아도 간편하게 질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 스마트폰만으로도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과 숨은 과학적 원리를 소개한다.

 

GIB, 과학동아 제공
GIB, 과학동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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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찰칵! 찍어 유전 질환 찾는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미소를 지으면 자동으로 사진이 찍히는 등 얼굴의 모양과 형태를 빠르게 찾아낸다. 이 기술을 이용해 지난 2011년 유전 질환 진단 앱, ‘페이스투진’이 출시됐다. 다운 증후군이나 터너 증후군과 같은 유전 질환이 있을 경우 얼굴에 공통적인 특징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페이스투진은 얼굴 사진에서 얼굴과 눈, 코, 입의 모양, 높낮이와 같은 특성(표현형)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있는 1만 가지의 표현형과 비교 분석한다. 이를 통해 2000가지의 유전 질환 중 가능성이 있는 유전 질환을 알려준다. 앱을 개발한 미국 기업 에프디엔에이(FDNA)는 의료인들이 유전 질환을 진단하기 쉽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앱으로 출시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I) 역시 인간 유전 질환 환자들의 얼굴형 지도를 만들고, 유전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의학유전학(Genetics in Medicine)’ 2016년 3월 3일자에 발표했다. 이 알고리즘은 다운 증후군 환자는 129건 중 94%를, 디죠지 증후군 환자의 경우 156건 중 95%를 정확하게 진단했다(doi:10.1038/gim.2016.3).

 

페이스투진 앱은 얼굴과 눈, 코, 입의 모양, 높낮이와 같은 특성을 이용해 유전병을 진단한다. - FDNA 제공
페이스투진 앱은 얼굴과 눈, 코, 입의 모양, 높낮이와 같은 특성을 이용해 유전병을 진단한다. - FDNA 제공

 

사진 속 색과 형태가 알려주는 질병


2013년 네덜란드의 피부과 의사가 개발한 ‘스킨비전’은 프랙탈 이미지 분석을 이용해 악성 흑색종을 진단한다. 프랙탈 이미지 분석은 프랙탈처럼 비슷한 형태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구조가 이미지에서 어느 정도 비율을 차지하는지 분석하는 방법이다.


악성 흑색종은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세포에 생긴 종양으로, 멜라닌 세포가 존재하는 부위에서는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으며 점처럼 보인다. 일반적인 점의 경우 부드럽고 일관된 모양이지만, 악성 흑색종의 경우 들쭉날쭉하고 불규칙한 윤곽에 색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앱은 이런 특징을 이용해 점의 색과 모양을 분석한 뒤 흑색종 가능성을 알려준다. 지난 2015년 4월 ‘유럽피부과학회지’에는 스킨비전이 81%의 정확도로 악성 흑생종을 찾아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실리기도 했다(doi:10.1111/jdv.12648).

 

SkinVision 제공
SkinVision 제공

미국 워싱턴대 유비콤프랩(Ubicomp Lab)은 신생아의 황달을 진단하는 ‘빌리캠’과 빈혈을 진단하는 ‘헤마앱’을 개발했다. 빌리캠은 2014년 9월, 헤마앱은 2016년 9월에 열린 국제유비쿼터스컴퓨팅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황달은 철분을 포함하고 있는 혈색소(헤모글로빈) 등의 단백질이 체내에서 분해될 때 만들어지는 담즙색소인 빌리루빈이 과다해서, 눈의 흰자위나 피부 등이 노랗게 변하는 것을 말한다. 빌리루빈은 독성 물질이기 때문에 신생아의 황달을 방치할 경우 청력장애나 뇌성마비를 일으키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빌리캠은 다양한 색의 색상 차트를 인쇄해 아기의 배 위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으면 색상 차트와 아기의 피부색 차이를 통해 예상되는 빌리루빈 수치를 알려준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의사의 진단이나 혈액 검사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병원에 가기 힘든 지역의 사람들에게 유용한 진단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doi:10.1145/2632048.2632076). 빌리캠은 현재 1000명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색상표와 아기의 피부색을 비교해 빌리루빈 수치를 예측하는 빌리캠. - University of Washington 제공
색상표와 아기의 피부색을 비교해 빌리루빈 수치를 예측하는 빌리캠. - University of Washington 제공

헤마앱은 스마트폰 카메라 플래시를 켜고, 카메라 렌즈에 손가락을 대고 사진을 찍으면 이미지의 색을 바탕으로 예상되는 헤모글로빈 수치를 알려준다. 사용하는 조명에 따라 정확도가 조금씩 다르지만 휴대전화의 조명만을 사용한 경우 79% 정확도로 빈혈을 진단했다(doi:10.1145/2971648.2971653). 논문의 공동 저자인 워싱턴대 의대 테리 게른샤이머 교수는 “불편하고 감염 위험이 있는 주사 바늘 없이 헤모글로빈을 측정할 수 있다”며 “데이터 수집을 통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빈혈을 진단하는 헤마앱. - University of Washington 제공
빈혈을 진단하는 헤마앱. - University of Washington 제공

 

시선 추적으로 자폐 찾아


지난해 10월 열린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무선의료 학술회의에서는 눈동자 움직임만으로 자폐증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앱이 발표됐다. 자폐증은 사회성 결여, 반복적인 행동 등으로 대표되는 발달장애다. 아직 학부생인 미국 뉴욕주립대 컴퓨터공학과 조근우 씨(아래)가 개발했다. 자폐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사진을 볼 때 일반 사람과는 달리 시선이 분산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조 씨는 이를 이용해 자폐를 진단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2~10세의 어린이 32명(16명이 자폐증)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자폐증을 93.96%의 정확도로 가려냈다(doi:10.1109/WH.2016.7764551).


조 씨는 e메일 인터뷰에서 “알고리즘을 실제로 진단에 사용하기 위해 다른 발달장애의 개입이나 자폐 정도에 따른 차이 등 다른 변수들을 분석할 계획”이라며 “자폐증은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한데, 앱이 자폐아들의 증세 완화에 도움에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주립대 버펄로캠퍼스 컴퓨터공학과 학부생 조근우 씨는 시선 추적으로 자폐를 진단하는 앱을 개발했다. - SUNY Buffalo 제공
미국 뉴욕주립대 버펄로캠퍼스 컴퓨터공학과 학부생 조근우 씨는 시선 추적으로 자폐를 진단하는 앱을 개발했다. - SUNY Buffalo 제공

 

마이크
소리로 호흡기 질환부터 조울증까지


2013년 호주 퀸즐랜드대 우단타 아베이레트 교수가 개발한 ‘레스앱’은 기침소리를 분석해 폐렴이나 천식, 세기관지염 및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진단한다. 레스앱을 이용해 환자 91명의 기침 소리를 분석한 결과, 94%의 민감도로 다른 질병으로 인한 기침과 폐렴을 구분할 수 있었다(doi:10.1007/s10439-013-0836-0).


2012년 미국 워싱턴대 유비콤프랩이 개발한 ‘스피로 스마트’는 폐활량을 측정하는 앱이다. 병원에 있는 폐활량측정기는 환자가 얼마나 많은 양의 공기를 얼마나 빠르게 내쉴 수 있는가를 검사한다. 스피로스마트는 환자가 숨을 내쉬는 소리 크기와 높낮이 등을 마이크로 인식해서 폐활량을 계산한다. 52명을 대상으로 앱으로 폐활량을 측정하고 의료용 폐활량 측정기의 측정 결과와 비교했다. 그러자 측정 결과가 94.9% 일치할 정도로 정확하게 폐활량을 측정할 수 있었다(doi:10.1145/2370216.2370261).


목소리로 조울증을 진단하는 앱도 있다. 조울증은 기분이 지나치게 좋거나 나쁜 상태가 나타나는 기분장애다. 2014년 미국 미시간대 의대 정신과의 멜빈 맥기니스 교수는 목소리의 크기와 말의 빠르기 같은 통화 중 음성 패턴을 분석해 조울증을 진단하는 ‘프라이어리’ 앱을 개발했다. 이 앱은 조울증 환자들이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돕고, 자살 위험도를 평가한다. 이 앱은 지난 2월부터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의 지원을 받아 실제 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기침 소리를 분석해 폐렴을 94% 민감도로 진단할 수 있는 레스앱. - ResApp 제공
기침 소리를 분석해 폐렴을 94% 민감도로 진단할 수 있는 레스앱. - ResApp 제공

 

스피커+마이크
스마트폰 음파탐지기로 수면 무호흡증 찾는다


음파탐지기는 초음파를 내보내고 반사되는 초음파를 감지해 물체의 형태나 거리를 측정한다. 놀랍게도 스마트폰의 스피커와 마이크로 음파탐지기 역할을 대신 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음파탐지기로 수면 중 무호흡증까지 감지할 수 있다. 미국 워싱턴대 컴퓨터공학과 라자락쉬미 난다쿠마 연구원팀이 개발한 ‘애프니어앱’은 마이크와 스피커를 음파탐지기로 사용해 수면 중 가슴 움직임을 측정해 무호흡을 검사한다.


현재 수면 중 무호흡 검사를 받으려면 하루 동안 입원해야 하고 비용도 수십만 원이 든다. 하지만 애프니어앱은 집에서 간편하게 수면 중 무호흡을 검사할 수 있다. 애프니어앱으로 수면장애가 있는 37명의 환자를 테스트한 결과, 수면 중 무호흡을 95~99%의 정확도로 찾아냈다. 이 연구는 2015년 미국 수면학회연합회에서 발표됐으며, 현재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하고 있다(doi:10.1145/2742647.2742674).

 

스피커와 마이크를 음파탐지기처럼 이용해 자는 동안 가슴 움직임을 측정해 수면 중 무호흡을 찾아내는 애프니어앱. - University of Washington 제공
스피커와 마이크를 음파탐지기처럼 이용해 자는 동안 가슴 움직임을 측정해 수면 중 무호흡을 찾아내는 애프니어앱. - University of Washington 제공

 

가속도센서+자이로센서
두근두근, 심장의 움직임을 감지하다


핀란드 투르쿠대 기술연구센터 테로 코이비스토 연구원이 개발한 앱은 스마트폰의 가속도센서와 자이로센서를 이용해 심방 세동을 감지한다. 심방 세동은 심방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고 심방의 여러 부위가 무질서하게 뛰는 현상으로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 앱을 이용해 심방 세동 환자 16명과 건강한 사람 20명을 테스트한 결과, 95%의 민감도로 심방 세동을 감지할 수 있었다.


앱을 개발한 코이비스토 박사는 “심방 세동은 전세계 인구의 2%가 걸리는 위험한 질병으로, 연간 최대 700만 건의 뇌졸중을 유발한다”며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심방 세동을 감지할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의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2016년 8월에 열린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표됐다.

 

가슴에 올려 놓으면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 센서로 심방 움직임을 감지하는 앱. - University of Turku 제공
가슴에 올려 놓으면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 센서로 심방 움직임을 감지하는 앱. - University of Turku 제공

 

스마트폰, 의사가 될 수 있을까


스마트폰을 통해 인공지능이 증상에 따라 의료 상담을 하는 앱이 나왔다. 지난해 출시된 ‘바빌론 헬스’와 ‘에이다’는 채팅을 통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입력하면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조언해 준다.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면 의사와의 화상 진료를 통해 진찰하고, 처방전을 우편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스마트폰 속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국내의 경우 의료법상 의사 환자 간의 직접 화상 진료는 불법이다. 의료인의 중재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지난 3월 6일, 영국 동부 서퍽 주에서는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이 운영하는 비응급 의료 상담 전화 ‘111 온라인’에서 바빌론 헬스 기술을 기반으로 온라인 의료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애플은 의사들이 스마트폰의 각종 센서를 이용해 환자의 의료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구할 수 있는 리서치키트(ResearchKit)를 내놨다. 이 앱을 이용해 대학과 연구 기관들이 파킨슨병과 발달장애, 간질에 의한 발작 예측 등을 연구하고 있다.


1997년부터 2017년 2월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모바일 의료 관련 앱은 219개에 이른다. 미국의 모바일 건강 앱 컨설팅 회사인 리서치투가이던스(research2guidance)는 모바일 건강 앱 개발자 경제 2016 보고서를 통해 2018년에는 34억 명 이상이 스마트폰 및 태블릿을 이용하고, 이 중 50%가 건강 관련 앱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용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스마트폰 의료 진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책임 부분”이라며 “잘못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료 산업의 특성상 아무리 장점이 많다고 해도 단 하나의 단점이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편의보다는 안전이 중요하다”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의료 진단은 참고 정도만 해야 한다”고 신중한 사용을 당부했다.

 

인공지능이 증상에 따라 의료적인 조언을 하고, 의사와 화상 진료도 할 수 있는 앱이 출시됐다. - Babylon-Health 제공
인공지능이 증상에 따라 의료적인 조언을 하고, 의사와 화상 진료도 할 수 있는 앱이 출시됐다. - Babylon-Health 제공

 

스마트폰으로 식물 질병도 진단한다!


사람의 질병뿐만 아니라 식물의 질병을 진단하는 앱도 있다. 스위스 연방기술연구소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공동연구팀이 딥러닝을 이용해 식물 잎의 사진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앱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질병에 걸린 식물 잎의 이미지를 5만3000개 이상 입력하고 딥러닝을 통해 질병마다 독특한 패턴을 자동으로 인식하게 했다. 26가지의 식물 질병 중 각각 다른 질병에 걸린 14가지 작물 사진 1000장으로 앱을 테스트한 결과, 993개 이미지의 질병을 99.35%의 정확도로 판별해 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작물 질병으로 수확량의 50% 이상이 손실되고 있다”며 “작물의 질병을 빨리 진단하고 대처한다면 식량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80% 이상이 소규모 농업을 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식물과학의 프론티어’ 2016년 9월 22일자 온라인판에 공개됐다(doi:10.3389/fpls.2016.01419).

 


더 읽을거리


in 과학동아 31년 기사 디라이브러리(정기독자 무료)
‘적정기술은 변신 중’(2017.2)

‘원로의사 vs 닥터왓슨 환자들의 선택은?’(20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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