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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피임, 이제 남성의 몸도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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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피임, 이제 남성의 몸도 연구한다

2017.06.30 09:27
응고된 정액과 정자. 정자의 에핀 단백질에 항체가 붙으면 응고된 정액을 다시 액체로 만들 수 없어 여성의 질 안으로 정액이 들어가지 못한다. 이 원리를 활용한 남성 경구 피임약이 개발되고 있다. 사진 - 마이클 올랜드 교수 논문 제공
응고된 정액과 정자. 정자의 에핀 단백질에 항체가 붙으면 응고된 정액을 다시 액체로 만들 수 없어 여성의 질 안으로 정액이 들어가지 못한다. 이 원리를 활용한 남성 경구 피임약이 개발되고 있다. 사진 - 마이클 올랜드 교수 논문 제공

난임 부부 중 문제가 있는 건 어느 쪽일까? 여성 40%, 남성 40%로 비슷하다. 양쪽 모두 문제인 경우는 10% 정도다. 그러나 불임 연구는 대체로 여성에게 집중됐다.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같은 보조생식술 발달과 함께, 남성은 정자만 제공하면 끝이라는 인식이 생겨서다. 이건수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운동성 없는 정자로도 수정이 가능해지면서 남성 생식에 대한 기초 연구가 줄었다”고 말했다.

 

● 남성 불임 연구 다시 활발

 

최근 남성 불임 연구가 다시 활기를 띤다. 대표적 남성 불임 원인으로 정자의 ‘DNA 분절’이 있다. 흡연, 음주로 정소가 화학물질에 노출되거나, 정소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정계정맥류에 걸려 정소 온도가 높아지면 정자의 DNA가 끊어질 수 있다. 정자 모양이나 운동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정액 검사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렵다. DNA가 끊어지면 배아 발달에 필수인 단백질을 제대로 못 만든다. 배아가 자궁내막에 착상을 못 하거나 착상하더라도 초기 유산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학계는 유전자 이상을 미리 확인하는 검사를 연구 중이다. 김동석 강남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6600배 고배율로 정자 모양을 검사하고 배아 이식 전 유전자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며 “건강한 정자일수록 히알루론산과 잘 결합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체외수정 시술을 위해 정자를 고를 때 이 물질을 이용하려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 충격’도 남성 불임의 원인이다. 정소에는 ‘혈액정소장벽’이 있어 정자의 항원이 혈액 속 면역세포와 만나지 않게 한다. 외부 충격으로 장벽이 깨지거나 면역계 이상이 생기면 정자를 공격하는 ‘항정자 항체’가 생긴다. 정자가 난자를 뚫고 들어가지 못해 불임이 된다. 한 번 생긴 항체는 없어지지 않으므로 평소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

 
● 남성용 피임약 개발도 한창

 

정자에 부작용이 없는 남성 피임약 연구도 활발하다. 세계 최초 남성 경구 피임약 후보는 인도네시아 아이를랑가대 생약 및 식물화학과 밤방 프라조고 교수가 개발한 ‘젠다루사’다. 쥐꼬리망초과에 속하는 식물 젠다루사를 활용했다. 이 약은 정자가 난자를 향해 움직이는 데 꼭 필요한 효소를 약화시킨다. 남성 350명 대상의 세 차례 임상시험에서 99.96% 피임 성공률을 보였다. 인도네시아 식품의약청 허가를 기다리고 있고, 1년간 안전성 검사가 끝나면 판매할 예정이다.

 

불임의 원인인 항정자 항체를 역이용한 피임약 연구도 있다. 정액을 굳히는 방식이다. 마이클 올랜드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수컷 보닛마카크 원숭이 9마리의 혈액에 정액 응고 및 액화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에핀을 주입했다. 7마리에서 에핀을 방해하는 항체가 대량 발생하며 정액이 굳어져 피임에 성공했다. 그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제약회사 에핀파르마를 창업했다. 과학동아 7월호에서 남성의 생식 관련 기획 기사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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